무도, 정형돈의 대세 꺾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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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돈의 대세는 과연 어디까지 갈까?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참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적어도 <무한도전>에게는 말이다. 멤버 한 명을 이끌고 재미를 만들어 가야 하는 제작진의 입장에서 한 번 띄우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매우 오래 걸린다. 설령 빠른 시간 안에 띄웠다고 해도, 그 수명이 오래 가리라고는 장담을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바로 그런 짧은 단명의 멤버를 뽑는다면 박명수가 대표적인 케이스일 것이며, 그 다음이 정준하 정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잠깐이라도 승부수를 걸어 띄워보기 위한 멤버였고, 그들은 어느 정도 일정 부분의 웃음을 책임져 줬으나 이제는 기복을 많이 타는 편이기에 안정적이지 못함을 느끼게 된다. 예외로 할 인물은 '길'을 뽑을 수 있으며 길은 스스로 헤쳐 나가는 방법을 아직은 못 익혔기에 예외로 둘 수밖에 없을 듯하다. 너무 오래가면 어느 순간 떨어져 나갈 멤버라 할지라도 우선은 기다려 보는 것이 지금의 시청자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현재 <무한도전>의 웃음 제조기를 뽑는다면 정형돈 25, 유재석 45, 정준하 10, 하하 10, 박명수 7, 길 3 정도로 나름 점수를 매겨 볼 수 있을 것 같다. 때때로 정준하가 치고 오르며 웃음을 주기도 하고, 하하가 치고 올라와 웃음을 주기도 하지만 대략 요즘 '무도'를 보면 이 정도 퍼센티지가 맞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로 명명된 이번 무도가요제는 지난 가요제와 조금은 다른 모습을 취하고 있다. 기존에 가요제가 '무도'와 무도를 사랑하는 팬들의 축제였다면, 이제 그 범위를 조금은 넓혀 가수들까지 즐기는 축제가 된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인다.

물론 정통 가수협회나 제작자 연합회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서 반감을 가지고 있지만, '무도가요제'가 끼치는 영향력과 의미는 남다르기에 무조건 응원을 할 수밖에 없어왔다. 지금까지 무도가요제에서 나온 수익을 이용해 좋은 일에 앞장서는 모습과 한참 쇠퇴기에 있던 가요계에 힘을 줬던 것은 무시 못 할 공이었기에 '무도가요제를 두고 안 좋은 말을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번 <무한도전>의 가요제인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는 약간 성격이 달라지며 기존의 분위기와는 달라진 면을 찾아볼 수 있다. 뭐라고 확실히 꼬집어 이야기를 할 수 없지만, 이야기 해 보자면 풍기는 느낌이 이번 가요제를 통해서 대한민국 대중들이 가요계를 향한 시선을 조금은 개선해 보려는 노력은 있지 않나 생각 들게 하는 면이 있다고 말을 해야 할 것 같다. 

사회적으로 가요 문화를 대하는 시선들이 비뚤어져 있는 현실과, 고급문화를 지향하면서 생긴 잘못된 시선들을 고쳐보고자 하는 면이 있지 않나 생각을 하게 된다. 더불어 올바른 가요계의 변화 유도까지 생각을 하지 않을까 한다.

그런 약간 무거운 분위기를 어떻게 하면 최대한 예능적으로 가볍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이 모여서인지 이번 '무도'는 곳곳에 재미 요소를 배치하는데, 그 배치 요소에 있어서 연기자인 멤버들의 역할이 중요함에.. '정형돈'은 매우 훌륭하게 상황들을 졸도할 만큼이나 재밌게 만들어 주고 있다.


정형돈은 예전 정준하 뒤에 가려진 멤버로 여겨졌던 인물이었다. 매번 덩치 큰 정준하 뒤에서 카메라에 잡히지도 않았다. 뭔가 이야기를 해 보려 해도 자신 생각만큼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정통코미디를 하던 정형돈이 KBS '개콘'을 그만두고 버라이어티 예능으로 발을 옮기면서 겪은 오차는 꽤나 큰 편이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며 지내던 정형돈은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표현대로, '무한도전밥 삼년에 풍월을 읊는다'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힘들게 보낸 시간만큼이나 많이 생각하고, 분위기를 익히며.. 순간 어떻게 말을 해야 웃기는지를 보고 연습했던 그였다. 정형돈을 결정적으로 발전시킨 것은 '무도'이나, 조금 더 발전시킨 것은 '케이블 채널'이라고 봐도 될 듯하다. 케이블계의 유재석이라 할 만큼 그는 많은 프로그램에서 조금씩 숨겨진 예능 천재의 모습을 깨우치고 있었다. 결정적으로 tvN의 '남녀탐구생활'을 통해서 그는 재능을 발견했다.

그렇다고 그런 정형돈의 개그감을 살려주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라고 '무도'는 정형돈에게 멍석을 깔아준다. 보통은 '멍석 깔아주면 못한다'는 말이 있으나, 정형돈은 그런 멍석 깔아준 기회를 제대로 이용하며 단 한 번에 웃음제조기로 올라선다.

정형돈의 '무도' 캐릭터는 '진상캐릭터'이다. 그가 진상을 부리면 정말 진상의 모습 그 자체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밉지가 않고, 공감이 가는 것이 그의 캐릭터 특징이다. 진상 캐릭터 연기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진상이 아닌 것은 누구나 안다. 다만 그 캐릭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들을 누구나 인정하기에 그를 불편한 시선으로 보지 않는다.

이번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 그는 수많은 웃음을 줬다. 가요제 짝으로 '정재형'이 굉장히 캐릭터가 어눌한 편인데도, 그 부분을 감싸 안고 가는 것은 그만큼 그가 성숙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다가왔다. 정재형이 정통 음악으로만 승부를 하고, 웃음기를 잃어가려 하면 정형돈은 특유의 진상 짓을 하며 분위기를 바꾼다.

구멍이 송송 난 티셔츠를 보면서 자신이 살고 있는 개화동으로 오라고 말을 건네 상대를 궁금하게 만든다. "왜~!" 이런 질문을 하게하며 답을 해 주는 것은 그를 약 올리는 말이다. "화요일날 개화동에 와~ 그날 헌옷 내 놓는 날이니까~" 라며 약을 올리며 분위기를 바꾸어 놓는다.

진득하니 깊은 음악을 추구하는 정재형의 곡을 바꿔보려 정형돈은 노력하는데, 정재형은 다시 설득하기 위해 "무대에서 카리스마를 보여줄 사람이 유재석이겠니"라며 설득 하자.. 재치있게 유재석은 건드리면 안 되는 존재로 표현을 한다. "아! 재석이 형이라고 하면 안 돼요. 유느님! 유느님이라고 해야 해요~ 하늘에는 하느님 세상에는 유느님"이라며 폭소하게 만든다. 그리고는 무거운 음악을 가벼운 음악으로 가져가게 하려 노력을 한다.

매회 그가 보여주는 웃음포인트에는 진상 짓이 포함되며, 상대까지 자신의 페이스로 오게 하여 진상이 되게 하는 묘한 재미를 주고 있다. 어느 순간 잠시 치고 올라온 재미가 아니라, 그가 계속해서 보여주는 자신만의 웃음 세계는 묘한 마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끊이지 않는 그의 활약이 <무한도전>을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그의 활동으로 인해 원탑이 가지는 피로도가 해소가 되었다. 정재형과 더불어 그의 애견인 '축복이'가 정형돈과 앙상블을 이루어 웃음을 준 부분은 큰 재미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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