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박명수와 정준하 돋보인 특집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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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첫 주 MBC 토요일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은 '하루 종일 무도 방송'이란 특집이었다. 한가위와 같이 겹친 이번 주 토요일 무한도전은 만약 하루 종일 TV에서 무한도전 멤버가 나온다면? 이라는 포맷이다. 애국가 시작부터 TV가 끝나는 시간의 애국가 까지 모든 프로그램 장르에 도전해 보는 기획이었다.

정말 아이디어는 그칠 줄 모르고 매회 신선하게 나오고 있으니 정말 놀라울 수밖에 없다. 프로그램 기획에 일가견이 있는 제작진이 있다면, 이를 완벽하게 만드는 연기자들이 있어서 무한도전은 무너지지 않는 성벽을 갖춘 듯 철옹성으로 남고 있다.

하루 종일 무한도전 특집 첫 주 방송이 나간 이번 주의 최고 포커스는 단연 정준하와 박명수에게 배분이 된 듯싶었다. 정준하는 '쩌리짱'이란 닉네임으로 방송 곳곳마다 나오며 큰 재미를 줬다. 쩌리짱이란 말은 겉절이처럼 베어나지 않는 멤버를 뜻함도 있으리라 본다. 여기에 박명수는 2인자라는 꼬리표로 1인자에 도전하고픈 마음을 나타내며 얘기를 나누어 봤던 시간이었다. 그런데 다른 코너들이 약간 분위기 띄우는 코너였다면, 진지하고 깊게 파고든 코너는 아무래도 무릎팍도사 무한도전판이었다. 이 코너에서는 박명수에 대한 그간의 말 못할 얘기들을 재미와 섞어가면서 은근히 잘 말해 준 코너였다.

먼저 프로그램이 시작되며 하루의 방송 시작인 화면조정 시간을 나타내는 일곱 개의 색깔 옷을 입은 멤버들이 TV컬러 주사선처럼 서서 화면 조정 시간을 빛냈다. 이어서 애국가가 나올 때는 길의 민둥 머리가 빤빤하게 하늘에 광채를 내 뿜으며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이어 뉴스를 유재석과 노홍철이 보며 추석 귀경과 귀향길 소식을 알아본다. 며칠 전 찍었을 방송 내용에 돌풍 내용은 실질적으로 금요일 충북에는 엄청 세게 불기도 했다. 작두 타셨나? 어떻게 알았을까? 기상예보? ㅎ

이번 회에서 유재석은 정준하와 박명수 쪽을 오가면서 이 두 인물을 부각시키는데 많은 노력을 한 듯 보였다. 그간 모든 멤버가 골고루 활약을 했고, 이번 회 에서도 고른 활약을 했지만 그 중에 유독 정준하와 박명수가 빛난 것은 프로그램 기획이 그쪽으로 흐른 듯 한 감을 가지게 했다. 정준하는 꿋꿋이 주는 배역이나 역할은 임무 수행을 한다. 하지만 이런 역할들이 남에게 당하거나 그러며 약간 묻히는 경향이 있었다. 이번에는 각 코너마다 집어넣으며 띄워주는 역할이지만 주 역할을 줘서 부각을 많이 시켰다. 강풍기와 물을 맞으며 고생하는 씬과, 식신으로서 음식이라면 둘 째 가라면 서러워할 시식 실력을 보여준다거나, 박명수가 구박을 하거나 놀리더라도 그것을 감사히 자신의 역할 하나 더 생기는 것이라 좋아하며 웃는 장면 또한 참 좋게 정준하를 새롭게 보이게 한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박명수 또한 마찬가지다. 박명수에 포커스가 맞았다고 느끼는 장면은 무릎팍도사를 무한도전판으로 만든 것에서 확실히 느낄 수 있다. 박명수는 고민으로 '1인자가 싶다는 것'을 들고 나왔다. 그러며 하는 프로그램이나 역할은 자신이 많은 것 같은데도 유재석에 비하면 돈을 반도 못 받는다는 얘기를 털어놓으며 자신이 1인자가 되고 싶은 말을 꺼낸다. 그러며 이런 것들을 국민들도 바란다고 하며 농담성 불만을 섞어서 털어놓게 된다. 국민들도 너무 유재석과 강호동만 1인자라고 하고, 또 이 두 MC의 경쟁을 좋게 보지 않는 사람들의 바람들이 새로운 인물을 보고 싶어 한다는 말까지 얘기한다.

그런데 이런 말들이 프로그램 기획에 들어갔다는 것이 놀랍다. 이런 말들은 기자들이나 대중문화 평론가들에서는 극히 드물게 나온다. 블로거들 중에서 이런 말들을 많이 하는 편인데 아무래도 필자가 생각해 보기에는 이런 말들을 모아서 내 놓은 기획일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 답은 프로그램 안에서 충분히 찾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방송이었다고 보기도 한다.

