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킥, 소나기 같은 사랑의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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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인기가 많았던 <지붕뚫고 하이킥(지붕킥, 하이킥)>이 이제 3회 분을 남겨둔 채 막방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러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곳에서도 헤어짐의 아픔을 겪어야 하는 커플들의 아픔은 시리도록 아파보이는 것은 또 어쩔 수 없다.

바로 이 헤어짐은 말 그대로 처음 기획된 의도가 아닐까 생각이 되기도 한다. 그동안 여러 복선으로 헛갈리게 만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처음 계획이 된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마무리를 지려고 하는 감독의 연출이 눈에 띄는 때가 아닌가 한다. 세경과의 관계를 가지고 있는 두 사람의 인연, 그리고 삼각 사랑을 그린 이들의 로맨스도 이제 끝맺음을 하려는 듯 준혁의 마음이 무너져 내린 회가 지나갔다.

준혁은 그렇게도 짝사랑 했던 세경에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프로포즈를 하려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기다렸지만 좋게만 풀릴 줄 알았던 자신의 생각과는 달리 세경에게 헤어짐의 말을 듣게 된다. 이제 아빠가 돌아오면, 그 때 같이 이민을 간다는 그녀의 말에 마음속에 준비해 놓았던 그 모든 사랑의 마음은 산산이 찢어지고 만다.

어릴 적 읽었던 '소나기'와도 같아..
이 여린 사랑의 스토리를 가진 각자의 사랑은 마치 순애보적인 사랑이기도 했지만, 왠지 '황순원의 소나기' 작품을 보는 듯 한 착각을 일으켜 준다. 그 어린 소년 소녀의 풋풋한 사랑이야기가 그려진 가녀린 사랑에 가슴 절절한 아픔을 우린 읽어서 지금까지 머리로 그 장면들을 잊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런 사랑이 소설에서 나오는 이야기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기에 황순원의 '소나기'는 소중한 이야기로 남는 것일 것이다. 단지 이 시트콤 드라마인 <지붕킥>에서 표현이 되었다고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도 아니요.. 그것은 바로 우리들 모두가 겪은 그 말 못할 아름다운 사랑들이 보여서가 아닌가 한다.


김병욱 PD는 이전 인터뷰 화면에서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준혁과 세경의 러브라인은 우리가 어릴 적 한 번쯤은 겪었던 아련한 사랑의 기억을 그리고 싶었다. 풋풋하고 청순한 사랑이 바로 이들이 보여주는 로맨스였다는 것이다. 누구보다도 다른 사람이 아닌 김병욱 PD가 겪었거나, 주위에서 느낀 그 감성이 여린 사랑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둔 것인데 이것은 정말 칭찬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해 줘도 모자를 판이다.

어릴 적 선생님을 짝사랑하고, 전학 온 아이를 사랑하다 다시 전학을 간다고 하는 일은 없을 것 같아도 너무 많은 스토리이다. 그 어린 사랑들은 완성이 되지 못한 채 이유도 여러 가지로 헤어짐을 맞는다. 지붕킥에서 표현이 된 것은 그 어릴 적의 외기러기 사랑, 가슴 아픈 여린 사랑, 말 못 할 사랑을 하는 준혁의 마음을 통해서 그 애절함을 느낄 수 있다. 준혁이 짝사랑 하던 세경도 이별의 방법이 외국으로 가는 것이다. 참 웃기는 것은 바로 우리들 어린 시절 충분히 주변에서 봐 왔던 스토리가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다.

왜 이렇게 이들의 짝사랑이 애달픈지는 그 이루어지지 않는 가슴 시린 사랑이 보는 사람조차도 아프기 때문일 것이다. 준혁은 소나기에서 느꼈던 그런 사랑을 세경에게 갖고, 세경은 지훈을 향해서 소나기 사랑을 한다. 그들의 아픈 시린 사랑은 마치 맑은 날 지나가는 소나기에 맞고 난 사랑처럼 한 줄기 아름다운 빗자국으로 가슴에 남아 있게 된다.

성장을 해서 자신의 어린 시절의 기억 속 아름다운 사랑을 생각하면 왠지 황순원의 소나기에서 그려진 '소나기 사랑'처럼 한 번은 꼭 맞고 지나가는 성장의 사랑이 아닌가 싶다. 그 부분을 김병욱 PD는 섬세하게 그려낸 것이 너무 마음에 드는 것이다.


인나 - 광수의 '순애보 사랑'도 있다.
비단 이들만의 사랑이 가슴 아픈 것만은 아니다. 바로 이번 회에서는 미래에 다시 만나보려는 마음이 표현이 된 인나와 광수의 로맨스도 참 슬프게 그려졌다. 화면으로 보인 그들의 사랑 또한 애절했다. 헤어짐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연인이 잘되기만을 바라는 광수의 마음이 아파보였고, 자신을 그렇게 떠나보내는 광수의 마음을 아는 인나의 그 슬픈 얼굴은 잊혀지지 않는다.

비유를 통해서 보자면, 세경-준혁의 사랑은 '소나기 사랑'이라고 표현할 것 같다. 그리고 인나-광수의 사랑은 '순애보 사랑'이 어울릴 것 같다. 내 마음은 아프고 찢어지는 것 같아도, 나와 있을 때 보다 더 행복할 것 같은 그 마음에 그녀의 행복을 위해 자유롭게 하늘로 놓아주는 광수의 사랑은 능히 '순애보 사랑'에 버금가는 또 하나의 가슴 시린 사랑이 아니었나 싶다.

김병욱 PD의 이 세세하고 섬세한 연출력은 마술을 부리는 것 같다. 어설픈 로맨스영화 보다 시트콤에서 보여주는 그 작은 사랑이 더 애달프고, 아름답게 보이게 한 것은 참 대단하다고 밖에 말 할 수밖에 없을 것만 같다. '소나기 같은 사랑', '순애보 같은 사랑'을 느끼게 해 준 이번 방송은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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