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x아이유 소격동, 논란도 무색케한 완성도


서태지와 아이유의 콜라보레이션 곡인 ‘소격동’이 발표되자마자 전 음원차트 1위를 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어쩌면 당연한 일. 또 ‘소격동’은 그에게 과한 반감을 보였던 대중조차 노래 하나만으로 돌려 세웠다.

이번 아이유의 ‘소격동’은 서태지 작사, 작곡, 프로듀싱이라는 기념비적인 콜라보로 화제를 모았고, 관심에 대한 보답으로 완성도 높은 곡을 발표해 그를 모르는 세대까지 그를 알게 했다.

그러나 그저 사회에 불만이 많고, 생활에 불만이 많은 네티즌은 노래에는 관심도 없으면서 그의 노래를 평가절하하기 바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처음에는 ‘실패할 것이다’를 주장하던 네티즌은, 보란 듯이 성공하자 말을 바꿔 ‘아이유에 업혀 간다’, ‘아이유가 캐리한 것이다’며 그의 노래를 평가절하하고 있다.

또 무언가 꼬투리를 잡고 싶은 이들은 늘 그렇듯 비슷한 노래를 찾아 표절시비를 하고 있다. 그것이 처치스(Chvrches)의 ‘The Mother We Share’. 하지만 이 노래는 표절이 아닌 장르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으려는 네티즌의 억지 근성이 만들어 낸 시비.

서태지가 만든 아이유의 ‘소격동’은 신스팝의 특징을 가진 곡이다. 록에 일렉트릭 사운드를 도입한 곡으로 일반적인 EDM과는 약간 달리 들린다.



그래서 평범한 EDM에 귀가 열린 네티즌들은 그의 사운드가 정신이 없다며 평가절하하지만, 그렇게 달리 들리는 것이 장르적 특성이기에 표절 운운은 억지일 수밖에 없다. 또 전체적 리듬이 비슷하다는 것 또한 일렉사운드의 특징을 간과한 것이기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이 무리다.

그의 음악을 평가절하 하는 한 부류의 사람들은 그저 서태지가 싫어서 그의 음악을 듣기 싫다는 분위기다. 그들은 노래를 애초 거부하는 이들이기에 어떤 음악도 좋게 들리지 않는다. 그렇기에 뭔 시빗거리가 있으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거봐 그럴 줄 알았어’라는 식이 바로 그들이다.

이런 이들의 편협함에는 그 어떤 방법으로도 서태지가 만족시킬 수 없기에 애초 대응은 힘들다.

음악인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음악성이 우선시되어야 하고 그것이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서태지에 대해선 네티즌들이 지난 사생활 중 이미 끝난 부분을 계속 들춰내어 그를 몰아세우고 있다.

따지고 보면 그가 잘못한 부분은 크게 없다. 이미 성인이 된 이들이 만나, 한때지만 좋아하고 헤어진 것에 대해서 지금의 대중이 감 내라 배 내라 하는 것은 꼴사나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비겁한 이들의 편협함은 그 어떤 논리적인 말로도 이해시킬 수 없기에 이쯤에서 접고 그의 놀라운 음악 세계를 보자.

서태지가 프로듀싱한 아이유의 ‘소격동’은 ‘여자의 입장과 남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1980년대 소격동에서 일어난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테마로 한, 퍼즐 형식의 콜라보레이션 곡이다.



아이유의 ‘소격동’ 버전은 몽환적 색채의 곡으로 아이유의 보컬에 서태지의 사운드가 섞이며 하나의 곡에 두 호흡이 존재한다. 아이유의 여린 소녀 음성은 격동의 시대에 내몰린 소녀의 순수함이 짓밟히기 전의 모습을 연상케 하며, 강한 신스팝 사운드는 그런 소녀를 휘몰아치는 시대의 아픔을 표현하는 듯 들린다.

이어 발표될 서태지 버전의 ‘소격동’은 어떻게 나올지 확실히 예상할 수는 없으나, 시대의 아픔에 내몰려 희생되는 학생을 그릴 듯 보인다. 아련한 사랑을 느끼기 시작하기 무섭게 잔혹한 시대에 내몰린 학생의 희생과 그를 그리는 소녀를 우린 ‘소격동’으로 목격하지 않을까 싶다.

