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정준하와 유재석의 연기력 사실감에 소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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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사실적이어서 더 참혹하게 다가온 ‘무한상사’ 정준하 과장의 정리 해고. 서러움과 아득함에서 밀려오는 그의 눈물에 시청자도 그만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무한도전> 무한상사가 재연해 낸 한국사회 노동 현실의 처절함은 내내 먹먹한 가슴을 진정시키기 어렵게 만들었다. 

거기에 더불어 이어진 8시대 뉴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철수에서 보인 노동자와 기업가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무한도전>에서 채 식지 않은 감정이 뒤섞여 더 슬픈 감정에 휩싸이게 하고 말았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에 쓰인 ‘원 데이 모어’를 ‘내일로’로 개사해 부른 ‘무도’ 멤버와 뮤지컬 배우들의 호흡은 무한 감동이 된 장면이었다.

이번 <무한도전: 무한상사 편>은 해석하기 나름일 수도 있지만, 많은 이들이 MBC의 현실이라고도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갖다 붙이면 현 상황과 대부분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정리 해고를 당한 정준하는 <놀러와>란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코드로 자리했고, 신입사원으로 등장한 뮤지컬 배우 홍광호는 새 프로그램의 의미로서, 떠나는 이도 막 들어온 이도 막막함은 매한가지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였다.


시청률 지상주의로 선혈이 낭자한 MBC로 만들었던 김재철 사장은 현재는 반 해임, 반 사임의 모습으로 사라졌지만, 그가 떠난 자리는 여전히 폐허의 모습을 하고 아직도 잔류한 패거리의 권력 휘두르기는 안심을 할 수 없는 MBC로 운영되게 하고 있다.

어느 노동 현장이나 마찬가지겠지만, MBC 또한 마찬가지. 잘해 보려고 열정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한 이들은 잠시 부진했다는 이유로 정리 대상이 되는 현실은 무척이나 씁쓸한 맛을 남겼다.

그렇게 떠나는 <놀러와>와 같은 존재의 정준하를 멀찌감치 보면서 어찌 잘 가라고 말 못하는 유재석의 뒷모습은 서글퍼하는 마음을 느끼게 한 장면이 됐다.

유재석은 <놀러와>를 떠나 보내면서 수많은 동료를 잃었다. 그 마음이 고스란히 남아서였을까? 정준하를 떠나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보인 유재석의 표정은 감정이입이 돼서인지 너무도 아파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공채 수석으로 들어온 정준하 과장의 능력은 <놀러와>가 한참 누리던 명예의 크기와도 같았다. 그러나 화려한 시절이 지나고 휴식기에 접어든 프로그램이든 사람이든 잠시 머뭇거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보채는 이가 실적(시청률)으로만 판단해 결국 그를 정리 해고하고 만다.

그렇게 떠나 보내는 유재석의 서러움 가득하고 아픈 뒷모습은 마치 눈물을 흘리며 떠났던 <놀러와> 식구들과 정준하가 떠나는 모습이 교차하며 다시 한 번 씁쓸하게 하고 말았다.

정준하가 보인 연기와 유재석이 보인 연기는 무척이나 완벽해 소름 끼치게 하는 모습이 됐다. 연기보다는 과거의 아픔을 끌어 와 재연해 낸 것이라고 봐야 하는 이번 ‘무한상사’는 큰 슬픔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뮤지컬 무한상사에서 정리 해고 대상으로 표현될 사람이 정준하가 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무엇보다 정준하가 뮤지컬을 해봤고, 연기도 꾸준히 해왔기에 풀어내는 자연스러움은 따로 연기자를 쓰지 않아도 될 만한 멋진 수준이었다. 거기에 유재석의 경험에 기반한 사실적인 연기는, 그간의 과정을 지켜본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돼 같은 먹먹함으로 눈물을 쏟게 한 장면이 됐다.


이번 <무한도전: 무한상사 편>은 웃음과 슬픔을 동시에 표현한 수작으로 뽑을 만하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감동과 곳곳에 등장하는 기존 가수와 현시대 인기 가수들의 곡을 적절히 가져다 개사해 부른 노래들은 웃음과 감동 모두를 표현하는 데 적절했다.

또한, 가수 장기하와 뮤지컬 배우 홍광호의 등장은 뮤지컬 무한상사를 더욱 빛나게 했으며, 배구 선수 양효진과 김수지를 등장시켜 웃음도 다잡았다. 꼭 뮤지컬 곡이 아니더라도 대중가요를 섞을 때에는 팬클럽 ‘데이지’와 ‘신화창조’를 섞는 제작진의 감각 또한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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