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 새삼 대단하게 느껴지는 이유

신년기획 <런닝맨: 쩐의 전쟁> 편에서도 여지없이 이미지가 생명인 여배우와 남배우가 망가졌다. ‘박신양’, ‘엄지원’ 하면 배우로서  어느 정도 무게감 있는 것이 사실. 그러나 그들은 <런닝맨>에서 만큼은 모든 기존 이미지를 놓았다.

특히나 ‘박신양’은 크게 망가짐이 없는 배우로서 늘 무게 있고, 감성 가득한 연기를 보여주던 배우였기에 망가짐이란 큰 고민일 수밖에 없다. 영화 <약속>, <편지>. 드라마 <쩐의 전쟁>, <파리의 연인>, <싸인> 등. 생각해 보면 그의 이미지는 영화배우로서 각 좀 잡아보겠다고 해도 이해가 될 배우다.

그런 그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명절 특집 <시간을 달리는 TV>에서 싸이 따라잡기를 통해 시쳇말로 병맛 이미지를 심어주며 바뀌는 모습을 보였다. 이때가 그의 변신을 예고하는 때였으리라. 그는 이후 영화 <박수건달>을 촬영해 현재 개봉 상영 중이며, <강심장>을 통해서 밝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자신의 이미지 틀을 깨고 다른 이미지 구축을 위한 몸부림은 이제 <런닝맨> 출연까지 이르렀고, 출연해서 난감한 표정을 보여주긴 했지만, 곧바로 적응하며 큰 웃음을 선사했다.


그가 이렇게 망가질 수 있었던 <런닝맨>은 따지고 보면 무게 좀 있는 배우가 출연하기 가장 껄끄러운 예능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다. 일반적으로 토크쇼를 통해서 이미지를 이어 나가도 될 배우들이, 굳이 예능에 나와서 몸을 막 굴려 가면서 이미지를 가볍게 만든다는 것은 피하고 싶은 것이 당연지사.

하지만 박신양은 마음 놓고 망가졌다. 그가 보여줄 수 있는 가벼움의 끝까지 다 보여준 듯했다. 가지런히 헤어스타일을 하고 온 것은 곧바로 주차장 물놀이를 통해서 구겨졌고, 하하와 개리의 춤 유도에 호응하며 춤을 추는 모습은 서서히 자신을 놓는 단계의 모습으로 비쳤다.

박신양을 포함한 무게감 있는 배우들은 영화판에서 온갖 고생을 해 봤을 테지만, 그것은 예술이기에 거리낌이 없을 게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예능판을 두고는 생각이 바뀔 수도 있다. 고매한 배우로 사는 이들에게는 바로 이곳이 지옥이나 다름없을 수도 있으니! 그 생각으로 본다면, 어쩌면 <런닝맨> 같은 버라이어티 예능은 수준 낮은 곳으로 여겨 피할 수도 있으리라.


그런데 웬 걸! <런닝맨>은 배우들도 이제 피하지 않는 곳이다. 자신을 모두 놓아도 시청자들이 그들을 이해하고, 또 하나의 영역에서 충실한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우리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친근감을 준다고 생각하니 거리 없이 받아들이고 그들을 친근하게 받아들인다. 단지 친근함이 아닌 이미지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으로 최고인 프로그램이 된 것은 피할 이유도 없게 만든다.

그래서 한효주, 고수, 박신혜, 한지민, 박신양 등 여러 배우들이 피하지 않고 놀고 갈 수 있는 것이다. 송지효도 처음에는 망설임이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유재석이 여배우의 이미지를 생각지 않고 마음껏 망가져도 된다고 조언을 했다고 한다. 시청자가 예능에서 하는 이미지는 모두 배우의 외적 이미지로 이해해 준다는 것. 이보다 더 정확한 말은 없을 것이다. 사실 그러하니 말이다.

