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열차, 봉준호의 불친절함이 성공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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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가 8월 1일 개봉을 확정 지었다가, 일정을 앞당겨 하루 전인 7월 31일 전야개봉을 확정했다. 그만큼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고, 반응도 좋기 때문이 이유일 것이다. 실제 이 반응을 통해서 전야개봉을 결정한 것은 단순히 허세로 결정한 것만은 아니라고 보인다.

사전 시사회로 열린 언론 시사회와 VIP 시사회의 반응은 호평이 대부분이며, 해외 반응 또한 대부분 호평 일색이다. 시사회가 열린 극장을 나오며 목격한 수많은 이들의 반응은 무척이나 다양했다. 그 중 상당수가 제대로 이 영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반응을 보이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그렇게 이해를 못 한다고 하면서도 이 영화가 재미있다는 결론의 말은 빼놓지 않는 것을 보면 분명 재미요소는 가득해 보인다.

미국 영화 주간지 ‘버라이어티’가 호평을 하며 “설국열차는 한국 시장에서 괴물 이상의 큰 성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화려함으로 수 놓인 한국의 천재 장르감독 봉준호의 야심찬 미래 서사시로 훌륭한 묘사력, 세심하게 그려진 캐릭터도 돋보이지만, 무엇보다도 관객들의 지적 수준을 존중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극찬한 것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 것도 사실이다.


트위치 필름 또한, “설국열차는 지금까지 한국 감독이 만든 작품 중 가장 뛰어난 영어 영화다. 다양한 방법으로는 그는 이미 자신의 게임에서 할리우드를 이겼다”라는 표현으로 호평했다.

이외 외국 유명 칼럼니스트도 꾸준히 호평하고 있으며, 국내 언론시사회의 반응 또한 비슷하다. 이런 평들의 드러나는 공통점의 하나는 역시 그들조차도 쉽지 않은 반응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들이다.

사실 <설국열차>는 다양한 반응 속에 어렵다는 평들이 많고, 실제 시사회를 보고 나온 관객의 반응 속에는 해석이 전부 제각각인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일부 관객은 캐릭터 이름도 헷갈려 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니 내용은 오죽했겠는가! 그럼에도 해석의 여지를 다양하게 줬다는 것은 이전 히트 영화인 <괴물>보다 봉준호 개인에게 있어서는 평단에서 좋은 평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을 마련했다.

‘관객들의 지적 수준을 존중한다’ 는 평이 인상적이라 여겨지는 것은 관객이 영화에 대한 해석을 놓고 벌이는 난상토론의 모습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놓았다는 점 때문이다.


봉준호 감독이 풀어내는 영화의 세계가 종으로 보인다면 관객이 생각하고 토론하는 모습은 횡으로 무한 분열해 수많은 반응들이 쌓이고 쌓이는 모습이다. 그 반응들에는 꼬리칸 사람들이 왜 반란을 일으켜야 했는지의 단순함부터 이 세계가 과연 이대로 굴러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까지 갖는 모습을 보이게 했다.

영화는 빙하기가 된 지구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된다. 지구 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 살포된 CW-7이라는 화학물질 때문에 전 세계가 빙하기를 맞은 불행의 시작. 인류가 유일하게 살아남은 작은 세계인 기차 한 대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모습을 축약해 놓은 모습이다.

애초 탑승권이 발급된 기차 안은 선택된 자만을 위한 천국의 세계이나, 살기 위해 지옥에서 천국의 세계로 무임승차한 이들은 17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도저히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하며 엔진칸으로 가기 위한 필사의 반란을 일으킨다.


그러나 애초 반란이 천국의 생활을 하기 위한 반란이 아님은 어떤 관객이라도 알 것이다. 그를 제압하려는 엔진칸 지도자 또한 단순히 꼬리칸을 토벌하려는 마음도 없어 보인다. 천상의 세계라고 여기는 곳이 향락과 온갖 사치로 물들어도 그 세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를 떠받치는 요소가 있어야 함에 꼬리칸의 사람들의 존재 이유를 유지하게 한다. 또한, 반란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묘사한다.

<설국열차>는 인간 세상을 축소시켜 놓은 세상의 이야기로 보인다. 영화의 마지막은 마치 태초 인류의 시작을 알리는 것과도 같이 묘사된다. 한 인류가 멸하고, 또 하나의 인류가 시작되는 시점의 이야기. 다음 인류가 시작되는 시점에 서 있는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는 무척이나 흥미롭다.


기존 인류를 유지하려 뼈대로 쓰였던 아이 아담과 영적 능력을 보이는 소녀 이브가 만들어 가는 신인류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진화될지? 의 질문을 던지고 끝맺음을 하는 듯했다. 다시 똑같은 모습의 인류의 반복일까?

해석은 해석하는 이의 마음에 달린 것이고, 영화가 이야기하려는 것이 과연 이것인지는 확언할 수 없다. <설국열차>는 관객에게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해야 할 여지를 만들어 놓았고, 다양한 상상의 세계를 빼앗지 않았다. 어쩌면 그래서 더 불친절해 보일 수 있다. 그런데 관객은 이 불친절함이 좋아 보이는 반응이다.

이 영화가 보여준 또 하나의 재미라면 송강호와 고아성이 보여준 캐릭터의 힘인데, 무시 못 할 수준의 재미와 힘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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