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애드리브가 놀라운 결과를 낳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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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의 애드리브는 어느 순간 시청자를 생각지 못 한 웃음으로 몰아넣는 특징이 있다. 애드리브가 뭐 다 똑같지! 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말이 그렇지 그 웃음의 강도는 천차만별이란 것을 우리는 이 시간을 살아가면서도 항상 느끼고는 한다. 유재석 애드리브의 특징 중에 하나는 그 애드리브를 통해서 상대 출연자의 캐릭터가 생겨나는 놀라움을 경험하게 해 주는 데에도 한 특징이 있다.

캐릭터가 생겨난다? 이것이 뭔 소리야? 하하의 경우를 두고 보자면.. <런닝맨>에서 하하가 고전하던 시절이 있었다. 갓 소집해제를 마치고 돌아와서 캐릭터를 못 잡고 방황하던 시절 많은 고생을 했다. 갖은 상황극 연기에 심취해 민망한 웃음을 준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추격전을 하면서 난데없이 영화에 나오는 장면들을 혼자 연출하면서 웃음을 주려 한 적도 많았었던 것은 하하가 캐릭터가 없었던 단적인 시절의 이야기다.

하하는 자신의 캐릭터가 잡히지 않아 누구보다도 고생을 하던 시절이었다. <무한도전>에서야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이 있어서 그대로 움직이면서 연기를 해도 됐었지만, <런닝맨>은 말 그대로 추격전 양상의 프로그램이었기에 어떤 캐릭터를 잡아간다는 것이 어려웠던 대표적인 프로그램이었다.

그런데 그에게 명확한 캐릭터가 생겼고, 그 과정에 유재석의 애드리브성 도움이 크게 빛을 발했다. 하하의 대표적인 캐릭터 '하로로' 이미지가 생겨난 것에도 한 몫을 제대로 했다. 무엇을 어떻게 할지 모르던 하하에게는 참으로 답답한 일이었는데, 유재석은 하하의 말투를 따라 살려내는 작업을 꾸준히 해 도움을 준다.

검은 뿔테 안경과 그의 외모를 빗대어 표현하기보다는 말투와 버럭 거림을 특징으로 하는 하하의 이미지가 <런닝맨>에서 만들어졌다. 장난스레 목을 눌러 아이처럼 표현되는 '야! 야! 웃기지 마라~'라며 받아치는 애드리브는, 당시 하하의 캐릭터가 될지 몰랐으나 연결과 연결의 과정을 거치고는 이내 하하의 특징이 되었고, 그 캐릭터는 '하로로'로 대표되는 이미지가 하하에게 씌어진 결과가 되었다.

의도 하지는 않았지만, 어찌할 바를 모르던 하하에게는 이 보다 좋은 선물이 없었던 것이다. '하로로 캐릭터'가 <런닝맨>에서 자리 잡히자, 가끔은 그 이미지를 <무한도전>에서도 쓰다가 태호PD에게 여지없이 장난스런 자막지적을 받고는 하지만, 그래도 그것이 하하에게 무엇보다 큰 도움이 되었다.


유재석은 <런닝맨>에서 <무한도전>과는 또 다른 면을 보여준다. 통솔을 하는 과정보다 몸으로 뛰는 장면들이 더 나오고, 같은 멤버 안에서 똑같은 입장의 진행을 한다. 물론 무한도전과 상당 부분 비슷하기는 하지만, 유재석은 적어도 런닝맨에서는 전체를 이끈다는 이미지보다는 한판 즐긴다는 기분을 자주 주고는 한다.

유재석이 하하를 대하면서 그의 캐릭터를 살리는 데에는 그와 같이 놀아주는 방법을 쓰고는 한다. 말 그대로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의 놀이를 연상케 하는 방법으로 받아쳐 주며 노는 과정 속에 캐릭터를 잡아내고 살려낸다.

그의 애드리브가 빛을 발한 방송은 지난 '소녀시대' 출연편이기도 했다. 이 방송에서 유재석은 게스트인 '소녀시대'에게 비를 피하라고 멤버들의 겉옷을 씌워주는 장면에서 하하에게 장난을 친다. 우르르 몰려들어 겉옷을 벗겨 씌워주고는, 껍데기 홀랑 벗겨진 옥수수 같은 하하를 보며.. '저리가~! 방송하려면 집에 가서 옷 입고 와!'라며 밀어내 웃음을 준다.

자기들이 벗겨놓고, 마치 하하가 옷을 벗은 것처럼 몰고 가는 장면이었는데.. 이 장면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웃기는 장면으로 남게 된다. 하하의 이미지 중에 '난봉 하로로'라는 캐릭터를 살려주는 연결점이기도 하다. 자의든 타의든 하하는 '하로로'라는 이미지와 연결할 수 있는 이미지가 세이브 된 것이다.

유재석은 하하 뿐만 아니라, 평소 그 주변의 지인들에게도 큰 웃음거리를 제공하며 스토리를 만들어 준다. 김제동과 사우나를 같이 간 유재석은, 그 안에서 농담을 했는데 그 부분이 생각하면 생각 할수록 큰 웃음을 주는 일화로 남게 된다. 유재석은 김제동의 얼굴을 보고 '신호등 없는 사거리'라고 표현하며 도발을 했다고 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제동에게 '말을 해야 입이 입인 줄 알겠다'고 말을 해.. 불에 기름을 퍼붓는 독설 애드리브를 작렬시켰다.

누구보다도 친한 그들이었기에 통하는 장난이란 것을 대중들은 익히 알고 있기에, 그 농담 진하게 섞인 독설을 생각하며 웃게 된다. 김제동은 이를 통해서 자신의 못난(?) 이미지 개그를 한다. 실화를 소재로 한 것이라 더욱 웃기고, 자신의 이미지를 최대한 재밌게 어필할 수 있는 계기의 애드리브는 또 하나의 소재거리를 만들어 낸다.


순간적인 방향 전환 애드리브의 진수도 빼 놓을 수 없다. 이번 <놀러와>에 출연한 김광규가 독거남 생활을 하면서 외로움을 어떻게 푸느냐의 질문에, 가끔 노래방에서 노래를 통해 스트레스나 외로움을 달랜다는 말에 노래를 시키고는 그것을 조율하는 애드리브 진행은 일품이었다.

주현미의 '추억으로 가는 당신'과 진주의 '난 괜찮아'를 부르게 해 놓았는데, 김광규가 다소 밋밋한 부분의 노래를 하자.. 바로 끼어들어 '하이라이트 부분 좀~' 이라 주문을 하며 다운되는 분위기를 역전시킨다. 그리고는 다음 노래로 자연스레 유도해 내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가 보여주는 애드리브의 맛은 상대를 살려주는 배려심에서 빛을 발하게 된다. 김광규가 그냥 독거남 이미지로 쓸쓸하고도 밍숭맹숭한 노래를 하며 급다운 되는 이미지로 프로그램 자체의 흐름을 내려놓을 수 있는데, 어느듯 끼어들어 조율을 하는 모습은 기가막힌 조율사의 모습 그 자체였다.

<무한도전>에서 또한 어떤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도 그의 애드리브는 순간 큰 웃음을 유도하게 된다. 보통 오랜 생활을 통해서 멤버들 필체를 알게 되는데, 앙케이트를 통해 결과를 발표하는 순간 누가 썼는지.. 그 특징을 발설하는 과정은 큰 웃음을 준다. '뿅~!' 이나 '새에~~' 라며 뻔히 알아듣게 이야기를 해 웃음을 이끌어 낸다. 유재석의 이런 애드리브 과정들이 한 멤버의 캐릭터를 명확하게 구축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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