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돈 강연, 그여서 더 멋졌던 답변은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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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돈이 한강 플로팅 스테이지에서 열린 S20 청춘페스티벌에 참가해 강연을 했다. 그가 이야기 한 주제는 '청춘 듣고 있나?'라는 강연이었고, 방황하는 젊음들은 그의 강연에 무척이나 즐거운 한 때를 보내며 그의 한 마디에 큰 반응을 보였다.

청춘페스티벌에 참석한 정형돈은 다른 강연자와는 다른 방식의 강연을 펼쳤다. 초대된 여러 가수와 각계의 유명인사들은 자신의 과거를 비춰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비전 공유를 위한 이야기를 했고, 정형돈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한 가지 달랐던 것은 토크 형태의 이야기쇼를 통해 풀어가는 방식을 택했고, 여지없이 그의 존재감은 미친 듯 쏟아져 나왔다.

그에게 질문된 이야기는 인기만큼이나 많은 편이었다. '결혼한 것은 후회되지 않는 일이냐?'는 질문에, "아! 글쎄요. 이곳(여의도)이 집과 가까워서 이야기를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음.. 대답하기 곤란한데요. 음! 벌써 이 정도면 재밌는 상황 아닐까요? 말 잘 해야 되는데"라며 장난식으로 우물쭈물하는 모습은 웃음을 주었다. 이어 "지금까지는 강추다. 하지만 앞으로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며 여전한 웃음을 주게 된다.

이런 개그는 사실 개그맨이니까 자주 보여주는 말들이기도 하고, 뻔히 어떤 답이 나올 줄 알면서도 질문하는 형태의 유도질문이기도 하다. 여기에 무미건조하게 '네 잘 살아요'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들의 애드리브는 당연히 웃음을 유발하는 답변이 나오게 되기 마련일 터. 역시 정형돈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또 그였기에 달랐던 한 마디는, "함께 걸어가는 심리적인 안정감이 있어 더 좋고, 아내와 함께 미래지향적인 모습으로 자신을 만들어 갈 수 있어 좋은 것 같다"라는 말은 왠지 장난스러운 모습의 개그맨이지만, 무척 깊게 생각하는 사람이란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청춘들의 미래를 향한 고민들에 등장하는 것은 스타연예인의 과거를 보며, 뭔가를 배워 나갈 수 있는 것을 찾는데도 그 의미가 있듯.. 정형돈의 과거 직장 S전자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S전자를 6년 넘게 근무하다가 그만둔 이유는 어떻게 되는가?'라는 질문에.. 정형돈은, "부서에서 본 12년차 선배의 모습이 마치 내가 걸어갈 미래의 모습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있었기에, 그 모습이 내 모습이 될 것 같고.. 그것은 좀 아니라고 판단하여 그만 둔 것이다"라고 말했다.

당시 그만두려 할 때 선배들의 말이 더욱 더 자신의 미래를 설계해 나가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선배들은 그에게 '네가 무슨 개그맨을 하느냐'라는 호된 채찍질을 했고, 그런 자극에 더 강하게 미래를 설계할 수 있었다는 말은 그의 성격을 말해주는 대목이 되었다.


<무한도전>에서 생긴 옛 별명과 역할에 대한 질문에서 그의 면모를 느끼게 해주는 한 마디가 그토록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았다. 한 때 그도 웃기지 못하는 개그맨으로서 갖은 고생을 다한 때가 있었다. 일명 '어색한 뚱보', '웃기는 것 빼고 다 잘하는 안 웃긴 개그맨' 등 그를 대표하는 말들이 그를 따라 다녔었다.

그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고, 정형돈은 능숙하고도 위트있게 분위기를 맞추어 나갔다. "물론 그런 캐릭터가 생겨났고, 자신이 더 웃길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조화를 위해서다. 그 캐릭터를 살리려 희생을 해야 하는 것이라면 힘든 시기도 이겨낼 줄 알아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라는 말을 해 놀라움을 줬다.

정형돈이 답변한 것 중에 그를 더욱 돋보이게 한 답변이 바로 이 부분이었다. 그의 말 속에 담긴 뜻을 보면 '개인의 욕심이 전체의 분위기를 갉아먹을 일은 하지 말자'라는 뜻이 담겨있기에 그가 새로워 보이게 된 계기가 되었다.

충분히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튀려 노력할 수 있지만, 전체가 앙상블을 이루어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데.. 그저 자신의 욕심만 채우며 좀 더 유명해지고 싶어서 튄다면 그 프로그램과 조직은 제대로 굴러가지 않을 것을 그는 정확히 꿰뚫고 있었기에.. 자신을 죽여가며 상황에 맞춰 지금의 위치까지 초석을 다지게 된다.

그런 그의 말이 왜 지금에 와서 그토록 안정된 존재감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답변이 되는 시점이 된다. 청춘페스티벌이 진행이 되는 순간순간 애드리브도 작렬하며 분위기도 한껏 무르익게 된다. 진행자의 질문에서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었던 지드래곤에 대한 질문에는, 예민한 시기의 문제기에 "지금 그 얘기를 해도 됩니까?"라는 능숙한 애드리브로 분위기를 모면해 가는 것도 일품이었다.

참석한 관중의 질문 중에, 자신은 '한계'를 많이 느낀다. 정형돈 씨는 한계를 느낀 적이 없는가에 대한 질문도 그에게 이어졌다. 하지만 정형돈은 현명한 답변을 내놓았다. "'한계'를 굳이 정해 놓을 필요가 어딨겠는가! 한계를 생각하지 말아야 할 것 같다"며 좋은 답변을 낸다.

그토록 옳은 소리가 또 어딨겠는가! 이 세상에 한계란 것은 스스로가 느끼는 압박과, 스스로 정해놓는 기점임을 누구보다 그는 알고 있었다는 점에서 왜 그가 지금 안정적으로 미래를 열어 가는지를 느끼게 해 줬다. 진행자의 애드리브가 혹시 "유재석 씨가 한계는 아닌가"라는 말도 있었지만, 정형돈은 "그 분은 건드리면 안 되는 존재십니다"라며 웃음을 준다.

진행자가 이야기를 한 것은 정형돈이 궁극적으로 미래를 열어가는 최종 단계에서의 한계가 유재석의 현 위치가 되지는 않겠는가! 라는 질문이었는데, 언론에 보도가 된 것은 "유재석이 한계에 부딪친 것은 아니냐"라는 식으로 잘못 보도가 되었지만, 정형돈은 그와는 별개로 그(유재석)를 하느님과 동격의 위치인 '유느님'으로 여기는 행동을 하며 웃음을 주게 된다.

한계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단체에서의 자신의 위치가 어떠한 위치가 되어야 하는지.. 항상 생각하며 실천해 가는 그의 모습이 지금의 정형돈을 만들어 낸 것 같아서 그가 돋보인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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