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여수의 관광지, 금오도 비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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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여수세계박람회가 시작되기 전 매우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여수시 남면에 있는 ‘금오도’가 행안부(행정안전부)가 선정한 ‘찾아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이 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이미 감성돔 낚시터로 유명해 강태공들의 발길이 이어지던 곳이었고, 자전거 하이킹 코스로도 알려지며 주말에는 3,000여 명의 여행객들이 몰리는 유명한 곳이 된 섬이다.

단순히 여수세계박람회만 본다면 금오도를 찾기란 어렵다. 제 아무리 좋은 곳이라도, 생각을 하지 않으면 찾지 않는 것이 우리네라고.. 기본적으로 여행을 생각지 않으면 움직이지 못하는 곳이 이곳이리라. 적어도 엑스포를 찾는 이라면 조금은 마음의 여유를 갖고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는 재미도 누려보자. 그러기에 금오도는 최고의 조건을 가진 곳이 아닐까 한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숲이 울창한 이곳은 기암괴석이 널리 분포해 있는 섬이다. 함구미 마을 뒷산부터 시작된 ‘비렁길’은 해안선을 따라 조성이 되었으며 직포까지 8.5km의 명품 올레길이 펼쳐진다. 우리나라에서 21번째로 큰 섬으로 알려진 금오도는 그 모양이 자라를 닮아 ‘자라 오(鰲)’자를 써 금오도라 하였다고 한다.

여행자로서 이런 섬을 들어가 보지 않는다는 것은 절호의 기회를 놓치는 것이기에 오랜 기다림 후에 여수를 향했고, 그 발걸음은 가벼이 금오도를 향한다. 

돌산 '신기항'에서 배를 타고 금오도 '여천항'을 향해 간다. 배 삯은 비교적 적당한 수준이었다. 일반인을 기준으로 하여 신기항에서 여천항까지 닿는 값이 5천 원이니 그리 비싼 편은 아니었다. 시간표를 보니 배도 자주 드나드는 것 같아서 발걸음이 무겁지만은 않다.


신기항에서 배를 타고 돌아보니 날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오전이었다. 비교적 빨리 출발했지만, 비가 온다는 예보를 접하고는 마음이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언제 비가 내릴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날씨가 심상치 않은 것은 구름만 보더라도 알 수 있었다. '아! 예전 우도에 고립된 그 때'가 생각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고립되어 보는 것도 나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성격이라 낼름 배에 올라 좋은 기분을 유지한다. '비가 오려면 오라지~'


안개가 많이 낀 바다를 뚫고 오니 어느새 금오도 여천항에 다다른다. 출발할 때보다도 더 많은 안개가 금오도를 에워싸고 있었다.


금오도를 도착해 '비렁길' 안내도를 살펴본다. 그리고 잠시 둘러 볼 비렁길을 살펴보며 작은 계획을 세운다.


섬에 올라 제일 먼저 한 것은 역시나 화장실 보는 일이었다. 아직은 시설들이 들어서지 않아 한 군데 화장실을 이용했다. 점차 지원되는 것이 있을 테니 좋아지리라 생각을 하며 움직여 본다.


여천마을 비렁길 입구를 보니 옛 산마을의 입구처럼 보이기도 했다. 날씨는 도움을 주지 않고 비가 주룩주록 내리기 시작했다. 하늘은 어둡고, 안개는 자욱하여 벌써부터 걷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 날씨 좋은 때만 좋은 여행길이 아니기에 충분히 만족하며 걸음을 한다.


금오도는 사시사철 신록이 푸르른 섬이라고 한다. 실제 목격한 금오도의 풍경은 그 말이 거짓이 아님을 보여주는 명품 풍경을 자랑했다. 섬의 숲이 우거진 모습이 검게 보인다하여 한 때 ‘거무섬’이라고 했다고 하는데, 섬이 거의 모양대로 이름이 붙여진 것을 느끼게 된다.


초입을 지나 비렁길을 오르다 보니 같이 오르는 분이 이 나무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바로 '방풍나물'이라고 말이다. 말 그대로 풍을 예방하는 효능이 있다고 하여 방풍나물이라고 했다. 금오도의 자랑거리이기도 했다. 한참 걷는 동안 꽤나 많이 가꾸어지는 것을 보게 된다.


길을 따라 걸으니 머리를 숙이며 걸을 수 있는 작은 길이 나온다. 사람이 많이 지나는 길은 의례히 베어지는 나무들이 그대로 있어 반가웠다.


소로였지만 빼빼 마른 이들은 둘도 여유있게 걷는 길


비렁길을 올라 느낀 첫 느낌은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는 섬이라는 생각이었다. 새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곳의 푸르름은 훼손되지 않은 자연을 느끼게 했다. 그런 생각 뒤에 항상 드는 생각은 자연 그대로 남아 있게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뒤따른다.


