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엔터테인먼트가 ‘일방통행’이라 꼭 비난받아야 하나요?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6. 9. 8. 06:48
정리되지 않고 주먹구구 식으로 운영되던 산업이 음반 산업이다. 대형 방송사에 의해 끌려 다니고, 대형 기획사에 의해 좌지우지되던 시장은 명확한 갑과 을의 계급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는 대형 기획사와 중소형 기획사와의 차이는 자본 외에 크지 않게 좁혀지고 있는 시점이다.
신인이든 대형 가수든 음반(음원) 산업에선 이제 인기의 차이는 종이 한 장 정도의 차이다. 오래 활동한 대형 가수라고 인기가 엄청난 것도 아니고, 신인이라고 해서 인기가 없는 것도 아니다.
과거와 현재의 차이가 없어지고 있는 시점에선 선후배의 파워 차이는 크게 없다. 있다면 기획사의 파워 차이가 있겠지만, 이조차도 많이 사라지고 있는 시점이다. 그 엄청난 간극을 해결하는 새로운 마케팅 방법들이 등장하고 있으니 가능한 일이다. 가령 <프로듀스101>이나 각종 경연 프로그램은 시장의 역전 현상을 자주 보여주고 있다.
대형 기획사의 파워는 시장 질서를 파괴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들이 그런 파워를 휘두르는 것은 어쩌면 기존 시대의 잔재에 항거하는 성격 같아 보일 때도 있어 무조건 나쁘게 보이지 않는 때도 있다.
자기들끼리 만들어 놓은 시장질서만을 따르라는 음반 시장이라면 새롭게 커진 대형 기획사는 그 룰을 깨트리기 위해 노력하기 마련이고, 지금까지의 기록을 볼 때 YG엔터테인먼트는 잘못된 룰을 깨려는 선봉장 격의 회사였다.
YG엔터테인먼트는 방송사가 갑질 하는 것에 거의 유일하게 반항을 한 회사였다. 단순히 자신의 아티스트를 출연하지 못하게 해서 반항을 한 게 아니라, 악습에 따른 일방향 충성을 요구받았기에 반항을 한 회사였다. 휘둘릴 바에야 아티스트를 보호코자 출연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지금까지 커온 회사가 YG다. 그래서 좀 더 일찍이 해외 진출을 해온 이유이기도 하다.
과거 음반 시장의 낡은 악습을 따르는 대형 기획사는 현재도 있다. 협회나 방송사 등의 권력과 결탁해 여전히 갑질을 하고 있고, 그들의 갑질로 잘못을 하지 않았음에도 공중파나 공연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아티스트도 있으니 악습의 룰을 깨려는 회사에 눈이 더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최근 YG는 언론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 공격받는 이유는 타 기획사의 아티스트들의 새 음반 론칭 당일 YG의 아티스트들을 론칭한다는 이유에서다. 그것도 시간을 같이 배치한다는 게 불만의 이유라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 말처럼 억지스러운 말도 없다. 왜? 왜 같은 시간에 론칭하면 안 돼?라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왜 외국에선 없는 룰에 대해 한국에서는 요구하고, 유난히 불만을 가져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언론은 쇼케이스와 인터뷰 시간을 따로 잡아주길 원한다. 그러나 그건 언론이 원하는 것이지 기획사가 꼭 들어줄 필요는 없다.
그저 자기들 편하자고 룰을 요구하는 것에 들어주길 바라는 것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빅뱅 10주년 기념행사’ 하는 날 ‘나인뮤지스A’가 쇼케이스를 하는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간을 발표해 ‘나인뮤지스A’가 시간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와 ‘블랙핑크(BLACKPINK)’가 데뷔를 알리는 쇼케이스를 하는 날에도 JYP의 준케이 쇼케이스가 예정돼 있었기에 피해야 한다며 비판을 한 언론은 여전히 있었다. 상도의까지 언급하면 비판을 했다.
하지만 그건 상도의를 말할 거리가 되지 않는다. 왜 같은 시각에 한 쇼케이스만 있어야 하느냐? 는 생각을 해보면 그들의 요구가 합당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언론사 연예부 취재 기자가 한 명만 있는 것도 아니고, 사진 기자가 한 명만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굳이 같은 시각엔 하나만 해야 하는지 대중을 이해시키긴 어렵다.
같은 시간에 쇼케이스가 2~3곳에 있어도 그게 뭐 그리 중요하겠는가! 취재 인력이 있으면 나눠 가면 되는 것을 말이다.
유독 한국에만 있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엉성한 룰에 YG엔터테인먼트가 일방적으로 일을 처리한다고 불만을 터트리는 것은, 기존 자기 편한 룰을 깨트리기 때문일 것이다.
쇼케이스가 잡힌 날에 임박해 일방적으로 YG가 초청 공문을 보낸다고 하는 것도 사실 억지성 말로 들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YG는 적어도 10일 전에는 모두 언제 쇼케이스가 열릴 것인지 힌트를 줘왔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 날짜를 고지해 오던 전례가 있기에 그런 주장에 힘을 실어줄 수 없다.
블랙핑크도 보름 전부터 데뷔가 있을 것이라 해왔다. 화보도 나온 상태였다. 준케이가 며칠 전 초청 공문을 보냈다고 해도 블랙핑크는 그 이전부터 언제 나올지 예상케 했다. 빅뱅 또한 10주년을 맞이해 대형 이벤트를 한다고 보름 전부터 알렸기에 그를 모르는 대중은 없었을 정도다. 단지, 쇼케이스 시간을 같이 안 잡아줬다고 툴툴거리는 거라면 언론이 한심하게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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