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은지원 초딩졸업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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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잖이 부담스러웠던 모양이다. 자신에게는 최고의 캐릭터를 준 ‘초딩’이라는 수식어가 말이다. 그에게 있어서는 더 없이 좋은 캐릭터로서 ‘은초딩’은 인기를 보장하는 흥행 코드였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초딩이라는 그 캐릭터는 너무나 크고 깊은 이미지로서 그를 괴롭힐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한 방송용 캐릭터였다.

그는 예능인이기 전 명확한 노선이 있는 ‘가수’였다. 아이돌 출신이라고 하지만, 몇 안 되는 실력파 힙합 가수로서 예능에 나가면서도 동시에 노래를 불러야 하는 가수인데, 사람들의 인식에는 영원히 ‘초딩’ 캐릭터 범주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안타까움이 존재해 왔다.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에게 쏟아지는 그런 행운과도 같은 관심의 방송용 이미지는 예능에서는 무한 도움을 줬지만.. 예능이 아닌 자신의 본 영역의 가수로서 실력을 보여주려 할 때는 동시에 방해가 되는 요소이기도 했다. 남들은 그런 캐릭터를 갖고 싶어도 못 가져서 안달이 난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런 행운과도 같은 기회를 얻은 이가 늘 행복한 것만은 아닌 것은 오히려 그의 입장이 되어 보면 알 듯하다.

실력만을 보여주려 노력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도 자신이 제대로 된 감성을 전해줘야 하는 가수영역에서 조차 그 초딩 캐릭터에 함몰되어 제대로 된 감정을 전하지 못할 때에는 꽤나 큰 스트레스로 다가올 만한 일이었을 것이다.

대중들, 특히나 어린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는 ‘은초딩’ 캐릭터는 무엇보다 그들에게 다가가는 요소로 최고의 친화적 캐릭터였다. 하지만 그 캐릭터가 무척이나 괴로움을 줄 때는, 아이들이 생각하는 자신의 존재감을 느낄 때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은초딩’ 캐릭터를 방송용 이미지만으로 생각지 않고, 동년배의 감성을 가지며 접근하여 다 큰 어른에게 ‘은초딩’이나 ‘은지원’ 이름을 아무렇지 않게 친구처럼 불러대며 접근을 한다.

예능 <1박2일>을 통해서 그가 보여주는 천재적인 이미지는 더더욱 어린 아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요소가 된다. 자신들과 비슷하다 생각하는 ‘은초딩’ 캐릭터가 다 큰 어른을 제압하는 결과를 보여줄 때에는 묘한 쾌감을 느끼며 마치 자신들이 이긴 것처럼 동화가 되고는 한다.


물론 이런 관점이 단지 어린 아이들의 시청층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성년 층의 시청자들 또한 개구쟁이지만 뭔가 중요한 게임이 있을 때에는 천재적인 감각을 보여주며 역전을 하는 그의 모습은 완전하지 못한 이가 게임에 우승을 하는 것 같아서 오히려 더한 쾌감을 얻고는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인기를 보장하는 ‘초딩 캐릭터’가 <1박2일>을 벗어나면 자신을 옭아매는 캐릭터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1박2일>을 벗어나면 사람들의 인식이 변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서라도 사람들은 그 이미지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현상은 ‘은지원’에게 꾸준한 스트레스거리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그가 견지하는 초딩이라는 캐릭터는 당장의 인기보다는 꾸준한 자신을 생각할 때 버려야 하는 것임을 그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장의 인기라면 남들이 말린 것처럼 그냥 그대로 <1박2일>에 남아서 질리도록 초딩 캐릭터에 안주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은지원’은 어느새 철이 들어 그 부분을 버릴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제 아무리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캐릭터라고 하지만, 그 몰입감 엄청난 ‘은초딩’이라는 캐릭터는 적어도 자신이 더 사랑하는 가수 영역에서의 활동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기에 마뜩찮은 점이었을 것이다. 파괴력이 엄청난 캐릭터 뒤에 숨고 싶지 않아도 숨겨지는 현상은 늘 자신의 노래 앞에 서서 괴롭혔던 것으로 생각이 된다.

그가 지금 당장 인기를 유지해 줄 수 있는 <1박2일>의 손을 놓은 것은 그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에게는 아쉬움으로 남겠지만, 오히려 사랑하는 이라면 그가 선택한 길을 존중해 줄 수밖에 없어 보인다. 그가 선택한 것은 좀 더 자신의 다양한 부분을 알릴 수 있는 성숙된 자아를 보여주기 위함으로 판단이 된다.

‘은지원’의 판단을 응원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스스로 열고 있다는 점에서이다. 당장의 인기를 던질 줄 아는 성숙한 면은 이제 초딩이라는 딱지를 떼어줘도 될 만한 성숙함이라 해야 할 것이다. 박수를 받을 때 떠난다는 말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은지원’의 성숙된 행동에 박수를 쳐 주고 싶다. 단순히 인기를 던진다는 것이 아닌, 편중된 사랑에 심취한 활동을 하고 싶지 않은 또 다른 성숙된 면을 보이는 그의 움직임이기에 더욱 큰 응원을 하는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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