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킹 폐지, 빨리 끝냈으면 초라해 보이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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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송해의 명예를 꿈꾸며 진행한 프로그램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그는 돌아오지 말았어야 할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과거의 영광을 살릴 수 없음에 살리려 아등바등하는 모습은 진흙탕 속에서 버둥거리는 모습처럼 보인 것도 사실이다.

SBS 예능 <스타킹>은 강호동에서 박미선으로 흘러간 시절까지가 그나마 체면치레를 할 수 있던 시절이다. 당시에 수많은 논란이 있긴 했어도 일반인 출연자가 참가해 자신의 매력을 뽐낼 수 있던 프로그램으로 나름 자그마한 존재 이유는 있었다.


하지만 강호동이 복귀한다고 해서 이미 다른 진행자로 바뀐 프로그램을 다시 그에게 맡긴 건 무척이나 큰 실수였다.

강호동이어서 맥을 유지한 프로그램이 아닌 일반인이나 특출 난 능력을 갖춘 출연자가 특이해 작게나마 인기를 끌던 프로그램이었건만,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진행이 프로그램을 살리는 것으로 착각해 그에게 프로그램을 맡긴 건 명백한 실수였다.

강호동으로 시작해 강호동으로 끝난 것으로 위안 삼는 것은 사실 자기 위안 밖에 안 되는 일이다. 전성기 시절의 인기를 살리겠다고 이특과 붐을 다시 불러 과거의 영광을 재연하려고 했지만, 그 역시 실패했다.

시청자는 사실 그 익숙한 분위기를 알고 있기에 그들이 다시 모인다고 해도 반갑지가 않았을 것이다. 토요일 고정된 시간으로 방송하다가 옛 영광을 되살리지 못하자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한 것이 화요일로 시간대를 옮긴 것이지만, 그 역시 대중의 마음을 못 읽은 결정이었기에 실패는 어쩌면 당연했다.


시청자가 <스타킹>을 버린 것은 너무도 익숙해진 프로그램 포맷 때문이었고, 너무도 익숙한 연출과 너무도 뻔한 진행 방식 때문이었다.

강호동의 강력한 음성과 에너지에 촐싹거리는 붐과 이특의 조합은 어떻게 방송을 만들어 갈지 알만했고, 실제 그렇게 진행됐다.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무척이나 많이 먹어 질려 내친 음식을, 다시 똑같이 가져다 놓았으니 시청자가 외면할 수밖에 없던 일.

그럼에도 과거의 영광만을 기억해 떠난 시청자가 다시 돌아올 거라 생각하고 이 팀을 만든 건 큰 착오였다.


<스타킹>이 폐지된다는 소식과 강호동이 울먹였다는 말에 네티즌이 잠깐 동요해 아쉽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지만, 사실 그런 반응을 보이는 네티즌이 <스타킹>을 봤을 가능성은 적다.

이는 수일 전 <스타킹>의 폐지 소식이 알려질 때 반응으로도 알 수 있는 일. 폐지 소식이 미리 알려지자 네티즌의 반응은 싸늘했다. ‘지금도 그걸 보는 사람이 있느냐’는 반응이 대다수였을 정도로 싸늘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해놓고 막상 폐지한다니 아쉬움을 내고 있지만, 다시 한다고 해서 그들이 볼 가능성은 없다.


강호동이 <스타킹>으로 돌아온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다. 억지로 프로그램의 수명을 늘린 것은 오히려 이미지에 해가 됐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이나 개인 이미지 모두에 말이다.

차라리 계속 실패해도 다른 프로그램을 했다면 이렇게 초라한 느낌은 들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이 프로그램을 하며 능력의 실체를 드러낸 부분이 더욱 아플 것이다.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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