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 사신레이스 영화화한 정우성-유재석-한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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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천천히 의자를 돌려 앉아 ‘훗~’ 하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의 미소 한 번에 남녀노소 구분하지 않고 할 수 있었던 말이란 ‘멋있어!’란 말 정도. 정우성은 그렇게 소리 없이 화보 컷을 마구 날리며, <런닝맨>을 시청하는 이들을 TV 앞에 옭아매고 말았다.

영화 <감시자들>의 세 배우인 정우성과 한효주. 그리고 조연인 2PM의 이준호가 함께하며 <런닝맨>은 ‘사신 레이스’를 펼쳤고, 이 레이스는 영화보다 영화 같은 숨 막히는 심리전으로 시청자에게는 작은 선물이 됐다.

<런닝맨> 멤버에 한효주, 이준호를 더한 이들이 미션을 통해 탈락할 2인을 가리고, 최종 탈락한 이광수와 하하가 베일에 싸여 있던 사신 정우성과 만나는 연출. 그리고 그 탈락한 멤버가 복수할 멤버를 순서대로 데스노트에 기재하면 그 순서대로 복수의 사신이 되는 정우성의 복수극은 끝날 때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한 장면으로 남았다.

유독 여배우 중 <런닝맨>에서 푸대접을 받는 한효주는 역시나 다시 한 번 푸대접을 받으며 웃음을 줬다. ‘난 그게 좋다고!’ 하지만 이어 스스로 읊는 멘트는 ‘내가 왜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지?’ 라는 스스로의 농담 섞인 탄식을 내뱉어 더 큰 웃음을 준다. 


말끝마다 버럭거리는 한효주의 ‘아름답다~’, ‘아우! 덥다~’, ‘어렵다~’는 그녀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되어, 푸대접이 어울리는 친근한 이미지의 배우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타 여성 게스트가 예쁜 것을 유지하려는 것에 반해, 한효주는 거꾸로 예쁜 이미지를 놓으며 편안하게 다가선 것은 매우 영리한 판단이라 할 만하다.

‘사신 레이스’를 완성한 주연은 정우성과 유재석, 한효주였고, 다른 멤버와 게스트의 연합은 이 영화를 완성해 가는 능력 있는 조연으로 매우 완성도 있는 영화 같은 예능을 탄생하게 할 수 있었다.

이번 레이스를 더욱 사실적인 영화처럼 느껴지게 한 것은 정우성의 비주얼에 힘입은 것도 있지만, 이 레이스를 완벽하게 영화화한 것은 최선을 다한 멤버들의 공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힘으로 꼽을 만하다.

보통 초대 게스트가 나오면 그 게스트의 특정 이미지를 생각해 주면서 생기는 부자연스러움이 있기 마련인데, 이번 레이스에서 그 부분을 크게 찾아볼 수 없었다.

푸대접을 즐기는 한효주는 ‘내가 왜 이렇게 열심히 뛰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하지만 숨이 턱에 닿을 때까지 열심히 뛰고, 정우성도 비주얼에 연연하지 않고 22층 건물을 쉼 없이 뛰어 다니는 체력과 매 씬마다 영화 포스터를 생산해 내는 장면들은 <런닝맨> 제작진 연출의 수고를 그만큼 크게 줄여주는 요소였다.

게다가 정우성의 예능감은 <런닝맨>을 즐겨본 사람처럼 훤했다. 모함과 배신. 설득을 통해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들을 자연스레 보여준 것은 ‘사신 레이스’가 더 영화 같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정우성은 초반 탈락한 ‘지석진, 송지효, 개리’에게 하하와 광수가 이야기했다며 이간질하는 모습은, 그가 <런닝맨>의 8멤버 같다는 생각마저 갖게 한 장면이 됐다. 또한, 위기 상황에 등장하는 멘트까지 기존 멤버들이 능숙히 보이던 면을 천연덕스럽게 재연해 내 웃음을 준다.

유재석과 정우성이 쫓고 쫓기는 상황의 레이스를 보인 것은 명불허전 명장면으로 남을 만하다. 간단하지만 까다로운 룰이 된, ‘순서대로 이름표를 떼라는 미션’은 유재석 이름표를 마음대로 제거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고, 이 룰은 끝까지 긴장할 수 있는 조건이 되어 주었다.

순서상 마지막 남은 한효주와 유재석이 다른 멤버와 차례대로 카메라 108개를 끄고, 최종 대결을 벌이는 장면에서의 유재석과 한효주. 그와 대치하는 사신 정우성의 손에 땀을 쥐는 대결은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스릴 그 이상의 재미를 줬다.

비주얼 폭발한 정우성. 그의 예능감과 승부욕. 순간 재치는 모두 최상급이었다. 이번 <런닝맨: 사신 레이스>에서 알 수 있듯 자신을 내려놓고 프로그램에 충실한 모습을 보일 때 그 연예인은 더욱 스타로 빛을 발한다는 가벼운 진리를 깨닫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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