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팍도사 폐지는 시대의 바램과 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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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황금어장 <무릎팍도사>의 폐지가 확정돼, 후속 프로그램으로 <화수분>이 방송될 예정이다. 이로써 MBC 예능의 과감한 움직임은 한층 가속도를 붙이게 됐다. 근래 없어진 프로그램만 봐도 <대학가요제>, <위대한 탄생>, <뽀뽀뽀> 등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 프로그램은 아무리 오랜 역사를 자랑해도 가차 없이 퇴장을 시키는 것이 MBC의 방침인 것으로 보인다.

사실 위 거론된 프로그램의 경우 심각히 고민해 볼거리가 있는 프로그램들이긴 했다. 단순히 역사가 긴 프로그램이라는 상징성만으로 가져가기엔 시청률에서 애국가 시청률을 자랑했으니, 그저 넋 놓고 방치할 수만 없었을 것이다. 정체된 방송사라는 이미지로 굳어질 테니!

안타까움이야 있지만, 보지 않는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만들 이유도 없기에 폐지는 당연했다. 이 프로그램의 경우 재고의 가치가 없는 프로그램으로 회생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만큼 세상은 변했고, 변한 세상에 맞지 않는 포맷은 사라지는 것은 순리다.

<황금어장: 무릎팍도사>는 2007년 1월 방송을 시작으로 약 6년간 MBC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중 약 3년은 제 이름값 못하는 프로그램의 모습이었다. 매번 초대되는 게스트는 알맹이 없는 겉치레 이야기로 방송을 때우고, 진행하는 이도 매번 변하지 않는 질문과 진행 솜씨로 차츰 흥미를 잃게 했던 것이 사실.

2011년 9월 강호동이 과소 납세 논란으로 잠정 은퇴를 선언하고 잠정 폐지됐던 <무릎팍도사>는 이후 1년여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MBC는 강호동이 다시 비슷한 시청률을 확보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한 것이고, 강호동은 그런 바람에 너무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다시 방석을 폈다.
 

그러나 문제는 강호동이 단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는 중요한 사실이 <무릎팍도사>가 폐지될 수밖에 없는 주원인이 됐다. 진행스타일에서 잠정은퇴 전 모습 그대로였다. 발전도 퇴보도 없는 딱 그 선에서의 강호동의 모습.

강호동은 기능 면에서 그대로였으나, 시청자는 그를 거부했다. 잠정은퇴를 하고 다시 나올 때는 뭔가 새로운 분위기의 강호동을 기대했으나, 그는 답보 수준이었다.

<무릎팍도사> 프로그램의 문제도 더 이상 시청자를 만족하게 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폐지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 프로그램이 시청자에게 무언가를 던져줄 만한 메시지가 보이지 않았다. 그저 연예인들이 나와 잠시 넋두리나 하고 가는 그저 그런 프로그램은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무릎팍도사>는 스타가 출연해 자기고민을 해결하지도 못했고, 그들이 누구를 치유해 줄 수 있는 여지도 없었다. 또한, 출연자가 살아온 날의 이야기를 들려주어 시청자가 감동 할 여지조차도 없었다.

이 프로그램의 패인은 정확히 말하자면 변한 시대가 <무릎팍도사>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그를 진행하는 MC조차도 원치 않았다. 똑같은 스타일의 프로그램에 똑같은 진행자의 진행 스타일은 보고 싶은 마음을 잃게 했다.

게다가 복귀하며 그가 꾸린 멤버 중 황광희(제국의 아이들)는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이미지로 보자면 강호동과 비슷한 스타일. 주체하지 못하는 목소리 성량에 조증 캐릭터는 강호동과 비슷했다. 시청자는 피곤했다. 다 늦은 밤에 고래고래 목소리 높여 진행하는 스타일은 리모컨 볼륨을 낮추게 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게스트의 말은 들리지 않았다. 중구난방식 질문은 ‘시청자가 어떤 말을 듣고 있는지’도 헛갈리게 했다.

광희는 자신이 이야기하면 분위기를 끊는다고 느껴 제작진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고 <화신>에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하차를 요청한 것은 광희 쪽이라고 했지만, 잘렸다는 소문이 더 많이 났던 게 당시 분위기.


광희 하차에 맞춰 들어온 것은 ‘올밴’. ‘올밴’이 들어온 것은 시청자의 요구 때문이었으나, 기대했던 것과 달리 반응이 좋지 않자 다시 내친 것은 가장 큰 실수가 됐다. 사실 ‘올밴’이 들어온다고 시청률이 높아질 것도 없었지만, 뭔가 큰 것을 바랐기에 그 지점을 맞춰주지 못하자 내치고 말았다. 그것도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말이다. 당시 ‘올밴’이 녹화 중 제멋대로 화장실 가는 모습을 거르지 않고 내 보내 이미지를 극도로 안 좋게 했던 것이 ‘무릎팍’이었다.

<무릎팍도사>의 패인 중 또 하나는 경쟁 프로그램이 <해피투게더>라는 점이다. <해피투게더>는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해 가면서 ‘야간매점’ 코너를 성공시켜 시청자를 잡았다. 그러나 <무릎팍도사>는 그러하지 못했다.

변화를 시킨다고 한 것이 SM소속 이수근과 장동혁의 투입이었지만, 프로그램에는 해가 됐다. 프로그램이 잘 되기보다는 소속사 파워만 키우려는 듯한 강호동의 움직임은 시청자를 돌아서게 한 간접적이고도 직접적인 이유이기도 했다.

<무릎팍도사>의 컴백과 강호동의 컴백은 결과적으로 대실패로 끝났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던 가장 큰 이유는 거품 낀 허상에 기대를 한 제작진의 무사안일한 선택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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