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걸스 출연 생뚱, JYP의 방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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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수요 심야 예능 프로그램 <황금어장>내 '무릎팍도사'에 원더걸스가 출연을 했다. 때 아닌 출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하는 방송이다. 이번 출연은 중국에서의 공연을 앞둔 당일 이루어진 빡빡한 스케줄로 진행이 됐다.

한국 방송 자체에 출연을 한 것은 미국 진출 이후에는 정보 전달 프로그램 외에는 나오질 않았다. 그간 미국 진출 후 원더걸스의 모습은 짧은 소식만을 전했던 것이 관례였다. 그런데 갑자기 무릎팍에 출연을 한 것은 생뚱맞기까지 했다.

그간 고생을 한 것은 들으면서 어린 여자 아이돌 가수가 고생을 너무도 했기에, 같이 보는 입장으로 눈물 날 이야기지만 단순하게 이런 모습만 봐라 볼 수 없는 시점이라 안타깝다. 원더걸스가 지금까지 고생해서 이루어 놓은 것은 빌보드 차트 76위에 올랐던 기록이 처음이었고, 그 이후 다시 떨어졌다. 이런 기록을 하찮게 생각하는 게 아니다. 정말로 대단한 일이다.

그런데 왠지 방송이 끝나고 난 이후의 작은 입맛 쓴 감은 남아야만 했다. 왜 지금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원더걸스가 한국에 음반을 따로 발표하러 들어온 것도 아니고, 중국 공연을 앞둔 당일 시점에 부리나케 들어와서 무릎팍에 출연을 한 것은 순수하게 원더걸스만을 위한 전략이 아니었다고 생각이 들게 한다.

한참 JYP는 2PM의 박재범 사건으로 인해 떠들썩했고, 2PM을 위한 끝없는 사랑을 펼치는 팬들과 서포터로 하여금 계속해서 압박을 받고 있다. 활동을 다시 재개해야 할 2PM이 활동을 못하는 데는 회사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참으로 힘든 일일 것이다. 2PM과 2AM만으로는 이제 절대 JYP를 정상화 시킬 수 없다는 생각이었을까?! 원더걸스를 불러들인 것이다.

원더걸스의 출연은 반가운 일이다. 이 자체만 으로만 본다면 왜 반갑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런 상황을 해결할 구세주라 생각해서인지 무리하게 이들을 방패로 삼는다는 것이 반갑지 않은 것이다. 지금의 원더걸스는 고생 중에서도 생고생, 좀 세게 표현해서 'x고생' 정도를 하고 있기도 하다. 미국 진출이 힘든 것은 누구나 알 것이고, 지금까지 나가떨어진 사람들의 수로만 봐도 역사의 페이지를 줄줄이 써 갈 것이다. 미국 진출을 하며 겪는 수많은 일들과, 좌절, 텃세 등 괴로움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미국 진출을 해서 화면이나 전해지지 전파를 통해서 보이는 원더걸스의 속내는 알 길이 없다. 그저 애교적인 투정 정도로 표현하는 것이 다 일 것이다. 하지만 마음속에 있는 외로움과 향수병, 어린 나이에 짊어지기 힘든 의무감에 마음과 몸은 지치고 지쳤을 것이다.

물론 외국 진출을 한다는 것은 가수에게 꿈같은 일이고, 꼭 해보고 싶은 일 일 것이다. 원더걸스도 무릎팍에서 박진영이 3개월을 고민했다고 하고, 원더걸스도 3개월 고민하고 마음을 뭉쳐 갔다고 한다. 도합 6개월.. 그런데 이들의 진출은 너무도 급박스러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전해지는 개월 수는 분명 오랜 기간을 준비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원더걸스가 시간에 쫓겨 간 것 또한 방송에서 조차 보일 정도였다.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로 설득하고, 진출을 시켰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1년 전부터 원더걸스가 요구하고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계획을 세운 것이 아니었고, 그간 진출을 하려던 임정희와 G 소울이 연이어 실패하자 다음 카드로 당시 노바디로 히트를 치던 원더걸스를 세운 것이다.

원더걸스의 마음 보다는 박진영 사장 개인의 욕구가 더 많이 개입되어 있는 듯 한 모양새가 눈에 보인다. 그 곱던 아이들이 힘들어서인지 반쪽이 되어 버렸다. 좀 심하게 얘기해서 할머니가 된 듯한 감까지 준다. 이런 모습은 겉에서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보이는 심적 상태가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웃고 있어도 진정 행복하거나 재밌어서 웃는 것이 아닌 그런 웃음으로 보이니 씁쓸하다.

적어도 원더걸스가 무릎팍을 나오는 시점이 지금 보다는 조금 더 시간이 흘렀을 때 나왔다면 더 좋았을 거라 생각한다. 1년 정도 부딪치고 싸워가며 겪은 얘기들을 들을 때 감동은 몇 배로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감동이 조금 있기는 했으나, 진짜 한국에서 원더걸스가 다시 활동을 하기 위한 포석은 아니라 생각이 들었던 방송 출연이었다.

분명 원더걸스의 이번 출연으로 인해 JYP는 좀 더 인간적인 냄새가 나는 소속사처럼 보일 것이다. 원더걸스가 미국 진출을 하고, 같이 고생을 하고 있고, 그녀들을 위해서 박진영이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지 무릎팍에서 확실히 보여 줄 테니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잘못 되어가는 것이 있다.

무릎팍에 원더걸스가 나왔다면 적어도 원더걸스의 비애나 힘겨운 일들을 좀 사실적으로 듣고 싶은 것이 시청자들이 바라는 것 일 것이다. 하지만 이번 1부 방송은 원더걸스가 미국 진출을 해서 어떻게 데뷔를 하는지의 조명이 원걸 보다는 박진영에게 포커스가 많이 맞춰진 것 같았다. 그러고 나니 나오는 말은 해당 게시판에 박진영을 위한 방송이었냐는 조롱조의 글들이 올라오는 것이다.

원더걸스만을 위한 방송이어도 좀 이른 감이 있는 방송이었다. 그런 방송에 애써 박진영이 나와서 방송분의 몇 할 이상을 배정 받아 가면 호흡을 하고 자신의 얘기들을 섞어서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를 2차원 적으로 봤을 때에는 감동을 받겠지만, 곱게 보지 않는 입장에서 봤을 때에는 도무지 빠져 나올 수 없는 2PM의 논란거리 속에서 원더걸스가 다시 방패로 쓰여졌다는 것에 대한 의구심은 해결할 수 없을 듯하다.

그래서인지 원더걸스의 이번 출연은 생뚱맞다는 생각이 든 이유다. 원더걸스 그녀들이 고생한 것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그것으로 볼 땐 대단히 성공적인 방송이다. 하지만 약간 방패성으로 쓰여진 것 같은 시선으로 봤을 때에는 오히려 그녀들을 위해서 안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이 든다. 소모적으로 미리 쓰여진 것 같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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