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투’ 일반인 삼촌 팬 특집, 한 번도 과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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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투게더>가 위기에서 탈출한 것은 과감한 실험정신이 있어서인 것은 맞다. 그러나 과한 실험정신은 또 다른 위기를 가져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한 것이 ‘걸그룹과 삼촌 팬 특집’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비단 시청자 한 사람만의 생각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번 <해피투게더: 걸그룹과 삼촌 팬들 특집>은 스스로 오덕후(오타쿠)라고 당당히 밝히는 스타 팬클럽 삼촌 팬이 등장해 스타를 동경하는 팬 세계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그들은 좀 더 당당하게 팬 활동을 하기 위한 이미지 개선의 차원에서 선뜻 참여했겠지만, 시청자가 생각하는 이미지란 그리 쉽게 변하지 않는다. 한 번은 웃을 수 있어도 그들을 호의적으로 보기에는 이 사회 팬클럽 문화가 그리 건강치 않아 보이기에 출연성과가 좋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 중 ‘삼촌 팬’은 더욱 인식이 좋지 않다. 학생 팬클럽이야 이제 그러려니 하는 단계고, 그 과정이 한때라고 생각하기에 시간이 지나면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한다. 하지만 삼촌 팬의 경우 상당수가 군 제대를 한 사람들이라서 사회적 시선이 그리 좋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 나이 때면 직업 잡아 착실히 저축해야 할 시기이기에 그 모습들이 한숨 나오게 하는 것.

설령 그들이 뚜렷한 직업을 가지고 있더라도 시선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직장 생활을 하며 분명 작은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기에 시선이 삐딱할 수밖에 없다. 실제 <해피투게더>에 출연한 이도 졸음과 싸워야 했다고 하고,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지만, 스타를 따라다니려면 월차든 근무 일이든 바꿔야 하는 상황은 직장에서 아무리 이해해 준다고 하더라도 염려스러워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들은 마치 군대 위문공연 시 나는 특유의 아저씨 소리로 환호성을 지르며 응원을 한다. 팬클럽 사이에서도 유별난 화음을 구사하는 그들. 예전 여학생 위주의 팬클럽 시대에는 1도 화음이었다면, 남학생과 아저씨 팬이 등장하고 2도 화음의 생방송 무대와 사전녹화 무대가 되고 있다.

일반인 삼촌 팬이 ‘해투’에 등장한 것은 단순히 인식 개선을 위한 출연이라고 생각하기엔 무리가 있다. 다양한 접근을 통해 연예 스타의 이면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야 가상하지만, 이번 기획은 어쩌면 더욱 시청자들이 그들의 이미지를 안 좋게 볼 수 있는 계기가 될는지도 모른다.

이는 아무리 좋게 포장하더라도 사실상 포장을 할 수 없는 명백한 손해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여자 친구가 있는데 연예인 따라다닌다고 소홀히 해 헤어지고, 부산이든 광주든 따라다닌다고 근무일을 바꾸어 가며 주말에 일하는 모습과 잠깐씩 조는 모습을 어느 상사나 회사가 좋아하겠는가! 더욱이 그런 후일담을 들려주는 이들을 시청자가 좋게 볼 일은 더욱 없다.

‘삼촌 팬 특집’을 하기 위해 <해피투게더>의 자랑거리인 ‘야간매점’을 휴점한 것도 시청자에게는 반갑지 않은 요소다. 한 주를 기다린 고정 시청자들은 당연히 어이없다는 반응을 낼 수밖에 없다.

또 이 특집에서 시청자에게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은 ‘삼촌 팬’을 초대하며 한 그룹의 특정인을 좋아하는 팬을 초대했다는 것. 미쓰에이의 팬인 노 모 씨는 수지의 팬으로 온통 수지에게만 시선이 가 있고, 토크도 모두 수지에게만 향하는 모습에 시청자는 분통을 터뜨렸다. ‘그럴 거면 왜 페이를 게스트로 세웠느냐’는 것. 시청자가 분통을 터뜨리는 것이 이해되는 것은 평소에도 미쓰에이가 온통 수지에게만 포커싱 돼 있기 때문에 이런 분통이 이해된다.

무엇보다 이 특집이 잘못돼 보이는 것은 정작 걸그룹 개인의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수지야 인지도 있는 프로그램에 많이 나왔을 지 모르지만, 정은지나 민아는 고작 나온 게 <런닝맨> 정도다. 그들을 좋아하는 시청자라면 정작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어 화가 날 일은 분명하다.

뭐 따지고 보면 사실상 이번 출연 게스트는 유재석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인 <해피투게더>와 <런닝맨>에 자주는 아니지만, 눈에 띄었던 게스트로 비슷한 이야기가 오갈 것 같아서 제작진이 다른 기획을 잡았을지 모른다. 실제 그럴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하여 사회적으로 인식이 좋지 않고 어감만 좋은 삼촌 팬을 모셔서 한 회 분량 모두를 소화하게 한 것은 과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차라리 10분 정도가 안성맞춤이었다.

일반인 토크쇼란 특성이 있다면야 별문제는 아니나, ‘해투’는 누구나 아는 것이 스타의 일면을 알고자 하는 프로그램인데 과하게 다른 타겟에 시선을 돌리게 한 것은 기획상 실수로 봐야 할 듯하다. 한 번으로도 과했다. 지금의 ‘해투’ 인기는 균형미가 있는 토크와 야간매점의 조화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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