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친구들, 파일럿으로 생각하고 폐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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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 예능이지만 전혀 신상답지 않은 기존 예능 프로그램의 혼합 형태 <맨발의 친구들>(이하 맨친). 시청률은 첫 회에서 5.6%, 2회가 5.1%, 3회가 2.9%를 찍어 ‘일요일이 좋다’ 통합 시청률을 한 자릿수로 끌어내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어느 프로그램이든 단순히 시청률만으로 폐지를 논할 일은 아니나, ‘맨친’의 폐지를 논할 수 있는 것은 이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성격이 타게팅이 전혀 안 되어 있다는 데 그 이유가 있다. 기존의 예능 프로그램을 짜깁기한 듯한 프로그램 성격은 시청자에게 마땅히 킬러 콘텐츠로 자리하기도 어렵다.

스타에 기댄 제작이라는 문제와 힘이 있는 외주제작사의 수혜를 맛보며 쉽게 대박 한 번 쳐보겠다는 생각으로 여겨지는 프로그램의 시작은 더욱 건전치 못하게 생각되어 거부감은 더한다.

이 프로그램이 스타에 의존했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강호동과 한류스타인 김현중, 윤시윤, 슈퍼주니어 은혁, 애프터스쿨 유이 등을 한데 모아 시작했다는 점이며, 그들의 인기를 가지고 처음부터 인기를 얻어보겠다는 의도가 느껴진 것은 그리 큰 반가움이 아니다.

그들이 보여준 3회, ‘베트남에서 찾은 최고의 웃음’은 무엇이 진정 최고의 웃음인지도 모르는 인공적이고 작위적인 연출의 모습이었다. 또한, 플래시몹은 한류스타의 기습 공연의 의미 외에 다른 의미를 찾기란 어려웠다.


처음부터 이 프로그램은 문제를 많이 가지고 시작된 프로그램이다. 강호동이 자기가 맡았던 경쟁사 경쟁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것 자체도 문제였다. 단순히 이 프로그램만 가지고 말하기보다는 다른 방송사 같은 시간대에도 그는 자신이 했던 프로그램의 경쟁 시간대에 아무런 망설임 없이 뛰어든 모습은 한 번이 아니기에 문제로 삼을 만하다. 

상도의란 문제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자신이 소속돼 히트됐던 프로그램들의 성격을 가져온 프로그램이나 기존 성공했던 프로그램들의 성격을 양심의 가책 없이 응한 것은 기존 프로그램의 기억이 있던 시청자에게는 배신감의 문제이기도 하다.

또 다른 문제는 강호동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을 보이는 제작진들에게도 그 문제점이 있다. 이미 트렌드리더로서 능력을 다한 강호동이 다시 한 번 터트려 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계속해서 실패하는 것에 운명을 맡기는 모습은 한심하기 이를 데 없는 모습으로 비친다.

강호동이 MC로서 성공한 상당 부분은 불편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사실 만들어진 것이기도 하다. 타 MC들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도 있지만, 강호동은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유사한 성격의 캐릭터를 유지한 이미지다. 한 번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데뷔 이후 줄곧 한 이미지로 유행을 이끄는 것은 한 시대가 가면서 사라질 수밖에 없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다른 MC들이 변화하려 노력하려는 것이고, 그 예로 이경규는 위기를 지혜롭게 이겨내 여전히 <힐링캠프>와 <붕어빵> 등 여러 프로그램에서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모습으로 활약을 보이고 있다. 예를 이경규로 들었지만, 이경규는 자신의 가장 큰 히트 이미지를 계속 변화시켰다는데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가 된다.

즉, 실력으로 변화를 하고 살아남았지만, 강호동은 한 이미지가 마치 절대무기라도 된 듯 계속해서 변화 없이 사용해 온 것은 이 프로그램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원인이 된다. 그 이유는 강호동에 기댄 기획이기 때문이다.


<맨발의 친구들> 기획 자체가 강호동에 맞춘 야생 버라이어티라는 점이 실패할 이유이기도 하다. 강호동이 컴백을 하면서 연이어 보여준 실패를 두고, 그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야생 버라이어티라며 부추긴 평판은 결국 이런 실패를 가져다준 원인이기도 하다.

언론이나 제작자들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강호동에 대한 평은 착한 이미지로 소구할 길이 없다는 것과 야생 버라이어티에 적합하다는 것은 그의 한계를 역으로 증명하는 말이라는 점을 그들은 몰랐던 듯하다.

이제 시청자는 영리하다. 예능을 평가할 줄 알고,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도 있으며, 예능인을 평가할 수 있는 수준에 와 있다. 그런데 그들은 변화하지 않고, 구시대 예능 습관에 젖어 멈추어 있다. 시청자의 입맛은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프로그램과 똑같은 스타일을 유지하는 MC와 제작진을 시청자가 봐 줄 일은 없는 것은 당연함이다.

항상 봐왔던 포맷을 가지고 나왔는데, 경쟁 방송사는 변화하며 입맛을 맞추고 있다. 그렇다면 시청자는 어느 곳을 택할까? 당연히 새로움이 있고 웃음이 있는 곳을 향하게 되는 것은 이치다.

변화하지 못하는 MC와 제작진들의 구태 제작습관은 이제 외면을 받는 게 당연한 시대다. 그저 팬심으로 볼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너무도 많은 문제점을 가진 <맨발의 친구들>은 폐지가 정답이라고 느껴질 수밖에 없다.

SBS는 그 이전 킬러 콘텐츠로 자리한 <정글의 법칙>과 <K팝스타>라는 무기를 여전히 갖고 있다. 그 좋은 것을 두고 <맨발의 친구들>을 유지할 근거는 전혀 없다. ‘일요일이 좋다’ 1부 시간의 시청률을 빼앗긴 것은 2부 <런닝맨>에도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간신히 최고의 몰입도를 갖게 하며 선도한 ‘일요일이 좋다’는 <맨발의 친구들>로 인해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한시라도 빨리 폐지하고 대체편성을 하지 않는다면 3년간 힘들게 올려놓은 <런닝맨>을 비롯한 <정글의 법칙>, <K팝스타> 모두를 힘들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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