왜 박명수가 2인자 역할을 할 수밖에 없고, 또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인지를 명확히 알려주는 방송으로 끝나기 20분 사이에 다 보여준 듯 한 방송이었다. 2인자라는 의미는 단지 숫자의 나열밖에 안된다고 생각이 든다. 1인자가 있기까지 1인자 혼자 잘해서 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 옆에서 1인자를 1인자답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 바로 2인자들이 옆에서 같이 보조를 맞춰 줬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뻔히 나올 수 있는 얘기들을 이런 갈등이나 고민을 해결해 나가는데 대입시켜가면서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이었다. 박명수가 그나마 2인자로 클 수 있는 것도 어떻게 보면 유재석이 있어서 가능한 게 아닌가? 하는 질문들이 있다. 그러며 그간 출연해서 떴던, 무한도전, 해피투게더, X맨 등 이런 프로그램은 유재석이 말을 받아주고 새롭게 재생산해 내서 클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말을 길이 도사가 되어 말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의문을 가진 것은 제작진이나 시청자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이다. 이런 질문을 하며 박명수가 2인자로 존재하는 가치를 일깨워주는 것이기도 하다.

어떤 말이 나와도 맞을 수밖에 없는 것이지만, 유재석이 박명수의 개그 코드를 받아서 다시 씹어서 소화가 되게 만들어 주는 역할로 정말 충실하게 하는 것도 맞는 소리고, 박명수가 악역이나 말을 함부로 함으로 유재석이 부각되는 이미지도 모두 맞는 소리다. 박명수도 그런 얘기들을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그러며 자신의 불만을 얘기하지만 어차피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불만은 서로를 좋게 유지해주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니 고쳐지기는 어려운 숙제 같다. 박명수 자신이 유재석에게 1인자라고 하면 은근히 좋아한다~!라는 잠깐의 농담성 불만도, 유재석의 말대로 만약 내가 무슨 1인자에요~!하며 싱겁게 넘어갔다면 자신이 2인자라는 단어도 히트를 못 시켰을 테고 또 그 위치를 곱씹으면서 올려줄 수 있는 기회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이 말은 유재석의 말이 맞는 소리다.

그러며 박명수가 2008년 힘들었던 시기를 이런 가상의 특집 자리에서 밝힌 것은 정말 뜻 깊은 일이다. 유재석이 강호동의 무릎팍에 나가서 할 말은 못 된다. 하지만 무한도전 내에서 경쟁이 아닌 프로그램 기획으로 만들어낸 가상의 자리에서 진실 된 사실을 밝히는 것은 참으로 보기 좋은 장면이었다. 그러면서 박명수가 가질 수 있는 불만까지 깨끗이 씻어내 줄 수 있는 기회이니 어찌 이보다 좋은 방법이 있을까?! 한다.

정준하의 좋은 면이 확 살아나는 장면은 마지막 등장이었다. 짧은 시간의 등장이었지만 정준하의 됨됨이를 볼 수 있는 좋은 자리였다. 다른 곳의 촬영을 마치고 들어와서 무한도전판 '무릎팍도사'에 등장해서 끝 부분 정준하씨는 쩌리(겉절이) 역할이 맘에 드냐? 라는 질문에 바로 털털하게 받아들이는 태도는.. 내 캐릭터 하나 더 만들어 주는데 난 좋다. 아무 상관없다. 그렇게 표현하든 저렇게 표현하든 나를 생각해 주는 것인데 어떠냐! 하는 모습은 정말 보기 좋은 명장면으로 남는다.

농담이라지만 전진의 위치는 딱 맞는 역할을 맡았다. 무릎팍에서 병풍 역할 정도 밖에 못하는 올밴 우승민의 역할로 전진이 했다. 정말 딱 맞는 포지셔닝이다. 길은 회를 거듭할수록 안정적인 위치 구축을 하는 듯싶다. 무한도전으로서는 전진이 제 역할을 못하는 이 시기에 길은 정말로 엄청난 보배일 것이다. 이번 방송에서 길의 '태양권'(드래곤볼에서 크리링의 비기)은 제대로 웃겨줬다.

유재석은 정준하와 박명수와 짝을 맞추며 길을 안내해 주는 역할로 많은 활약을 했다. 취권에서는 박명수의 사부로 나오며 특유의 재미를 맘껏 선사해줬다. 그리고 박명수가 의뢰인으로 가상 무릎팍에 나올 때에도 예전 권상우 출연당시 송승헌이 갑자기 등장하는 것을 패러디한 것은 또 하나의 재미 요소로 기억에 남는다.

박명수의 고민 '1인자가 빨리 되고 싶어 삽사리와용~!'이란 고민에 대해서 제작진이 답을 내린 것은 길이 얘기했듯 '1인자가 되기보다는 유재석, 강호동 밥 한 끼 더 사라~'라는 답변은 어찌 보면 이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박명수가 그만큼 잘하는 것이고, 누구도 그 부분은 다가 설 수 없는 자리임을 재확인 시켜준 것과 같다. 그렇게 따지면 유재석 또한 자신을 빛나게 해 주지만, 박명수 자신도 유재석을 빛춰주는 역할이니 그것에 만족하라! 라는 것으로 봐도 될 것 같다.

끝으로 박명수 별명 구경 한 번 해보자~!
고유명수, 박거성, 아버지, 민머리, 쭈구리, 찮은형, 악마의 아들, 산유국, 산초박, 아이 오브 살쾡이, 벼멸구, 흑채 1기, 개그맨 2인자, 박구리다, 깨방정형, 쿨거성, 박반장, 대머리 독수리, 외계인, 소년명수, 호통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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