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소년 코드박, 신선한 퓨전 장르 예능에 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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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과 다큐멘터리를 조합한 ‘다큐시트콤’의 예능 프로그램 <미래소년 코드박>이 파일럿으로 편성이 되어 첫 방송을 했다. 매번 설이나 추석이 되면 파일럿 프로그램이 선 보이는데, 이번에도 여러 파일럿 프로그램이 선 보여 시청자들의 반응을 엿 보았다.

그 중 단연 눈에 띈 파일럿은 <미래소년 코드박>이었다. 저녁 10시가 넘은 시간 MBC에서 전파를 탄 이 예능은 정규시간대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명절 가족이 고향에 모이는 시간이다 보니 무거운 다큐멘터리와 시사를 편성하기는 힘들었을 테니, 이 프로그램을 넣은 듯싶다.

하지만 ‘다큐시트콤’의 성격을 띤 이 프로그램은 의외로 탄탄하고 신선한 모습으로 중무장을 했다. 한 두 가지만 다듬어도 당장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을 해도 될 정도로 기획에서는 나무랄 때가 없었다. 그 옛날 <테마게임>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무리 없이 시청이 될 반가움까지 가져다 주는 형식이기도 했다.

이 예능 <미래소년 코드박>의 경우는 스튜디오에서 미리 제작된 영상을 보고, 우리가 나누어야 할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방식을 택했다.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대화를 나눌 것을 ‘코드’로 엮어서 시트콤으로 제작하여 영상을 보게 하고, 그 영상을 보고 난 이후에 스튜디오에서 심화토론을 하는 방식을 택한 것은 실험적인 포맷으로 합격감이었다.

거기에 시트콤적인 드라마 속에 다큐 형식의 내레이션을 삽입하여 성우로 하여금 메시지를 전하거나, 직접 출연한 개그맨 연기자들이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을 겸했다. 뿐만 좀 더 전문적인 이야기를 극에 삽입하기 위해서 선택한 방법이 전문가를 직접적으로 극에 투입시켜 카메오 역할을 하게 한 것은 신선함 그 자체라 평가를 할 만 했다.


한 코드당 런닝타임을 3, 40분 배정하여 두 코드를 해결해 보는 과정이었는데, 그 첫 번째 두 가지의 주제는 ‘오피스 와이프’와 ‘인센티브’에 대한 화두였다.

시대가 발전하면서 생긴 안 좋은 문화라고 인식이 되는 이 두 문제에 대한 것은 가장 친밀한 주제거리였다. 어느 시대가 아닌, 현 시대에 벌어지는 일을 공론화시켜서 다루어 보고, 좀 더 좋은 길로 유도를 해 보자는 기획은 더 없는 새로움일 수밖에 없어 보였다.

‘오피스 와이프’라는 신용어가 생길 정도로 문화의 돌연변이 현상이 생기는 것은, 이 문화가 그리 합리적으로 돌아가지 않음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계기라 해야 할 것이다. 고물가 시대에, 각 가정 풍경을 돌아보면 부부 모두 맞벌이를 해야 하는 구조다.

이 구조 속에서 생기는 부작용이 바로 ‘오피스 와이프’, ‘오피스 허즈밴드’라는 것이다. 아침에 기상을 해서 퇴근하기 까지 하루 보통 10시간에서 15시간을 근무를 해야 하는 노동 여건은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견고하게 하지 못하는 문제점으로 작용한다.


세상 그 누구보다 격이 없고, 모든 것을 나누어야 하는 부부가 막상 가정에서 함께 하는 시간은 잠을 포함한 10시간 내외의 시간들이다. 잠자는 시간 최소 5~6시간을 뺀다면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될 정도로 교류가 없는 시간이 된다.

그렇다고 그 시간에 충실히 부부가 대화를 하고, 같이 정을 나눌 시간만을 가질 수는 없는 법. 현실은 또 그런 이상의 시간들을 제공해 주지 않는다. 퇴근하면 피곤하고, 피곤한 상태에서 아이와 잠깐이라도 시간을 보내고 나면 파김치가 되어 잠에 골아 떨어진다.

남편이나 아내가 일을 하고 돌아오면 자신과 함께 할 수 있는 가족들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될 만하다. 비교적 여유있는 일을 하는 이라면 몰라도, 이 사회 대부분의 구성원들은 그 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남녀 부부 모두는 가정이란 돌아갈 집 정도이지, 행복함이란 꿈꾸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가족을 떠나 회사에 출근하면 자신과 수년간을 머리를 맞대고 일해야 할 동료들이 존재한다. 그 중에 여성과 남성들은 가정에서 이루지 못한 작은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오히려 가정에서 느끼는 소소한 배려와 행복감을 상대 이성들에게 찾는 경향이 생긴 것은 바로 이런 사회적 구조의 부작용 때문이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해결할 길은 없는가?를 같이 이야기를 나눔으로 공론화 시켜 이야기를 해 해결해 보자는 프로그램의 의도는 칭찬을 아낄 수 없는 좋은 기획이리라.

모든 것을 이 예능에서 풀어줄 수는 없다. 하지만 원론적인 내용이라도 마음 속으로 꽁꽁 숨기고 아파하고, 외로워하며 이어지는 방황을 막아보자는 의미에서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은 의미상. 그리고 현실상 무척이나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내 집에서 겪는 이야기들이 건넛집에서도 일어나고 있고, 이런 이야기들을 밖으로 끄집어 내어 좀 더 많은 이야기들이 나올 때 개선의 방안들은 집을 떠나 회사에서도 이야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예능과 다큐를 잘 배분해 낸 <미래소년 코드박>은 정규 프로그램감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극적인 요소는 합격감이었지만, 진행상 지독히도 예능적인 여성 MC의 가벼운 ‘야~ 너!’라는 언사들은 그렇게 신뢰를 줄 수 없는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차라리 ‘박수홍’과 한 명의 예능감 있는 여 아나운서를 메인으로 쓰고, 패널로 남녀 혼성비를 잘 조정한다면 프로그램이 대중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조건은 희망적이라 해야 할 듯하다. 지난 <테마게임>의 장점과, 메시지를 유연하게 전해줄 수 있는 ‘다큐시트콤’으로 <미래소년 코드박>은 충분히 놀라움을 가져다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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