‘소격동 사건’이 재조명될 수밖에 없는 것은 서태지가 그린 시대상이 바로 그 시기를 정조준하기 때문이다. 1980년대 소격동은 국군보안사령부(기무사)가 있던 곳으로 그들이 주도한 학원녹화사업 사건으로 죄 없는 이들이 끌려가 고초를 치른 곳이다.

학원녹화사업으로 시위하던 대학생들은 끌려가 학생운동을 감시하는 프락치 활동을 강요받았으며, 그 과정에서 의문사한 6인은 아직도 제대로 된 사실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시대는 지났어도 역사의 아픔이 있는 곳. 진실이 알려져야 함에도 철저히 묻힌 곳. 역사가 멈추고 진실이 묻힌 곳. 지금도 남아 있는 아픔을 그가 음악으로 표현한 것이라 생각되기에 놀랄 수밖에 없다.



가사는 더욱 놀랍다. 아이유가 그려내는 ‘소격동’은 지나온 역사를 순차적으로 아름답게 회상한다. 그러나 불안함이 섞여 있는 가사. 언제 그 아름다움이 파괴될지 모르는 불안감이 느껴진다. 그 불안감을 온전히 표현한 것이 바로 아이유의 목소리를 휘감는 거친 신스팝 사운드다.

그러나 이 가사를 거꾸로 돌리면 그 아름답게 들리던 역사의 줄기는 격동의 시대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그저 되뇌면서 되뇌면서 나 그저 애를 쓸 뿐이죠 / 잊고 싶진 않아요 하지만 나에겐 사진 한 장도 남아있지가 않죠 / 너의 모든걸 두 눈에 담고 있었죠 소소한 하루가 넉넉했던 날 / 그러던 어느 날 세상이 뒤집혔죠 다들 꼭 잡아요 잠깐 사이에 사라지죠 / 어느 날 갑자기 그 많던 냇물이 말라갔죠 / 내 어린 마음도 그 시냇물처럼 그렇게 말랐겠죠 / 잠들면 안돼요 눈을 뜨면 사라지죠
나는 그날 밤 단 한숨도 못 잤죠 / 아주 늦은 밤 하얀 눈이 왔었죠 소복이 쌓이니 내 맘도 설렜죠 / 소격동을 기억하나요 지금도 그대로 있죠 / 등 및 처마 고드름과 참새소리 예쁜 이 마을에 살 거에요 / 널 떠나는 날 사실 난... / 그 옛날의 짙은 향기가 내 옆을 스치죠 / 나 그대와 둘이 걷던 그 좁은 골목계단을 홀로 걸어요’라는 가사는 역순으로 배열한 것이다. 이 가사에서 느껴지는 것은 민주화 투쟁을 하던 시절, 독재의 서슬 퍼런 사정의 칼날이 향한 곳을 직접적으로 표현한다.

아이유의 ‘소격동’이 지금도 기억하는 내 어린 시절의 순진했던 사랑을 기억하는 버전이라면, 역순으로 표현되는 가사는 시대의 아픔을 직접적으로 그린다. 서태지가 부를 제2의 ‘소격동’ 버전이 만약 역순으로 표현된 가사로 진행된다면 이 기획은 그간 어떠한 콜라보보다 엄청난 콜라보로 남을 것이다. 설령 다른 방향이라 해도 감동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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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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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03 11:12

    좋은글 감사합니다. 속이 다 시원합니다~^^

  • 2014.10.03 11:12

    좋은글 감사합니다. 속이 다 시원합니다~^^

  • 2014.10.03 11:38

    속시원한 좋은 글이네요...

  • 2014.10.03 11:41

    좋은글 감사합니다. 잘 읽고갑니다.

  • 가애
    2014.10.03 14:41

    속이다 시원합니다..
    어찌됐던 서태지는 대단하다...

