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탑방왕세자, 박유천의 반전연기. 기특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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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연기가 매 드라마마다 비슷하다고 하는 이의 이야기는 적어도 나에게는 들리지 않는다. 그의 연기처럼 다이내믹한 면이 많은 부분도 찾아보기 힘들기에 말이다. 박유천이 TV드라마를 통해서 우리에게 다가 온 드라마는 <성균관 스캔들>과 <미스리플리>. 그리고 현재 방송 중인 <옥탑방 왕세자> 세 작품이다.

이 중 쉽게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성균관 스캔들>과 <옥탑방 왕세자>가 사극 코드가 있기 때문에 비슷한 것은 아니냐! 라는 말을 했지만, <옥탑방왕세자>가 시작되자 그런 말은 말이 안 되는 일로 받아들여지게 됐다. 두 작품 모두 사극 코드는 있으나, ‘옥세자’는 사극 코드가 극소량 사용됐기 때문에 사극에서 나오는 비슷한 이미지가 상쇄되어 비슷한 점이 없어져 갔다.

사극에서 나오는 단순한 말투가 비슷하다가 했던 이들도, 이 드라마가 점차 전개가 되며 보여지는 박유천의 말투가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부분으로 진화 했기에.. 더 이상 그런 말조차 하기 힘들게 됐다. <성균관스캔들>에서는 잘금 4인방으로 까칠한 공자의 이미지를 풍겼다면, <옥탑방왕세자>에서는 그 역할보다도 강한 왕세자로서의 중후하지만.. 현세에서는 철부지 역할로 분명한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그가 <옥탑방왕세자>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연기자의 모습은 세 번째이지만, 세 드라마 모두 다른 뚜렷한 특성을 보여주고 있어 흥미롭다. 그 중 세 번째 드라마인 ‘옥세자’에서 그가 보여주고 있는 큰 특징은 연기톤의 변주를 할 수 있는 연기자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뚜렷하게 선과 악의 캐릭터를 오간 것은 아니지만, 선한 역에서도 보여줄 수 있는 감정의 변화를 통한 많은 이미지의 재생산은 신인 연기자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수준의 똘똘한 면을 보여주고 있어 관심이 간다.


이 드라마에서는 기존 작품의 글 좀 읽고 상황 대처에 빠른 선비 캐릭터를 넘어선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 나라의 왕세자로서 강한 이미지를 가진 그가, 현세로 타임슬립하여 보여주는 면은 허당끼 가득한 면이 태반이다. 그러나 똘똘한 왕세자는 현세에서 빠른 적응력을 보이며 상황 판단을 하고, 점차 빠른 속도로 분위기를 익혀나가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왕세자 이각. 즉 박유천이 이번 15회에서 보여준 반전 연기는 그의 연기력을 한층 더 빛나게 만들었다. 벌써 몇 번의 반전연기를 보인 그가 또 다른 모습으로 캐릭터 변화를 하는 과정은 뻔할 것 같았지만, 절대 뻔하지 않은 면을 보여주어 놀라게 했다.

‘이각’에서 ‘용태용’의 삶을 살아가야겠다고 결심을 하고 그의 인생으로 뛰어든 면에서는 약간의 어색함이 있었지만, 그것은 단지 캐릭터의 특성이었기에 오히려 그런 면이 더욱 시청자들이 빠져들 수 있는 면이 되었다. 하지만 편하게만 살아가게 만들 수 없다고 그를 시기하는 용태무의 방해로 코마 상태에 있는 진짜 용태용이 한국으로 옮겨지며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다.

이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기존 드라마에서 아주 많이 사용된 코드와도 같았다. 가짜 용태용의 역할을 하는 이각이, 진짜 용태용의 삶을 또 한 번 바꾸어 개입하여 들어가는 상황을 만들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뛰어난 신하들과 합작으로 플랜B를 성공리에 마친다.


가장 극적인 장면이 되어준 것은, 혼수상태인 진짜 용태용의 상황으로 가짜 용태용이 뛰어든 장면이었다. 혼수 상태에서 넋이 나간 모습을 연기해야 하는 가짜 용태용이 회사 대표이사에서 잘릴 수 있는 상황에서 깨어나는 설정은 어떻게 보면 뻔할 수 있던 설정이었지만, 박유천은 반전연기를 통해서 그것이 꽤나 놀라운 반전연기가 되도록 만들어 줬다.

이미 용태용의 삶으로 1단계 파고 들어왔지만, 다시 한 번 진짜 용태용의 2단계 삶으로 뛰어든 그가 보여준 넋이 나간 듯한 모습은 놀라움으로 표현이 되었다. 갑자기 정신을 찾은 진짜 용태용의 어설픔을 없애기 위해 어눌한 듯한 말투로 ‘태무 형’이라고 하며 서서히 일어서서 말 하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를 깜짝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초점이 반쯤 풀린 모습으로 형을 부르며 다시 한 번 자신이 알고 있는 용태용으로서 용태무의 잘못을 입증해 내기 위해 활약할 모습은 벌써부터 설레게 한다. 혼수상태에 있었던 기간 있었던 일들을 모른 체 하며, 기존 진짜 용태용의 기억을 지금의 용태용과 잇는 모습을 보여줄 이각의 역할은 무척이나 어렵고도 큰 과제이다. 

하지만 그는 그 연결자 역할을 충분히 해 내고 있어 놀라움을 주고 있다. 박유천은 이 드라마에서 벌써 세 캐릭터를 소화해 내고 있다. 끝날 무렵 그가 보여준 반전연기는 공포영화 <링>급의 서늘함을 보여줬다. 너무도 자연스럽고 다이내믹한 캐릭터를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는 그의 연기는 기특하기 이를 때 없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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