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 고도의 임성한 디스. 디스 최종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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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해피투게더가 보여준 디스 방식은 간접 디스의 최종판이라 할 만하다. 드라마 주연 배우를 캐스팅해서 단순히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디스가 되는 방식. 작가의 이름이 한마디씩 추가될 때마다 능욕을 주는 방식은 하이퀄리티 디스라고 할 만하다.

절대 욕을 하지 않는 디스. 칭찬으로 포장됐으나 그 의도에 어이없음의 조롱이 섞여 있기에 이름 한 번 거론되는 게 능욕이 될 수밖에 없다.

임성한이 집필한 <오로라 공주>는 막장 중의 상막장 또는 지극히 현실적인 시쳇말로 개막장이라 불리는 드라마다. 작품이라 말하는 게 창피한 드라마. 지극히 개인적인 종교관의 개입이 난무하는 드라마. 자신의 기분에 따라 기본 구성과 달리 언제라도 배우들의 숨을 거둬가는 스타일은 막장의 새장을 구축했다.

방송사는 안 그런 척하면서 뒤를 봐주고, 또 극본의 막장화도 어쩔 수 없다는 듯 방관한다. 시청자는 욕하면서도 방송사가 보여주고, 작가가 쓰는 것일 뿐이라고 책임을 전가하면서도 그 수준에 맞춰 저급한 시청 패턴을 보였던 것이 <오로라 공주>에 관련된 기록이다.


마땅히 제재해야 하는 방송사는 뒤에서 더욱 그런 방향으로 가라며 부채질하고, 작가협회는 쓸데없는 곳에 힘을 쓰며 작가의 명예를 더럽히는 작가를 제재하지 않았다. 모두 힘 좀 있는 곳이니 그랬으리라 대중은 인식하는 게 바로 이 문제다.

공익성을 담보로 해야 하는 지상파가 케이블보다 더 추악한 방송을 하는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뒷짐을 지고 뒤돌아 있는 상황. 건전해야 할 공영방송 채널을 이용해 범죄와도 같은 짓을 했지만, 모든 범죄를 저지른 후 끝날 때 사과 한마디만 하는 작가의 비도덕적 모습은 치를 떨만한 일이다.

‘작가-방송사-시청자’가 삼위일체 돼 보여준 문화 수준의 저급함. 그 모습을 보여준 게 <오로라 공주>였다.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그의 드라마라면 아무리 쓰레기 대본이라도 단골로 출연하는 배우들도 같은 선상에서 바라보며 비난해야 할 대상이다. 그저 인지도 높여주고 연기를 잘했다는 것으로 위안받는 그들은 당연히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드라마 판을 모르는 신인들이야 그 책임에서 경감되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자신도 모르게 살기 죽기를 반복하는 상황. 그 어떤 상황에서도 어찌할 바를 모르게 하는 작가의 폭주에 신인들까지 비난하고 나설 수는 없다.

서하준은 신인 배우로 <오로라 공주>에 중간 투입돼 쪽대본을 받아가며 연기했지만, 자신도 그 상황이 이해될 수 없는 법. <해피투게더>에서 질문해 답한 말이지만, 그도 대본을 받고 5분 동안 얼음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해피투게더>는 <오로라 공주>에 출연했던 서하준을 조명하면서 그의 이야기도 충실히 들어줬고, 그에 더해 임성한 작가를 수없이 들먹였다. 임성한으로 시작해 임성한으로 끝나는 말은 특별히 조롱하지 않아도 조롱이 되는 결과였다.

‘임성한 작가는 만나봤느냐’, ‘임성한 작가면 이미 넌 죽음’, ‘암세포도 생명인데 같이 살아야죠’ 대사 재연. ‘왜 우리가 이 말을 하면서 쉬쉬하며 이야기하고 있는가’, 박미선의 말인 ‘그 드라마 보면서 오늘은 누가 죽으려나’ 코멘트. ‘우리 메인 작가가 주기쁨인 걸 다행으로 알아’ 등의 수많은 이야기는 모두 임성한을 소재로 한 애드리브였다.

박명수가 썩은 멘트를 던지면, 주기쁨 작가의 사진이 등장하며 자막으로 ‘주기쁨 작가 몽둥이 열 개 준비 중’의 씬은 포복절도할 장면이었다. 게다가 서하준이 가지고 나온 만두를 이용한 응용요리에 ‘오호라 만두’라고 작명을 해준 것은 더 큰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최종 애드리브는 ‘임성한 작가님께 바치는 오호라 만두’. 이보다 웃긴 디스가 세상에 또 어딨을까? 쏟아지는 메들리 디스에 웃음이 절로 날 수밖에 없다.

<해피투게더>가 보여준 디스는 그 어떤 직접적인 면을 찾을 수 없었다. 다만 명확히 막장 작가로 찍힌 임성한의 이름만을 지속해서 언급하는 그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조롱하고 남는 결과가 됐다. 때로는 직접적인 디스가 속을 후련하게 해주지만, 때로는 <해피투게더>처럼 간접적으로 돌려 누구나 알 수 있게 만드는 기술도 속을 후련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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