  • 2014.10.03 14:51

    좋은글 감사해요 ㅎㅎ

  • hiphopist
    2014.10.03 22:24

    글 잘 읽었습니다..저도 같은 생각했어요..서태지 참 대단한 사람같아요...서태지 버전 기대됩니다~~

  • 2014.10.04 01:26

    아... 이래서 요새 로엔주가가 천정부지였구나...

  • 2014.10.04 03:20

    후련하다

  • 2014.10.04 09:07

    노래는 나쁘지 않은데 좌좀 스토리는 별로 서태지 뜻인지 기획사 뜻인지 통일을 코앞에둔 시점에서 좌좀노선은 안돼 어리석은 자들아

    • 그놈에 좌좀 좌빨 타령
      2014.10.04 10:36

      나누기만 하는건 그냥 계산할때만 쓰세요
      좌우 자꾸 나누다가 님 삶도 나눠져요

    • 2014.10.05 10:17

      댓글알바냐? 통일? 개 좆같은소리는 달나라 가서 해라.

    • 2014.10.15 05:24

      내가, 욕 쳐먹을줄 알았다

  • 2014.10.04 11:43

    와~~근래 읽은 서태지관련 글 중 가장 공감가는 멋진 글이네요~~최고~!!!

  • 2014.10.04 11:45

    퍼갑니다~~^--^

  • 지포스
    2014.10.04 11:48

    노래 좋던데요~
    잘보고 갑니다!

  • 2014.10.04 12:34

    정말 공감합니다 잘 읽고가요

  • 2014.10.04 21:43

    속시원합니다...별 거지같은 기사.댓글보며 열폭하고있었는데

  • 2014.10.05 10:19

    그런데 왜 하필이면 그 많은 여성 뮤지션중에 아이유를 골랐을까요? 몽환적인 목소리때문에? 이번엔 대장님이 큰 실수하신듯 ㅠㅠ

  • 울트라매니아
    2014.10.05 23:40

    좋은글 감사합니다. 링크해가요~~~~^^

  • 2014.10.06 00:34

    잘 읽었습니다 ^^ 멋져용

  • 1111
    2014.10.06 21:55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 보고 반해 4년간 좋아했다가 서태지와 아이들 해체 이후 하나둘씩 떠나거나 사라진 팬들...저는 열성팬은 아니었지만 (콘서트나 공방뛰는..)늘 그의 음악을 조용히 들어왔습니다..티비에 나오면 찾아보고요..네이버에서 까이는거 보면 참 안타깝기도 하고...그러나 이제 시간이 많이 흐른것도 사실입니다. 22년이나 흘렀지요..서태지는 10대들에게 아저씨 혹은 할배,조상까지로도 표현하더군요..ㅎㅎ 그런의미에서 이제 조금씩 대중친화적인 모습을 보이는거에 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신비주의(사실 신비주의도 아니죠..티비출현을 잘 안하는것일뿐..)로 활동할수는 없으니...이젠 서태지와 아이들의 짐을 살짝 내려놓고 음악인 정현철을 보여주는것도 나쁘지 않을거 같네요..팬들고 대중들도 이제 머리가 많이 커버렸으니...ㅎㅎ 저는 언제나 그에게 신뢰를 보낼것입니다. 학창시절 서태지와 아이들을 본건 참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1111
    2014.10.06 21:59

    서태지가 해온것은 말그대로 신화였지만 신화라고 해도 대중에게 다가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그래야 더 멋지다고 생각함....물론 서태지와 아이들은 신화였지만 그 이후 서태지의 음악은 과거의 그런 반짝이는 재능은 못 보여줬다고 생각해요....이번 소격동도 좋지만 전 서태지 음색으로 듣고 싶네요...아이유 음색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차라리 윤하나 백아연(케이팝스타출신 가수)이었다면 어땠을까 하고도 생각해보고....이제 정말 과거의 영광의 짐은 내려놓고 친근한 스타로써 다가와줬음 합니다.꼭 예능에 나올 필요는 없고요..유희열이 하는 음악프로같은데 나와도 좋을거 같음..갠적으로는 무도나 라스에 나왔음 했는데 ㅎㅎ 특히 라스는 서태지 노래를 불렀는데 ㅎㅎ 역시 유재석을 택한건가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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