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MBC 방송연예대상. 나 혼자 산다 팀의 상 독식. 지독한 행운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7. 12. 30. 14:19
‘나 혼자 산다’ 팀이 MBC 방송연예대상의 상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대상 전현무를 비롯해, 버라이어티 부문 신인상에 이시언, 올해의 작가상 이경하, 베스트 커플상 박나래-기안84, 버라이어티 부분 남자 우수상 헨리, 버리이어티 부문 여자 우수상 한혜진, 버라이어티 부문 여자 최우수상 박나래,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까지. <나 혼자 산다>팀은 대부분의 상을 가져갔다.
2017년 MBC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은 <나 혼자 산다>로 결론 났지만, 사실상 이전 연도와 비교해 보면 <나 혼자 산다>가 크게 선전을 한 건 아니다. 타 프로그램이 좋지 않은 성과를 냈기에 유독 두드러져 보이는 것일 뿐.
<나 혼자 산다>는 2017년 유독 운이 좋았다.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은 제작이 여의치 못한 상태로 진행되며 힘을 못 썼고, 결정적일 때 파업에 참여하며 간판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무한도전>은 인력난이 유독 심했다.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선전하던 시절 멤버 중 에이스로 평가될 만한 노홍철과 정형돈이 사고와 개인 사정으로 나갔고, 길까지 떠났다. 이후 광희가 들어왔지만, 멤버 사이에서만 사람 좋다는 평가를 받을 뿐 실력은 매우 부족해 힘을 주지 못했다.
양세형이 부분적으로 힘을 보태 겨우 유지는 됐지만, 인력은 여전히 매우 부족한 상태이며, 후반 들어 조세호가 도움을 주며 숨구멍이 열렸지만, 여전히 가쁜 숨을 몰아 쉬는 중이다.
또한, MBC를 대표하는 예능이었던 <복면가왕>도 예전만 못한 반응이다. 역시 파업 기간 제대로 된 방송을 못한 탓도 있지만, 화제성에서 많이 멀어진 경향이 보여 다시 치고 올라오기는 힘들어 보이는 상태다.
<라디오스타>의 경우는 규현이 떠난 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계속해서 임시 MC를 받아 유지하는 상태다. 욕을 먹더라도 신정환을 다시 캐스팅하는 방법이 있지만, 눈치를 보는 것이 심해 그조차 못하고 있는 처지다.
전체적으로 2017년 1년은 MBC 예능 프로그램에서 화제성이 압도적인 프로그램은 없다고 봐도 무방한 상태.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파업 때문.
<나 혼자 산다>는 또 하나의 행운이 있었다. 김병만의 부상으로 인한 공백이 있던 <정글의 법칙>의 난민 시청자를 잡은 부분이 행운이었다. 방송 시간대가 약간은 차이가 있지만, <정글의 법칙>이 화제성이 높았을 땐 <나 혼자 산다>가 상대적으로 기를 못 편 경향이 있었다. 일정 시간이 겹쳐 생긴 손해도 있었다.
또 tvN이 공격적으로 예능을 편성한 금토일 황금 시간대 프로그램들이 시즌을 반복하고 다른 시간대로 이동하는 것을 반복하다 보니 자연스레 2017년은 뚜렷이 경쟁하는 프로그램이 없어 쉽게 시청자를 유입시킬 수 있었던 점도 도움이 됐다.
이전 연도까지는 치열한 경쟁을 했지만, 현재는 치열한 경쟁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
<나 혼자 산다> 프로그램 내부적인 행운은 박나래와 기안84, 이시언을 안정적으로 붙잡았다는 점이다. 그들 말고도 수없이 많은 솔로 스타들이 함께하며 엉뚱함을 보인 덕에 시선을 모으기 시작했지만, 뭐라 해도 그들이 있어서 시청자는 계속 찾았다.
이전에도 찾을 수 있는 분위기이긴 했지만, 더욱 강화된 친밀함이 시청자를 모으는 중요 키가 됐다. 멤버들 사이에 끼어 가장 큰 역할을 한 건 전현무보다는 이시언과 박나래였다.
전현무는 한혜진과 티격태격하는 부분은 있었지만, 전체와 어우러지는 면에서는 부족했다. 하지만 이시언과 박나래는 전체를 커버하는 활동력을 보였다. 격이 없는 친밀감을 유도한 멤버라고 봐도 된다.
결론적으로 볼 때 전현무의 이번 대상은 행운이나 다름없다. 유재석은 사실상 상을 거부한 듯 보였고, 딱히 대상을 받을 만한 인물도 없었다. 그나마 김성주가 대상을 받을 만했지만, 파업 기간 정치적으로 좋지 않은 프레임에 갇힌 탓인지 그에게 대상은 가지 않았다. 수년간 지속적인 화제성으로 볼 땐 사실상 전현무보다는 김성주가 대상에 가까웠으나 결과적으로 상은 그에게 돌아가지 않았다.
이래저래 전현무의 대상도 행운이었고, <나 혼자 산다> 팀이 독식한 그 모든 상도 예상치 못한 행운이 있어 독식할 수 있었다. 일부 언론이 전현무가 유재석을 넘었다고 하는 건 그래서 오버로 들리는 대목이다.
MBC에 큰일이 벌어지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타 방송사가 진검 승부할 콘텐츠를 지속해서 냈다면, 적어도 지금처럼 <나 혼자 산다> 팀이 수상을 독식할 일은 없다.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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