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품달, 한가인 아닌 문근영이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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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인기의 수목드라마 주인공이 된 <해를 품은 달>이 행복감을 표하기도 전에 성인연기자의 연기력 논란으로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혹여 성인연기자의 연기력이 극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여 시청률이 차츰 떨어지지 않을까라는 걱정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현실 또한 그런 걱정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성인연기자가 등장한 첫 회가 끝난 이후 시청자들은 여주인공을 향한 못 마땅함을 과격하게 표현하고 있기도 하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자, 일각에서는 동정론이 일며 감안하여 보자는 말도 나올 정도이니.. 이거 참 성인연기자들은 ‘딱 죽을 맛’이라는 말이 들어 맞을 정도일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애초에 캐스팅을 하던 당시 이름이 올려진 ‘문근영’이 생각이 날 수밖에 없었다. 캐스팅 보드에 이름이 올려졌다고 하더라도 막상 주인공이 될 여배우에게 뭔가 확신감을 줄 수 없는 시나리오였다면 그것을 택하기는 어려웠을 터.

그렇게 ‘문근영’은 <해를 품은 달>을 포기하였다고 전해진다. 어떤 말이 정확한지는 여배우에게 직접 들어봐야 정확하지만.. 관계자라고 하는 사람의 입을 통해서 전해지는 말로 표현된 것을 살펴보면 캐릭터가 조금 밋밋하기 때문에 최종 선택을 할 수 없었다는 말은, 소설을 드라마로 만들면서 어떻게 극이 만들어질지를 제대로 전하지 못한 탓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처음부터 아역의 역할도 중요했다. 성인연기자의 역할이 대부분인 드라마라고 해도 아역이 제대로 된 극의 도입부를 매끄럽게 전개해 주지 못하면 다소 이질감이 있기에 ‘김유정’이라는 걸출한 아역을 쓴 것은 극을 화제의 선상에 올려놓은 최고의 캐스팅이 되었다.


하지만 막상 성인연기자인 ‘한가인’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씬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엄청난 괴리감을 느끼게 되는 장면들의 연속일 수밖에 없었다. 섬세한 연기를 하던 아역의 모습은 사라지고, 성인연기자 한가인으로 바뀌며 대사 사이를 알 수 없는 장면들은 시청자를 아쉽게 만든 장면이었다.

단순히 아역을 더 보고 싶다는 욕구에서 성인연기자를 비판하는 것이 아닌, 성인연기자가 연기자로서 그리 제대로 된 실력을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더욱 큰 비난으로 돌아선 여론의 모습이 지금의 모습이다.

그러나 글 초반 언급한 ‘문근영’은 여 주인공으로서 무엇 하나 싱크로율에서 떨어지는 면이 없다. 아이가 성장을 해 성인이 된 주인공은 더욱 섬세해지고 감성을 전달할 수 있는 면이 매끄러워야 하는데, 문근영은 그 모든 것을 매끄럽게 해 주는 배우이니 싱크로율에서는 압도적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문근영’과 ‘김유정’은 이미 사극 <바람의 화원>을 통해서 아역과 성인 연기자로의 전환을 이끌어 봤기에, 그때 기억을 하는 시청자들에게는 또 하나의 반가움으로 다가 왔을 것으로 보인다. 외적인 모습 또한 판에 박은 듯한 모습에 연기까지 뭐 하나 지적할 수 없는 면들은.. 그냥 잠깐의 생각만으로도 너무 잘 어울린다!를 연발 할 수밖에 없는 면이 된다.

그냥 단순한 비교라고 여기며 이야기를 해 보자. 연기에 있어서 김유정이 그 촉촉한 감성을 유지하면서 작은 가슴으로도 세자 훤을 향한 마음을 드러내는 장면은 가슴 떨리는 경험을 안겨 준다. 그러나 한가인은 물끄러미 바라보는 정도의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현 시점의 모습이다.


오히려 없던 모습도 연출을 해 내고 있는 것이 한가인이다. 김유정은 연이 역을 맡아 가슴 절절함과 설렘을 표현하는 모습들을 보였지만, 한가인은 성장이 된 지금 어리광을 떠는 모습을 보여 깜짝 놀라게 한다. 자신을 보필하는 설이 갑자기 사라졌던 것에 걱정을 하자, “너 찾으러 갔다가 이리 됐다는 것만 알아다오~”라며 말을 하는 찰나 초등학생 정도의 어리광 같은 애교를 보여 작은 경악스러움을 안겨 준다.

뭐 그런 애교가 성장해서 생길 수도 있지 않느냐? 라고 말을 할 수도 있지만, 극 전개 부분과 동떨어진 부분이기에 이질감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결정적인 것은 세밀한 감정을 전달하는 대사에서 어색한 책을 읽는 듯한 모습들이 보이는 부분은 아역과 가장 큰 비교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점이다.

아역인 김유정은 놀랍게도 호흡을 조절할 줄 아는 단계의 연기를 보이고 있다. 한 구절 한 구절 대사를 읊을 때, 호흡과 감정을 조절하고 표정까지 조절하는 단계에서.. 어색한 연기를 보이는 성인연기자의 모습을 보게 되는 순간 시청자들은 더욱 더 아역을 그리워 할 수밖에 없고, 또 다른 여 주인공감을 생각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그래서 더욱 생각나는 배우는 역시나 ‘문근영’이다. ‘문근영’을 보자. 감정 조절 부분, 대사와 표정을 운용하는 부분에서 지적할 부분이 없어 보이는 완벽함을 자랑한다. 눈물 한 방울에 의미를 담고, 붓 하나 허공에 가져다 대는 것 조차에도 의미를 담을 줄 아는 것이 그녀의 완벽함이다.

이 드라마에서 시나리오가 매끄럽지 못한 부분은 여러 부분 증명이 된다. 초반 화면에 신경을 쓰지 않았을 때와.. 지나치게 현실의 타 드라마의 부분을 차용한 듯한 모습은 얇은 연출을 점쳐 볼 수 있는 장면들이 아니었을까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퓨전드라마로서 현대와 과거 조선시대를 연결해.. 그 속에 여러 소재를 녹여내는 부분은 무겁다는 사극 드라마의 지루함을 덜어주는 것이지만, 지나치게 많은 패러디와 웃음 소재는 극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당장은 재미있을 테지만, 그것이 극의 질적인 완성도를 높여주는 것은 아니기에 조금은 삼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원작이 탄탄하지만, 원작대로만 할 수 없는 부분도 이해를 한다. 그러나 원작을 옮기는 과정에서 연출과 기획이 따라주지 않는 부분을 노출했다면, 어쩌면 ‘문근영’이 이 작품을 선택하지 않은 직접적인 이유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좀 더 제대로 된 <해를 품은 달>을 보고 싶어하는 시청자들은 애초 이름을 올렸던 ‘문근영’의 빈자리가 더욱 큰 아쉬움으로 남지 않을까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문근영이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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