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감동스러운 사과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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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이 일주일 내내 말이 많았던 시기였다. 역시나 무한도전(무도)는 무엇이 달라도 다른 방식의 사과 방식과 논란을 잠재우는 파격적인 메시지 방식을 선택했다.

논란이 된 것을 아주 깨끗이 날려버린 방송이었다. 김태호식 소통 방식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네티즌들의 반응을 챙겨서 그에 상응하는 메시지를 항상 보여준다. 그것도 방송에서 말이다.

그런데 한 가지 이런 멋진 방식에도 허점이 있다면 바로 시청자들 한 쪽은 피해를 봐야 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애먼 논란이 일지 않았다면 우리 시청자들은 무도를 끝에 사과송을 듣지 않고도 더 많은 한식 전파 특집을 봤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이 너무 크게 일어나니 과감히 방송분을 제외시키고 '미안하디 미안하다'송을 집어넣어 방송했다.

사과송으로 나온 컨셉은 전설의 그룹인 비틀즈의 '오브라디 오브라다(Obladi Oblada)'를 개사해서 부른 곡이다. 정말 누구도 생각 못 할 천재적인 사과 방식을 들고 나왔다. 천편일률적인 사과 방송에는 시커먼 배경화면에 흰색 글씨로 사과하는 텍스트가 들어가는 것이 보통인 방송들이 대부분 이었는데, 예능 프로그램의 자유로운 발상이 필요하듯 김태호 PD는 엄청난 센스를 보여줬다.

김태호 PD의 순간순간 대처 방식은 정말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다. 김태호는 지금까지 많은 시도들을 해 왔다. 마이클잭슨이 사망하자 과감히 방송 후반 광고 타임을 빼고 그를 추모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당시에도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는데 이번 사과는 정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했다. 기존에 너무 사과하는 방식이 정해진 틀에서 깨고 나오질 못하는 한계에서 김태호가 보여준 '미안하디 미안하다'송은 정말 엄청난 시도임에 틀림없다.

그 반응이 얼마나 컸으면 바로 전 날 까지 게시판을 빨갛게 물들인 저주의 글들이 방송 한 시간가량에 거의 모두 사라지는 기록을 만들어 냈다. 입이 아플 정도지만 대단하고 대단한 생각의 전환이라고 느끼게 된다. 그가 보여주고 있는 발상의 전환이 얼마나 새롭고, 그것이 진정성이 있는지 조금만 돌아봐도 알 것이다. 오히려 그렇게 무식할 정도로 쪼아대던 세력이 미안해지게 만들 정도니 참 그 머리가 부러울 정도다.


전 주에 참 많은 일이 일어났다. 그 일은 아주 말 같지 않은 허접한 논란이었다. 배움과 가르침의 방식 차이였을 뿐인 상황을 가지고 그것이 내 주위에서 일어나는 진짜 일인 것처럼, 예능을 다큐로 생각한 이들의 울분에 찬 공격이었으니 얼마나 사소한 일이었던가! 

정준하는 배우는 방식에서 스승의 말을 무시하고 자신의 지식을 내세우며 벌어지는 작은 다툼을 보였고,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당근과 채찍 중 명셰프는 채찍을 선택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이곳에 다른 팀의 양셰프가 좀 너무 하지 않았나 하는 의견을 내서 불을 좀 지펴 놓은 상태였다. 양셰프는 멤버들에게 가르치는 방식을 당근의 가르침을 선택했고, 명셰프는 멤버들에게 채찍질의 가르침을 선택했다. 그건 개인의 기호일 뿐이다. 그것을 가지고 뭐라 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이런 간단한 논란에서 조금 더 커진 것은 타블로의 형이 끼어들며 자신이 겪었던 동양인에 대한 핍박과 서러움의 트라우마로 인한 기억으로, 엄청나게 큰 발언을 하며 큰 불을 질렀다. 그러니 이곳에 양셰프와 데프콘이 끼어들었고 사건은 너무도 커졌었다.

하지만 무한도전식 불끄기는 화끈했다. 방송 시작 전에 김태호 PD는 어느 누구의 말도 소중하게 듣겠다. 모든 잘못은 무한도전이 한 것이다. 시청자들이나 이선민씨 등 많은 사람들의 다그침에 수긍하고 잘 하겠다는 내용의 의견을 냈었다.


이번 '무한도전 인 뉴욕' 2편은 음식대결 마지막 편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박명수 팀의 선전이 있었다. 박명수 팀은 한국음식을 퓨전으로 승부하기 위해 노력을 했고, 반응 또한 컸다. 그러나 전통 방식의 유재석 팀 또한 호락호락 승부를 내 주지는 않았다. 끝까지 누가 이길지 모르는 상황에 있던 승부는 총 평점으로 가리게 되었고 유재석 팀이 신승을 거뒀다.

