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부’ 안정환과 김흥국의 명품 콤비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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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보기 좋은 콤비 플레이가 또 어딨을까 싶을 정도였다. 후배 안정환은 선배 김흥국을 깍듯이 모시면서도 농담을 적절히 섞을 줄 알았고, 선배 김흥국은 후배 안정환을 막 다루는 듯하면서도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 기분 좋게 시청할 수 있게 했다.

방송 시작 전 알려진 내용으로도 어느 정도 김흥국과 안정환의 케미스트리를 기대할 수 있었다. 평소 말을 막 하는 것 같지만, 시청자가 기분 나쁠 만한 말은 하지 않는 김흥국이었으니, 안정환에게도 막말하지 않았을 거란 예상은 할 수 있었다.



안정환도 강한 인상이지만, 예의에 벗어나는 행위를 이유 없이 할 인물이 아니었기에 선배에 안 좋은 반응을 보일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역시나 그들은 여러 장면에서 부딪혔지만, 그 부딪힘에서 얼굴 붉히는 일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오히려 너무도 능숙히 분위기를 좋게 만들었다는 점이 놀라운 점.

김흥국의 스타일은 막 지르고 보는 스타일. 하지만 그 내용 중에 나쁜 말이 없다. 소리 크기로 보면 커서 그것이 꾸중이나 역정처럼 느껴지지만, 그 내용은 그렇지 않다. 그냥 소리만 크고 웃자고 하는 말이란 것을 눈치채긴 어렵지 않다.

안정환의 겉으로 보이는 성향은 바른말을 하는 캐릭터이고 옳지 않은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캐릭터처럼 보인다. 강한 인상이기에 분위기가 이상해지면 할 이야기는 할 캐릭터처럼 보이는 게 그. 하지만 뜻밖에 그는 방송에서 매우 융통성 있는 캐릭터를 보여 주고 있어 놀라움을 주고 있다.



<냉장고를 부탁해> 김흥국-이천수 편에서도 김흥국은 안정환을 몰아쳤다. 밑도 끝도 없이 언성을 높였기에 자칫 마음 상하게 하지 않을까? 하는 작은 걱정도 했지만, 유연하게 넘기는 그의 모습은 놀라움을 준 장면.

일반적으로 농담이라도 내용과 관계없이 언성이 높아지면 분위기가 냉각되기 마련인데, 안정환은 구렁이 담 넘어가듯 받아들여 한치의 어색함도 연출하지 않았다.

김흥국이 안정환에게 한 말 중 ‘축구장같이 방송을 날로 먹으면 안 돼’란 말은, 말의 뜻만 놓고 보면 기분 나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장난이란 것을 아는 안정환이 같은 수준의 뉘앙스로 ‘내가 뭘 날로 먹어요?’라고 한 티격태격 농담은, 앞으로 이어질 대화가 악의가 없다는 것을 전제하는 말이었기에 칭찬할 만한 장면이었다.

안정환은 <냉장고를 부탁해>와 그 이전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도 김흥국에 비유해 놀림을 받았던 바 있다. 그렇기에 김성주는 안정환에게 ‘혹시 털 때문에 같다고 하는데 기분 안 나쁘냐?’는 질문을 했고, 안정환은 능숙히 ‘안 나쁘다. 10대 가수랑 닮았다는데 어디 기분 나쁘겠냐’ 말을 해 김흥국을 방긋 웃게 했다.



이는 소소하지만 상대를 배려한 행동. 김흥국이 뻔히 지켜보고 있는 상황에 ‘어딜 비교하느냐’ 식의 농담을 했더라면, 분위기는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상대를 배려하고자 한 안정환의 빠른 행동은 김흥국의 공격 본능을 꺾는 중요한 지점이었다.

자신의 집 냉장고를 옮겨온 김에 새것으로 바꿔줄 수 없느냐는 김흥국의 농담에도 김성주는 넘어지면 보상 차원에서 가능하다고 했고, 안정환은 그럼 넘어트리면 되겠다 받아치는 장면은 김흥국의 마음을 산 장면.

또 정호영 셰프의 부상에 급작스레 요리 보조로 투입된 안정환은 최선을 다했고, 뜻밖의 실력을 보여 많은 셰프를 놀라게 했다. 최현석은 다음에 같이 요리할 기회를 예약할 정도였다. 제 일이 아닌데도 성의껏 노력하는 안정환의 모습에 김흥국은 점수를 더 줘 정호영에게 승리를 안기기도 했다.



이천수가 부러워하는 안정환의 실력은 단순한 실력이 아니란 것을 증명한 것이 이번 방송의 수확. 김흥국의 밑도 끝도 없는 방식의 농담에도 유연한 모습을 보인 안정환. 둘의 호흡도 좋았지만, 안정환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김성주가 받쳐줘서가 아닌 본인의 실력’을 입증했다는 점일 것이다.

마음을 산다는 건 호의에서 나온다는 것을 안정환은 보였고, 김흥국은 악의가 없는 농담은 어떤 것인가를 보였다. 둘의 명품 콤비 플레이는 시청자에게도 좋은 선물이 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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