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젠틀맨을 완성시킨 건 뮤비와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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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의 신곡 <젠틀맨>은 벌써 성공이라는 말을 해도 무방하다. 공개 48시간 만에 유튜브 조회 수 6천만, 이 글을 쓰는 시간인 2013년 4월 16일 5시 50분에 7천만을 넘어섰으니, 이 한 가지 기준만으로도 성공은 성공인 셈이다. 물론 기록은 매시간 바뀌는 추세.

그러나 <젠틀맨>이 발표되던 날인 4월 12일의 분위기는 지금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칭찬보다는 비난이 더 많은 그날의 분위기는 뮤직비디오(이하 ‘뮤비’ 혼용 사용)가 발표되기 전이었으며, 다음 날 ‘뮤비’가 발표된 이후의 분위기는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뮤비가 나오기 전 공개된 영상을 제외한 <젠틀맨>의 음원은 냉정하게 평가할 때 충분히 여러 말이 나올 만한 퀄리티의 곡이었다. 단순히 반복되는 일렉 사운드에 클럽 댄스 분위기의 곡은 기존 <강남스타일>과 비교가 돼도 너무 되는 통에 이를 접한 이들은 약간 어질했을 것이다.

일단 너무도 단순한 곡처럼 들렸고, 실제 그랬다. 기존 싸이를 생각하는 이라면 신곡을 <강남스타일>과 비교를 하는 것은 당연했고, 그 당연함에는 기대심리가 더해져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발표된 신곡의 초 심플함은 일종의 배신감으로 다가올 만했다.


하지만 신곡 <젠틀맨>에 뮤비가 더해지자 상황은 역전됐다. 영혼 없이 습작 같아 보이던 그림이 살아 숨 쉬게 된 것이다. 즉, 뮤직비디오는 <젠틀맨>의 화룡점정.

<젠틀맨>의 음원이 차지하는 비중을 초반 10%로 잡았다면, 뮤비가 나온 이후의 비중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젠틀맨> 뮤직비디오는 싸이가 국제가수가 되기까지의 이야기와 그 이후의 자세까지 싣고 있다. 그가 대한민국 대중에게 크게 인식된 것은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공이 크다. 그는 <무한도전>에 출연해 ‘겨싸(겨땀 싸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존재감이 급 상승했다. <무한도전> 출연은 그의 이미지를 무척이나 개선시켰으며, 이후 <강남스타일>이 나오는 시기까지 인연은 남다르다.

당시 <무한도전>은 가요계와의 콜라보로 큰 인기를 끌었고, 싸이도 <강남스타일>을 유재석과 작업을 하려 했으나 이적과의 선약 콜라보로 무산됐다. 그래서 뮤직비디오만 유재석과 함께했는데, 이 곡은 음원과 함께 영상 모두가 큰 인기를 얻게 된다.

사실 <강남스타일>의 퀄리티가 좋게 나온 근원적인 이유는 동료 가수들과 즐겁게 경쟁을 했기 때문이다. ‘리쌍’과의 경쟁 등 당시 여러 팀과의 좋은 곡 만들기. 좀 더 쎈 곡을 만들기 위한 그들의 경쟁은 가사뿐 아니라, 뮤직비디오까지 하이퀄리티가 되는 이유가 됐다.


<강남스타일>의 인기로 싸이가 국제가수가 되는 과정에 작아 보이지만 큰 영향을 준 <무한도전>의 역할은 실로 대단했다. 그래서 이번 ‘뮤비’에 다시 한 번 <무한도전> 시기의 씬과 멤버가 등장한 것은 결코 우연만은 아닌 게 된다.
 
<젠틀맨>이 <강남스타일 2>라는 비아냥이 들려도 사실 그게 그렇게 틀린 말은 아니기에 싸이나 YG는 별 신경을 안 써도 될 듯하다. 후속곡의 개념도 있겠지만, 후속에만 신경 쓰지 않고 연장 선상에서 곡을 만들었다고 해도 이번 곡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싸이는 <무한도전> 한 씬에서 겨땀 싸이가 됐고, 성공 후 어느 순간 악동이 됐던 시기를 지나 <젠틀맨>에서 자신의 새로운 존재감인 악동 싸이의 모습을 알렸다. 이는 새로 생긴 이미지가 아닌 연장선상의 이미지라는 점은 <강남스타일>의 속편이야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젠틀맨>은 반어적 표현이다. 그 뜻은 뮤비를 보는 순간 알게 된다. 2013년 판 놀부전을 보는 듯한 심술쟁이 악동의 싸이는 ‘호박에 말뚝 박기’ 대신 생활에서 가능한 모든 악동 짓을 한다.

그는 자신이 대중과 특정인에게 적대시되는 악동의 이미지를 굳이 마다치 않는 모습을 <젠틀맨>에서 보여준다. 젠틀맨은 무슨 젠틀맨이란 말인가! 악동 이미지로 보인다면 악동답게 생활하면 되지! 라는 그의 신조는 ‘mother father gentleman’으로 표현된다. ‘마더 파더 젠틀맨’이 품고 있는 뜻 ‘마더 퍼커 젠틀맨’은, 젠장 할 무슨 신사란 말인가! 란 생각이 들어 있는 듯한 메시지로 들린다.


<강남스타일>로 국제가수가 되어 세계적인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싸이의 이미지는, 누구에게는 허세 가득한 이미지처럼 보인다. 그 또한 굳이 자신의 모습 중에 없는 모습은 아니기에 솔직히 그 이미지를 부각시켜 허세로 가득 찬 남자가 되어 스스로를 ‘신사’라 소개하며 이성을 유혹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허세에 가득 차 보이지만 편견에서 오는 허세를 감당하는 싸이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긴 듯한 <젠틀맨>. 자신이 B급 이미지로 보인다면 더한 B급 이미지를 보여주는 모습은 무척이나 솔직하게 다가오는 모습이다.

싸이의 신곡 <젠틀맨>에는 그가 <강남스타일>로 성공하기 시작하는 단계부터 성공한 이후 이어나갈 그의 이미지가 총망라되어 있는 모습이다. 완벽하게 새로운 곡보다, 연장 선상의 곡을 만든 것은 바로 이런 모습이 싸이이며, 복사기로 복제된 수많은 싸이의 모습과 곡처럼 별 뜻은 없어 보여도 즐기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듯하다. 수많은 잡음은 어쨌든 지금까지 그를 성공시켰다. <젠틀맨> 뮤비에는 그런 그의 성장과정과 함께한 고마운 이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 즐겁게 바라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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