하지만 누구 하나 안 좋은 음식을 내지는 않았다. 최선을 다한 무도 멤버들이 자랑스럽기만 하다. 그들은 말 그대로 '무한도전'을 하는 사람들이다. 자신들이 하는 일이 아닌 전혀 다른 직업에 파고들어 그들이 할 수 있는 한 최고의 성적을 내는 무한적인 도전이 바로 이 프로그램의 의미이다. 그런 도전 프로그램으로서 아주 잘 해주고 있다. 정준하도 1편에 보인 무리함 보다는 2편에서는 셰프에게 미안함에 대한 애교도 보이고, 많이 노력하는 모습으로 명셰프와 많이 어색함을 날리고 다시 친해졌고, 결국 승리를 했을 때에는 누구 보다도 서로 좋아하면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렇게 수고를 하며 3일 동안 5시간만 자는 고된 여정을 소화해 내면서 좋은 소리 못 듣고 욕으로 도배되는 현상을 봤을 때에는 정말 마음으로 많이 울었을 것 같다. '미안하다~'송을 부르는 정준하의 모습은 반 토막의 사람처럼 보일 정도로 애처로워 보였다. 내 자신이 아니지만 이들이 사람들 웃기려고 하는 일로 인해 이렇게 서러움을 받는다는 것이 남이면서도 내 일처럼 안타깝고 불쌍해 보일 정도였다.

무도 멤버들은 이번 뉴욕 편을 보면 존경스럽기 까지 하다. 이들은 이번 뉴욕편을 찍기 위해 가서 3일 동안 한 편만 제대로 만들어 와도 다행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이 뉴욕편에서 소화해 내고 온 방송 내용을 보자면 세 편을 만들어 낸 기록을 세웠다. 무한도전 인 뉴욕에서 한식편 방송만 아니라, 패션에디터가 되어 보는 특집 또한 다음 주부터 방송이 된다. 그리고 그 사이에 찍히는 무한도전 달력까지 하면 세 편의 고된 촬영을 하고 왔다. 시간을 정확히 맞추지 않으면 안 될 그런 여정이었다. 그것을 훌륭히 하고 온 무도 멤버들에게 수고 했다는 소리 한 번 해줘도 될 만하다.

이번 논란을 보면서 다시 한 번 그런 생각을 가지게 한다. 지금 우리의 인터넷 문화가 얼마나 냄비처럼 금방 끌어 오르고, 얼마나 빨리 식는지 말이다. 그리고 그 끓는 냄비의 열기가 과연 제대로 지펴지는지 말이다. 엉뚱한 논란을 만들어 그저 바보를 만드는 것은 문제가 많아 보인다. 프로그램에서 보여주고픈 메시지는 다음편에도 있는데, 단지 첫 회 방송을 보고 그렇게 미치도록 열심히 깠지만 뒷 방송을 본 이후에는 그것이 대부분 오해였다는 것을 느끼고 아무 말 못하는 것은 참 보기 안쓰러웠다.

왜 좀 더 참지 못하는 사회가 되었는지, 그런 문화 속에 노출된 그 수많은 사람은 어떤 기준에 휩싸여 다니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적어도 이제 필요한 자세라고 한다면 남의 의견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 무게 추를 잡을 수 있는 기준점은 잡아 놔야 한다는 것이다. 나 자신은 아프지 않은 말 한 마디에, 고생해가며 자신의 직업에 충실한 이는 밤 잠 설치며 마음 아파한다는 것을 좀 알았으면 한다.

이번 무한도전 '미안하디 미안하다' 사과송은 여러모로 귀감이 될 방송의 사과방식이 될 것이다. 보통 시청자들로서는 잘못했다고 하는 김태호 PD의 며칠 전 기사 인터뷰만 생각하고 있다가 방송으로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사과방송을 보면서 많이 놀랐을 것이다.

사실 필자 같은 경우는, 그 동안 김태호 PD의 시청자와의 소통 방식이라면 이번 방송에서 어떠한 자막이라도 센스 있게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있었다. 인상 깊은 것은 "I Was Born To Love You"란 자막을 보여주고 그 뜻인 '당신을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습니다"란 자막을 보여줄 때에는 거꾸로 왜 그렇게도 심도 얕은 사랑을 보내는 시청자들인지 답답하기도 했다. 거기 멈추지 않고 방송 후반.. 사과송을 개사곡으로 보여준 방식은 정말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그와 무도 멤버 모두에게 수고 했다는 응원의 박수를 쳐주고 싶다.

정말 너무 웃겼쎄요~~ 무한도전~~ 맨땅에 헤딩 전문 무도라서 더 좋았쎄요~~ ^^ 사과에서 웃음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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