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명수에게 40년의 추억을 선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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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이 박명수에게 없었던 40년의 추억을 고스란히 선물하였다. 유독 어린 시절 친구와 같이 놀지 못했던 박명수는 늘상 무한도전 멤버들이 노니는 곳에 잘 묻어나지 못하는 위치의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린 시절 놀이에 익숙한 타 멤버들에 비해 유독 박명수는 그런 놀이를 알지 못하는 탓에 끼지 못하는 아웃사이더로 남길 자주 반복했던 것은 시청자에게도 익숙한 모습이었다.

그래서 항상 그는 뭔가 그러려고 하지 않아도 그들과는 떨어져 있는 존재로 보여왔다. 자신이 너무도 태연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외로웠던 어린이', '쭈구리' 등의 별명은 그의 이미지로서는 굳이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 중에 하나였다.

간단한 게임조차 이해를 하지 못하는 박명수는 다른 멤버들과 잘 놀지를 못한다. 그래서 항상 그는 '아버지'라는 별명으로 <무한도전>을 빛낸다. 단순히 아버지의 위치 정도의 무게만 있을 뿐, 그는 역할상 중요한 역할로는 비춰지지 못한다. '버럭하는 이미지', '억지만을 보이는 이미지'.. 그러나 상황극상 쭈그리는 이미지 개그에는 독보적으로 보이는 그. 그는 만능으로 움직여야 하는 타 멤버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위치에 서 있다.

박명수는 다른 멤버들이 평상시 너무 자주 게임에 이용하는 어린 시절 놀이들을 전혀 모른다. 그 시간에 혼자 지내기만을 반복하던 한 아이는 시간이 흐르고, 어느새 자신감이 사라져 다른 아이들과 놀기를 포기하기에 이른다. 한 작은 아이가 다른 아이와 놀 수 있는 조건이라면 그들과 어울려 놀 때 그들이 노는 방법들을 어느 정도 알아야 놀 수 있는데, 다가가지 못하는 시간들이 반복될수록 그는 그것이 어려웠다.

어린 시절의 놀이를 기억하는 현재의 성년이라면, 모두는 기억을 못해도 '다방구놀이, 술래잡기, 고무줄놀이, 말뚝박기, 땅따먹기, 딱지치기,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자치기, 숨바꼭질, 비석치기, 얼음땡, 오재미, 망까기, 팽이치기, 썰매타기, 사방치기, 연날리기, 제기차기'등 그 수를 헤아리지 못 할 정도의 많은 놀이문화를 조금씩은 기억을 할 것이다.

그런데 유년시절 남들과는 다른 생활을 해야 했던 '박명수'는 그런 게임을 알지 못한다. 단순한 게임은 알지만, 여기서 더 발전된 '007게임' 등의 약간 복잡한 게임은 더더욱 알기란 어렵다. 그래서 그는 항상 다른 멤버들과의 놀이에는 자신이 없는 듯 어릴 적 쭈그리고 있던 그 모습을 보여주기만을 한다. 그런 그에게 <무한도전>은 추억의 놀이 문화에 박명수를 억지로라도 끌어들여 추억을 선물한다.


어릴 적 친구가 없었다는 박명수는 그런 모습들과는 달리 친구들에게 돈을 많이 쓰며 어울려 다녔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표면적인 친구들과의 우애는 단지 무엇을 사주면 같이 다니는 이기적인 우정이었기에 진정한 우정을 나눌 수 없었고, 또 그렇기에 그들과는 좀 더 깊은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진정한 놀이를 경험하지 못한 듯하다.

이번 <무한도전>에서 어찌 보면 게임의 룰을 이해 못하는 멤버는 두 명 정도였다. 박명수를 제외하면 '노홍철'일 텐데, 또 노홍철이 타 멤버와 놀지 못하는 일은 없다. 노홍철은 전자 게임의 시대에 살았지만, 기본적으로 다른 아이들과의 놀이에 자연스러웠던 노출도가 있었기에, 멤버들의 놀이 흐름만을 보고도 빨리 놀이의 룰을 캐치해 내어 금세 한 무리에 속하는 탁월한 환경 적응력을 보여준다.