숲이 울창하여 사슴들이 많이 살았고.. 고종 때 이 섬을 사슴목장으로 지정하여 출입을 금하는 봉산으로 삼았다. 1885년에 봉산이 해제가 되었다고 전해지며.. 봉산이 해제되자 당시 관의 도포수였던 박씨가 아들 삼형제를 데리고 입도하여 두포에 정착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금오도에는 '박씨 성'을 가진 이들이 많을까? 하는 생각도 가져보며 발걸음을 계속한다.


걷다가 잠시 쉬어가는 재미도 있다. 비가 오는 날이었지만, 맑은 날 더위를 식히는 나무 그늘이 다정해 보인다.


야생화도 볼 수 있는 섬. 노랑때까치와 수리부엉이가 사는 곳. 희귀조류가 무려 35종이나 서식하는 청정 섬.


오르고 오르다 보면 주위로 펼쳐지는 다도해의 모습은 꿈처럼 몽롱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날이 좋지 않은 날이고 비가 와서 최악의 상태라고 여겼지만, 그 생각은 오래가지 않았다. 일회용 우비를 잘라 씌운 카메라 레인코트는 비록 사진 끝을 버려놓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최상이지 않겠는가.


함께 걷게 되는 여행객들도 발걸음 사뿐사뿐함을 느낀다. 그만큼 때 묻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움에 취한 모습들이었다.


'비렁길'은 '벼랑길'을 뜻하는 이 지역의 사투리이다. 벼랑길을 따라 걷는 재미도 누릴 수 있다. 다른 지역과는 다른 매우 큰 매력이기도 하다. 마침 미역바위 있는 곳까지 가니 구름이 예술이었다.


전망대 뷰포인트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이들로 붐빈다. 벤치에 삼각대만 없었어도 좋았을 것을..


약간 구름을 강조해 본 사진이다. 이처럼 진한 구름은 아녔으나 거의 유사한 구름이 몰려들었다. 금방이라도 엄청난 비를 쏟아낼 것처럼..


그렇다고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는 법. 곧 죽.어도 사진 한 장 남기겠다고 열심히 셔터를 누르는 나를 발견한다. 바다 빛이 왜 이렇게도 좋은지 그만 반하고 만다.


벼랑을 내려 보며 찍는 사진은 기분을 한껏 부풀게 한다. 안전 가림지지대가 있으니 그곳은 넘지 않는 문화여행객들이 되길 바란다.


옆으로 시선을 돌리니 이곳이 미역널바위란 것을 알려준다. 먹구름이 몰려들어 빨리 내려가라 재촉을 한다.


산의 주인이 그만 보라고 하는데.. 얼른 내려가야지! 라며 생각하고 천천히 하산을 택한다.


벼랑길 잘 가꾸어진 층계를 타박타박 걸어 내려오며 미역바위 쪽을 잡아보지만 안개를 깨끗하게 잡히지 않는다.


아주 매력적인 섬 금오도라 더 많이 보여주고 싶지만 참아야 하리라.

금오도를 찾으면 안도와 연결이 되어 있기에 비록 약간의 어려움은 있지만, 유송로를 거쳐 금오로를 따라 안도까지 자전거 하이킹을 할 수 있다. 아무래도 금오도가 아직 개발이 되지 않은 탓에 편의시설이 모자란 부분은 있지만, 미리 약간만 준비한다고 하면 쉬운 여정이 될 것 같았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가 열릴 때 여행을 생각한다면 이곳 '금오도'는 잊지 않고 들려보길 강력히 추천해 본다. 엑스포를 개최하는 여수시에서도 주변 관광지를 발굴하는 부분에서 노력하는 것을 볼 수 있기에, 그때쯤이면 더욱 편하게 여행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을 한다. 특히나 여수시와 여수 시민들 모두가 박람회에 열정이 가득하기에 여행지에서도 외지인들에게 더욱 친절히 대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매력적인 '금오도'가 더욱 청정하게 관리되려면 찾는 이들의 작은 배려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관광지가 깨끗하고 보기가 좋다면 그만큼 여수를 찾는 외국인들이 한국을 기억할 때 그만큼 아름다운 곳으로 기억할 테니 우리 한 명 한 명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하게 되는 여행길이기도 했다.

대전엑스포에 이어 두 번째 세계박람회를 맞아 국내 여행객들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이곳을 많이 찾을 텐데.. 부디 환경이 파괴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깨끗해서 염려도 더 되는 것이 지금의 마음이랄까. 참으로 아름다운 섬으로 기억되는 '금오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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