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사의 지루함. 어디서 나온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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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방송을 마친 KBS의 금토드라마 ‘프로듀사’의 시청 소감은 한마디로 ‘무척 지루했다’로 표현될 만큼 실망감이 든 게 사실이다. 어벤저스 급 배우들을 데려다 놓고 고작 이 정도를 만들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김수현이나 공효진, 차태현이 어디 연기력으로 지적받을 만한 위치던가! 그 생각을 하면 첫 방송은 배우보다는 제작진의 잘못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제작진의 잘못을 따져봐야 하는 건 당연. 초반에 잘못된 점을 나누고 바뀔 수 있다면 좋을 것이기에 잘못된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 번째 가장 큰 잘못은 이 드라마의 정체성이다. 이 드라마는 단순한 드라마 형식이 아닌 예능과의 콜라보 드라마로 ‘순도 100% 리얼 예능드라마’라 하고 있다.

첫 방송에서 드러난 문제점 중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위 장르에서 왔다고 보는 게 옳을 것이다. 드라마를 만들어야 하는지 예능을 만들어야 하는지.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듯한 컷의 연속을 보여줬다.

드라마였다면 주연의 호흡과 씬이 정확하게 물려 돌아갔을 테지만, 예능 요소를 넣고자 해서인지 호흡이 무척 길게 느껴졌다. 컷의 길이가 지나치게 길었고, 리얼이라는 요소 때문인지 드라마로 보기엔 어설픈 화면이 연속으로 펼쳐졌다.

실제 KBS 예능국을 배경으로 했기에 그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하는 듯했지만, 드라마적 요소가 아닌 현실에 기반을 둔 예능적 요소가 들어가자 ‘지루함’이란 돌발 변수까지 끼어들어 당황하게 했다.



시청자가 당황하는 것은 바로 이 드라마가 대체 어떤 장르를 말하려는 것인지, 어떤 내용을 보여주려는지 빨리 포착이 안 돼서다.

‘야근은 일상이고 밤샘은 옵션, 눈치와 체력으로 무장한 예능국 고스펙 허당들의 모습’이라고 했지만, 첫 방송에서 느껴진 그들의 모습은 허당이기보다 얼뜨기 같은 존재로 표현됐다. 시청자는 그들을 보며 바보가 아니냐는 말을 할 정도로 어설픈 면만 보였다.

그들이 말하려는 것이 이만큼 힘든 일을 하는 존재라는 푸념 어린 것이라면 이 드라마는 앞으로 가시밭길을 갈 것이 확실하다.

다음으로 지루하게 느껴진 이유는 신입의 이야기를 담고자 한 설정 안의 또 다른 설정이 있어서 내용이 중구난방으로 보였다는 점이다. 신입사원 입사기를 보여주고자 이 드라마 안에 또 다른 장르인 <다큐 3일>을 넣었다는 점은 벌써 드라마와 예능. 그리고 다큐멘터리까지 봐야 하는 부담감을 시청자에게 안긴 결과이기에 패착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시퀀스가 뒤엉킨 원인이다.

<프로듀사>는 마치 우리가 엄청 힘든 일을 하는 이들이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드라마처럼 보이는 게 사실이다. 서수민 PD를 비롯한 많은 피디의 노고를 치하하고자 하는 드라마처럼 보인다. ‘우쭈쭈~’라도 해줘야 할 분위기다.



또 다른 문제는 배우들이 캐릭터 성격을 온전히 잡지 못하는 설정을 했다는 점이다. 답이 정해져 있는 캐릭터 설정이라면 문제가 없을 테지만, 진짜 모델이 되는 피디들의 진짜가 아닌 모습을 연기자에게 재연해 내라는 요구는 많은 부분 어설픈 씬으로 느껴지게 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 드라마가 추구해야 할 방향은 드라마라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 예능 요소가 결합한 드라마가 될지라도 드라마가 먼저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그 요소에 현실 모습이 결합한 예능 씬이 들어갈지라도 그건 그 이후 생각할 일이다.

새로운 장르를 개발하는 것도 좋지만, 정체성은 제대로 잡고 가야 뒤탈도 없는 법이다. 첫 방송의 지루함은 KBS 예능국 프로듀서의 현재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었기에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또한, ‘인터뷰 방식’ 연출은 1회 설정상 <다큐 3일> 설정이 있었음을 감안해도 이후에는 빼는 것을 고려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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