송지효의 몸 사리지 않는 열정과 이광수의 열정. 그리고 모두를 아우르는 유재석의 리더십. 또한, 그런 리더십에 일사불란 움직이며 프로그램을 완성해 나가는 김종국, 개리, 하하, 지석진의 능력은 어떤 무게감의 배우라도 경계를 풀게 하는 열쇠다.


여배우로서 말 한마디에 조심해야 할 엄지원의 유재석을 향한 “나 게스트야 게스트. (자꾸) 이러면 중심부를 차버린다.”라는 말은 포복절도할 웃음을 만들어 냈다. 여배우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자 유재석도 상황이 웃긴 나머지 그를 이용해 다시 한 번 되뇌게 하는 모습은 시청자를 폭소케 하였다.

이에 뒤지지 않는 송지효의 살벌하고 재치있는 김종국을 향한 애드리브도 대단했다. 의자를 빼앗기고 싶지 않아 팔받이에 다리를 낀 김종국에게 “오늘 엄지원 선배님이 그런 말씀 하셨어요”라고 한마디 띄워 놓고, 이어 “중심부 찬다.”라는 말은 김종국을 서늘하게 만들어 보는 이로 하여금 큰 웃음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런 모습이 기존에 보던 여배우들의 이미지는 분명 아니리라. 그리고 이미지를 버리고 싶지 않은 배우들은 지금의 <런닝맨> 시스템은 상상도 못한 영역의 특이함일 것이다. 시청자들은 바로 상상 못한 배우들의 무게감 있는 이미지 내려놓기에 열광을 하는 것이고, 그렇게 만들어 주는 <런닝맨>은 새삼 더 대단하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 여러분의 추천(view on)은 저에게 큰 힘을 줍니다. 추천쟁이는 센스쟁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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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8)

  • 2013.01.14 07:38

    이번회 정말 재미있었겠군요.
    매번 놓치는 런닝맨 직접 보고 싶네요.
    게스트가 제대로 한 방 먹인 것 같아
    더 보고 싶구요.

  • 2013.01.14 11:05

    런닝맨 더 흥했으면 좋겠네요! 좋은 리뷰 잘 읽고 갑니다. ^ ^

  • 풀빛하늘
    2013.01.14 12:52

    신기하게도 여배우들이 런닝맨만 나오면 엄청나게 의욕적으로 바뀌더군요.
    이번 편의 엄지원의 행동과 말들도 정말 깜짝 놀랄 정도였습니다.
    모든 걸 내려놓고 마음껏 망가지며 열심히 승부할 수 있는 프로그램,
    시청자들도 그걸 다 이해해주며 함께 즐거워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서
    런닝맨은 참 대단하다 생각합니다.^^

    • 2013.01.15 06:34 신고

      스스로 어느 정도까지 놓아야 할지를 결정하게 만드는 프로그램
      같아요. 그래서 미리 공부를 하고 나오는 것 같기도 하고요. ㅎㅎ

  • ㅇㄹㄴㄹ
    2013.01.15 06:45

    글 잘 읽었습니다.
    얼마 전에 현장토크쇼 택시에서 김상경이 배우들의 예능 출연에 대해 한 말이 생각나네요.
    배우들이 혹여나 드라마나 영화에서의 역할에 타격이 있을까봐 예능 출연을 꺼려하는 것도 있다.
    하지만 요즘 시청자들은 그런건 확실히 구분하고 오히려 배우들이 그런 경향을 못 따라가는 것 같다.
    이 얘기에 저도 굉장히 공감했었는데 박신양, 엄지원 씨의 경우도 김상경 씨와 비슷한 생각으로
    예능 출연을 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배우들의 생각도 요즘은 대중에게 다가가는 쪽으로 많이 바뀌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고
    저는 개인적으로 송강호, 설경구 씨 같은 분들도 언젠가 예능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ㅎㅎ

    • 2013.01.16 04:53 신고

      소통을 통해 자신의 가치와 배우의 가치를 알릴 수 있는
      길에 발 딛을 용기가 있는 사람은 칭찬받아 마땅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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