노홍철과는 달리 박명수는 그런 놀이에 밝지 못한 처지에 있었던 시절을 보냈던 탓일까! 박명수는 적응력 면에서는 빵점이라고 할 정도로 다른 멤버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지금까지 그런 면은 많았기에, 평상시 자주 만나는 멤버들조차도 잘 만나려 하지 못했던 것으로 비춰진다.

그런데 한 가지 박명수를 보면서 요즘 아이들을 생각지 않을 수 없었다. 공교육과 사교육을 비롯하여 수많은 교육에 찌들어 사는 그 아이들에게 과연 추억의 게임들이 몇 가지나  존재할지 말이다. 요즘의 놀이문화는 없어도 너무 없는 것이 현실이다. 가끔은 TV를 보는 아이라면 '꿍꿍따'나 '디비디비딥', '손병호게임' 등을 익혀왔겠지만, 보다 많은 게임들을 알지는 못한다. 전통의 게임이라 불릴 정도의 게임들은 더더욱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박명수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쭈구리 생활을 하고 그들에게 다가설 수 없었지만, 요즘 아이들은 놀지 못하는 생활 등을 했기에 더욱 그런 놀이 문화에 접근을 못하는 처지에 이를 수밖에 없다. 개인화된 사회가 되어가고 더욱 이기적인 사회로 변해가는 이 시대는 점점 웃음이 사라져 가는 시대가 되어간다. 놀지 못하는 아이들이 사는 사회, 놀 것이 없다고 하는 사회는.. 우리 이전 세대들의 못 먹고 못 사는 시대보다 훨씬 더 가난한 현실을 살아가게 하고 있다.

<무한도전>에서 보인 '데덴찌'라는 게임이 비록 지역적으로 룰에서 차이가 날지 모르지만, 전국적으로 유행하던 게임이란 것에는 이의가 없을 정도로 많이 퍼진 게임이었다. 부르는 용어에서도 다른 '데덴찌', 테덴찌', '덴디' 등이었지만 그 말이 무엇이 중요하랴. 노는 방법은 조율만 하면 언제든지 놀 수 있는데 말이다. 그런데 어찌 됐던 '박명수'처럼 타인들과는 다른 생활을 했던 사람들이 현재의 사회를 살아가고, 커 가고 있는데.. 그들이 커서 과연 타인들과 잘 어우러질지는 회의적으로 밖에 보일 수 없다.

그런 룰을 이해 못하는 어른들이 모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위원들은 그 간단하고 재밌는 추억의 게임들 속에 벌칙도 과하다고 하여 제재를 하는 판국이다. 그들은 이런 게임들을 이해하려 하지도 않고, 이해도 못한다. 단지 하나의 행위만을 보고 과하다 과하지 않다 판단하며 자로 잰 듯한 판결만을 내려 그들을 옭아맨다.

요즘들어 웃음을 잃고, 타인들과의 생활 속에 녹아있는 농담 요소도 이해를 못하는 어른들은 툭하면 고소를 일삼고, 이런 프로그램에도 제재만을 하기에 바쁘다. 제일 큰 문제는 타인과의 어울림을 못한 문제가 커 보인다. 어린 아이들이 작은 놀이도 하지 못하고 성장한 사회, 그 룰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 어른들이 모여 있는 사회는 그만큼 냉정하고 비정한 사회로 돌아가게 마련이다.

박명수에게 없던 30년 치의 추억을 쌓아주는 일은, 현재 박명수를 넘어 정치를 하고 있는 어른들에게도 알려줘야 하는 추억의 게임이며 룰이다. 그리고 이 사회를 받쳐 줄 아이들에게도 필요한 놀이의 추억은 이어져야 한다. 단지 학습만이 그들을 올바르게 크게 해 주지는 못하는 것을 작게나마 알 수 있는 지표가 된 것이 무한도전 속의 메시지가 아니었나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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