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와, 박한별이 기억한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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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밤 부동의 1위 예능 <놀러와>에는 '결혼하고 싶은 여자'라는 주제로 세 명의 풋풋한 젊은 여성들이 나와 재미를 한껏 뽐내고 갔다. '박한별', '유인나', '윤은혜' 이 세 명의 꽃띠 여성들이 주는 재미와 그에 반대되는 이미지의 젊은 개그맨 여성팀이 조직이 되어 서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펼쳐내며 웃음을 주었다.

개그맨 여성팀으로는 예능에서 가장 조연 역으로 훌륭히 역할을 수행하는 '김나영', '정주리', '장영란'이 팀을 이루어 꽃 같은 여성 배우들을 견제(?)하기 위해 나와서 말발 대결을 벌인다. 때로는 말이 안 될 것 같고,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특유의 개그맨 끼를 앞세워 웃음이 넘치는 춤과 애드립으로 맞선다.

여배우 팀은 사실 영화 홍보를 위한 출연(마이 블랙 미니드레스)이었다고 봐도 상관없겠지만, 이제 홍보가 없는 예능 출연도 뭔가 어색할 수도 있으니 받아들이고 보며 그들만의 기획력, 아니 스토리텔링에 빠져들어 본다. 아무리 홍보성 출연이라고 해도 내용이 없는 인사성 출연보다는 "놀러와표 기획"이 있는 것은 뭔가 달라도 확실히 다르니 재미가 더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번 <놀러와>에서는 의외의 말이 귀에 들어와 약간 묘한 기분이 들게 했다. 아니 어찌 보면 지금 가장 이슈가 되었던 '김인혜 교수'의 일과 일맥상통하는 일은 아닌가 하는 기분에서라도 출연자의 말이 귀에 쏙 들어오게 된다. 바로 박한별의 말 중에 그녀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의 '황정음'에 대한 이야기였다.

유재석과 김원희가 진행하는 파트 중에 '눌러줘요 컴온'이라는 부분에서 질문이 하나 나간다. '내 운명을 바꿔놓은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라는 질문이었다. 그 말에 '박한별'은 '얼짱이라는 말이 생겼을 때'였고, 그때 인생이 확 바뀌었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당시에 자신이 아닌 친구가 그저 반 친구들 앨범의 증명사진을 올려놓았는데 그것이 계기가 되어 자신이 유명해진 것에 대한 추억이야기였다.

그런 박한별의 과거 시절의 특유한 이력은 그녀가 '리틀엔젤스' 출신이었고, 그녀와 같이 활동을 했던 또 한 명의 스타가 있었으니 그녀는 '황정음'이라는 것에 궁금증을 가진 진행자가 묻게 된다. 같이 활동을 했는데, 당시 황정음은 어떻게 기억이 되는지에 대한 물음이었다.

박한별이 기억하는 황정음은 특이한 소녀였다. 어린 소녀로 활동을 같이 시작했지만, 선배 언니들로부터 겪은 대우는 너무나 달랐다고 한다. 평범하고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자신과는 달리, 당시 진짜 예쁘게 생긴 정음이는 튀는 외모로 인해 선배들로부터 질투를 받기도 했다고 한다. 때로는 선생님도 정음이와 똑같이 잘못을 해도, 잔뜩 주눅 든 자신보다는 새초롬한 정음이를 때렸다고 말한다.

그렇게 얻어맞아도 희한하게 정음이는 꼭 귀 뒤로 머리를 넘기면서 앞에 있는 거울을 쳐다보며 자기 자신을 보고는 했다고 한다. 그러면 선배들도 당황하고 그런다고 말을 끝낸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녀가 어린이 무용합창단(리틀엔젤스)에서 활동을 했다는 것보다도, 그녀가 기억을 해 낸 어린 시절의 '황정음'이 당연하듯 얻어맞은 행위에 대한 부분이 자꾸만 머릿속을 되뇌게 하고 기분을 나쁘게 한다.. 그냥 가볍게 듣고 웃으며 넘길 수도 있는 문제라고 하지만 현재 가장 이슈가 많이 되는 이야기와 연관이 되니 또 그렇게 하기는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김인혜'교수의 파면과 맞닿아 있을 수도 있는 이 말은 가만히 생각해 보면 굉장히 기분이 나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작아 보이는 일은 바로 이 사회의 과거 문제이기도 하지만, 가장 최근의 일이기도 하다. 뉴스를 보면 심심치 않게 터져 나오는 아동학대 모습에 울분을 터뜨린 경험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 황정음 또한 박한별과 함께 어린이 무용합창단을 다니면서 모르게 받은 폭력에 대해서 힘없이 당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 또한 화가 날 일이 될 것이다.

비단 이 문제는 '김인혜 교수'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 사회 곳곳에 퍼져있는 일들인데 문제가 제기되니 그 한 사람에게 포커스가 가는 것일 게다. 그렇지만 그 사람이 잘못이 없다고는 말을 못 하겠다. 내가 생각하는 학교 폭력은 작으나 크나 그것은 폭력이라고 생각하기에 아무리 교육적인 체벌이라고 해도 용서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마녀사냥이라고 하는 시선도 있을 수는 있다. 너무 한 사람의 입장은 들어보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그녀가 답한 말 중에 '교육적인 체벌 행위 정도였을 뿐'이라는 말에 실망감을 감추지 않을 수 없었다. 교육적인 체벌의 행위가 머리끄덩이를 잡아당기는 수준이라면 이것은 분명 큰 문제이며, 그것이 변명으로 커버가 될 문제가 아님을 느낀다.

교육적인 체벌은 상식에서 이해가 되는 수준에서 이루어져야 누구라도 인정을 한다. 회초리를 대는 것과 뺨을 때리는 차이는 엄청난 차이다. 머리끄덩이를 잡고 내동댕이치는 것과 등 부분을 치는 것이 가혹하게 느껴졌다면 그것은 교육적인 체벌이 아닌 폭행일 뿐이다.

박한별이 기억하는 황정음의 옛 기억은 튀는 외모와 행동을 가진 아이였다. 그런 아이가 단지 약간 미운 짓을 했다고는 하나 혼을 내기 위해 날린 뺨 때림은 훈계가 아닌 폭행이었음을 느낀다. 그와 똑같지는 않지만, 어찌 보면 똑같을 수밖에 없는 김인혜 교수의 파면 건은 우리나라의 교육 문제의 폐단 부분을 보여주는 일이 될 것이다. <누구를 가르치고, 존경을 받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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