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7, 추억의 향수 타고 와 폭풍 웃음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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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추억을 자극하려면 이처럼 디테일 하게 해야 추억도 생각이 난다고, tvN의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은 옛 추억에 진하게 빠져들게 한다. 하지만 그 과거의 시간들을 마주하는 시청자는 이 드라마가 과거를 그리는 드라마처럼 느껴지지 않을 때가 있다. 분명 배경의 이야기는 1990년대 말 이야기인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배경은 현재와 그리 멀게 떨어진 느낌을 주지 않는다.

드라마가 주는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3, 40대가 살아 온 시대 배경을, 현재의 젊은 세대들이 맡아서 옛 감성을 전해주는 데서 큰 이질감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생소하다는 느낌이 안 든다는 것은 그만큼 배우들이 전해주는 감성이 현 시대의 감성과 옛 감성이 맞닿아 있어 보일 정도로 가까워 보이기 때문이다.

1997년도를 기점으로 앞뒤로 한 1~2년의 이야기들은 2012년 현재 12년에서 15년 사이의 일들이다. 이 이야기는 청소년들에게 아버지와 어머니의 세대 이야기일 것이며,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현 연예계에서 활동하는 아이돌 1세대와 연결된 이야기이기에 그리 멀게 느끼는 옛 시대의 머나먼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데 분명 살펴보면 현 시대와는 무척이나 다른… 아니 굉장히 낯설 수 있는 먼지 나는 옛 이야기이기에 멀어 보이는 이야기 같지만, 그 이야기의 배경은 그리 긴 시간 전의 이야기가 아니다. 시청자들 중에 적어도 25세 이상이면 아이돌 시대를 온전히 다 겪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알 것이며, 그 이상의 3, 40대 성인들은 문화에 관심이 없어도 대충 어떠한 이들이 활약을 했는지를 알 수 있다.


꼭 아이돌의 문화만을 기억해서 이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 반갑지는 않을 것이다. 이 드라마를 대했거나, 앞으로 대할 성인들은 분명 옛 추억을 새록새록 떠올릴 것이다. 그 이유는 너무도 옛 시대의 기억들을 디테일하게 재연해 냈기에 가능한 이유다.

현 2012년은 스마트폰이 컴퓨터 이상의 성능을 내고 있는 최첨단 시대인데, 불과 15년 전인 아이돌 1세대가 활동했던 시기는 PC통신이 혁명이라 불릴 정도로 불리며 생활을 편리하게 했던 시대다. 거기에 삐삐까지. 그 시절은 지금처럼 LCD 모니터란 것을 찾아볼 수도 없었다. CRT모니터의 볼륨감 있는 컴퓨터에서 모뎀으로 흘러나오는 접속 소리 ‘치이익’ 소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향수를 자극한다.

<응답하라 1997>에는 이런 세세한 표현들이 살아 있다. 아주 친근한 그 시절 PC통신을 이용한 추억을 살려준다거나, 국가대표 축구 선수들이 큰 대회에서 일명 ‘똥 볼’이라는 것을 마음껏 차던 시절의 이야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그 시절 아이돌의 인기를 최대한 사실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걸그룹인 에이핑크의 ‘정은지’를 캐스팅하여 아이돌 선배와의 연결 접점을 찾는다. 그리고는 옛 아이돌 스타의 당시 인기와 그를 따르는 빠순이의 특징을 살려 내 그녀가 하는 행동 하나 하나가 싱크로율을 유지하게 만든다. 좀 더 그녀에게 빠져들 수 있는 것은 지역사투리를 쓰는 데서도 도움은 된다.

이 드라마는 현재 1회에 두 개의 이야기를 등장시켜 스토리 라인을 유지한다. 2화에서는 전 회에 이어 3화와 4화가 등장했고 서브 타이틀은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와 ‘페어플레이’를 다루었다.


아이돌 그룹 중 H.O.T를 미치도록 사랑하는 성시원(정은지 분)이 스타를 사랑하면서 빠순이로서의 사명을 다하는 모습은 코믹스러운 상황들로 연결된다. 모두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란 것을 보여주는 장면은 그녀가 무리하게 집을 나서 토니의 사인을 받고 온 이후 아버지 성동일에게 머리카락을 싹둑 잘리는 모습은 설득력을 높여준다.

그 상황에 우스꽝스럽게 변한 머리를 가지고 학교에 등장한 시원 앞에, 서로가 좋아하는 스타가 다른 이유로 다툰 단짝인 모유정(신소율 분)이 자신과 같은 머리를 하고 나온 모습은 예전 모 광고가 생각나는 추억을 되살렸다.

과거 아이돌 시절 젝스키스로 유명세를 탄 은지원은 이 드라마에서 색을 밝히는 캐릭터로 나와 웃음을 준다. 서인국 또한 드라마 <사랑비>를 통해서 많은 가능성을 보여준 이후 이 드라마에서 더욱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의 배경은 1990년대 말이지만, 2012년 현 시대를 살아가는 성인으로서 과거를 생각하는 모습으로 이 드라마는 추억과 향수를 자극한다. 영화 <접속>을 보고 들어와 아이디를 만들려 하지만, 그보다 빠른 이들의 행동 능력에 좌절을 맛봐야 하는 코드도 웃음을 주고, 남의 집에 시킨 치킨이 잘못 배달되어 온 것을 얼른 계산을 하여 먹는 코드도 한 번씩은 있을 만한 이야기이기에 웃음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마냥 웃자고 만든 드라마는 아니다. 매 상황이 코믹하게 그려지긴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묘한 심리에서 오는 진지함과 성시원 가족에게 숨겨있는 가슴 아픈 이야기 또한 진지하게 드라마를 볼 수 있는 기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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