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홍철 장가보내기 논란. 소수가 다수를 불편케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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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 불만 어린 시선이 다수의 시청자의 볼 권리를 침해한다면, 과연 그들이 옳다 주장하는 것들이 옳기만 한 것일까? 다수가 불편하지 않았다고 하는 방송을 소수가 불편하다 하여 다수를 소수의 의견에 따르라는 의도는 참 불편하기 짝이 없다.

<무한도전>이 재미로 진행한 ‘홍철 장가보내기 프로젝트’를 두고 불편한 시선을 가진 이는 노홍철이 내건 이상형을 두고 꼬투리를 잡는다. 노홍철이 말한 이상형은 키 172cm 이상에 무조건 예뻐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허나 그는 이상형일 뿐. 노홍철이 꼭 그 이상형만 찾고자 하는 것도 아니었다.

또한, 노홍철이 내건 이상형은 그저 자신이 사귀어 왔던 이상형과 닮은 조건을 찾는 것이었지. ‘꼭’이란 단서는 없었다. 아직 다른 상황이 많지 않았던지라 그저 습관처럼 자신이 그리던 사람을 찾았을 뿐. 그가 말한 이상형에는 다수의 여성이 기분 나쁠 만한 까다로운 조건이란 없었다.

지금까지 수많은 짝 찾기 프로그램에서 보인 까다로운 조건의 남자 이상형을 댄 여성들의 모습과는 달리 노홍철의 말에선 굳이 ‘조건’이라 할 만한 것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신장 172에 무조건 예쁜 사람이 조건이 아니면 뭔가?’라고 물어볼 수 있다. 실제 한국에서 이 조건을 갖추기는 매우 어려운 조건이기에 일부 반발심은 생길 수 있다. 너무 노홍철이 외모에 신경 쓰는 것은 아닌가? 하는 차원에서 바라볼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노홍철이 <무한도전> 멤버들 말대로 예쁘기만 하고, 성격 더러운 여자를 사귈 것인가? 라고 생각한다면 결코 그가 예뻐서 사귈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당연히 생각할 수밖에 없다.

만약 그가 내건 조건에 ‘잘 살아야 한다’와 ‘좋은 학교 나와야 한다’ 식의 속물근성이 있는 조건을 내걸었다면 비난은 당연하지만, 그저 누구나 쉽게 하는 말의 이상형을 댔다고 그와 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폄훼하는 것은 옳지 않아 보인다.

지난 ‘홍철 장가보내기 프로젝트’는 대다수 시청자가 재미있게 봤던 편이었다. 그런데 일부 꼬투리 잡기 좋아하는 이들의 불만 제기로 다음 편이 방송되지 않을 위기에 처했다.

연애 프로그램의 기본은 판타지를 자극해 좀 더 멋진 사람을 만나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고, 허황돼 보일 수 있지만, 좀 더 멋진 사람을 만나려는 꿈을 주는 것이 기본이다. 이는 굳이 연애 프로그램이 아닌 동화와 영화, 드라마, 소설 등 어디에서든 쓰이는 것으로 설령 노홍철의 이상형이 허황돼 보일 정도로 높아도 그건 비난받을 거리가 안 된다.

누구든 왕자님을 그리고, 누구든 공주님 같은 이상형을 꼽는 것은 철저히 개인의 자유이다. <무한도전>이 진행했던 프로젝트는 전체 대상을 놓고 어떤 이상형을 사귀어야 한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개인의 이상형에 최대한 가까워 보이는 이를 소개시켜 맞으면 사귀는 거고, 아니면 특별한 기억으로 남기고 마는 프로그램 기획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꼭 결혼을 시켜보겠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예능 프로그램상 재미있겠다고 접근해 만든 프로그램을 두고 지나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어딘가 모르게 옹졸해 보일 수밖에 없다.

개인의 미팅 프로젝트이지만, 이 프로젝트는 웃자고 만든 기획이다. 그가 어떤 사람을 만나든 그건 이 프로그램 안에서 잠시 다루어지는 이야기이고, 그 모습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비극이든 희극이든, 그것이 소설이든 동화든 개인의 판타지 속 이상형에 다가가는 모습에 관여하는 것은 옳지 않아 보인다.

어찌 되었든 일부 시청자에게 불편함을 준 것에 사과한다며 <무한도전>은 깊은 반성의 의미로 리더인 유재석과 제작진을 대표한 김태호 PD가 공약대로 곤장을 맞는 모습으로 진정성을 더했다.

문제는 이 반성과 사과를 통해 결과적으로 2편은 방송이 나가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가 됐다. 1편을 재밌게 본 다수의 시청자는 소수의 불만제기로 인해 볼 권리를 빼앗길 상황이다.

불만은 누구라도 있을 수 있으나, 그것을 대내외적으로 시끌벅적하게 할 것인가? 는 많은 생각을 하고 해야 한다. 만약 그 불만이 다수에게 즐거움을 안기는 것이라면 소수의 불만은 누그러뜨려야만 할 때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모 언론 여기자로 시작된 불만제기는 다수가 불편하지 않았다고 해도, 불편했다 생각하여 <무한도전>은 그 책임을 지려 하고 있다.

왜 다수는 소수의 불만에 피해를 당해야 하는 것일까? 그것도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과 감정 때문에! 그들에게 묻고 싶은 게 있다면 이 말을 묻고 싶다. ‘당신이 보는 곳에 당신 같은 사람만 나오면 좋겠는가?’ 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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