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리’를 보고 ‘패떴’이라 비난하는 양심 없는 악플러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8. 11. 25. 07:00
유재석을 비롯해 여러 방송인이 시골 배경으로 등장해 예능을 찍으니 그것을 두고 ‘패떴’이라고 우기는 악플러들이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방송을 보지 않을 것 같은 악플을 쓴다는 점. ‘패떴과 다른 게 뭐냐?’라는 그럴듯한 댓글을 달지만, 방송을 보거나 그 예능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전혀 파악을 못하고 있다. 기사만 둘러봤어도 알 법한데 말이다.
<패밀리가 떴다>와 <미추리 8-1000>의 공통점이라면 유재석이 출연한다는 점과 시골이 배경이라는 점 밖에 없다.
멤버 또한 예능인은 최소한으로 꾸렸고, 예능인 외에는 가수와 배우를 포진시켰다. 무엇보다 이 예능은 ‘미스터리 추적’ 예능이기에 ‘패떴’의 리얼버라이어티 야외 예능 성격과는 차이가 있다.
예능인은 유재석을 비롯해 양세형과 장도연만 있을 뿐. 가수 출신 배우 손담비와 현재 걸그룹 블랙핑크 제니. 배우로는 김상호와 임수향, 강기영, 송강이 출연하고 있어 멤버로만 봐도 리얼버라이어티 예능과는 구별이 된다.
단서가 될 만한 힌트의 난이도 또한 높지 않은 수준이며, 그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선에서 끝내려는 모습을 보이는 게 <미추리 8-1000>이다.
미추리 8-1000번지 시골집과 그 마을을 배경으로 숨겨둔 천만 원을 찾는 모습은 그저 맥없이 놀기만 하는 예능이 아닌, 출연자가 상금 획득을 위한 적극적 노력을 하게 하고, 시청자도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지 몰입할 수 있어 나쁘지 않은 예능이다.
천만 원을 찾는 과정이 다소 루즈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일상 활동을 하는 중간 재주껏 단서를 찾아 상금을 획득해야 하기에 긴장감 또한 서서히 고조된다.
유재석이 <런닝맨>을 현재 같은 방송사에 출연하고 있어 최대한 겹치지 않는 멤버 구성을 한 것이 현재 멤버. 포털 출연진 배치로 보자면 유재석-김상호-양세형-장도연-손담비-임수향-강기영-제니-송강으로 배치돼 있다. <런닝맨>에 예능/방송인이 많은 것에 비하면 이 예능에는 비예능인이 더 많다.
예능인 2인인 양세형과 장도연은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함께해 봤지만, 타 예능 등에서 함께 나와 합을 맞춘 건 많지 않기에 좋은 그림이 되고 있다. 둘의 막역한 사이에서 나오는 편안한 웃음은 분위기가 굳어질 수 있는 ‘미추리’를 부드럽게 하는 최고의 양념이 되어주고 있다.
짓궂은 장난이라고 해도 친구끼리 할 수 있는 수준. 롱코트를 휘날리는 장도연을 향해 방귀 냄새가 나는 것 같다며 놀린 것을 시작으로 방귀대장 캐릭터를 만들어 내고, 임수향과 손담비에게 애교 수준의 장난을 쳐 편안한 캐릭터를 만들어 준 부분도 예능인이 끼어 있어 가능했던 부분이다.
배우들 또한 <패밀기가 떴다> 같은 전형적인 예능 웃음에 대한 압박감이 없어 편한 느낌을 줬다.
김상호는 구수한 아재의 느낌을 주고, 임수향은 의외의 똑똑함과 적극성을 보여 새로운 이미지를 알렸다. 강기영은 드라마에서 보이는 다양한 캐릭터와 함께 드라마 못지않은 편안함을 줬으며, 손담비도 욱하는 성격을 보여주며 웃음을 줬다. 대신 예능이 그간 바라 왔던 류의 웃음이 아닌 조금은 다른 웃음이 있어 시청자는 편안히 볼 수 있었다.
블랙핑크 제니 또한 엉뚱하고 순수한 모습과 웃음을 줬고, 손담비에게 강력한 ‘꼰대 캐릭터’를 선물해 단시간 내 예능이 예능다워질 수 있게 했다. 송강 또한 어설픈 직진 캐릭터를 보여주며 웃음을 줬다.
그리고 <패밀리와 떴다>와 완전히 구분되는 것이 바로 ‘미스터리 추적’ 부분. 야외 활동 중 얻거나 집. 그리고 마을 곳곳에서 얻은 단서를 조합해 천만 원을 찾는 모습은 후반으로 가며 집중도를 높여 시청자의 반응은 좋다.
3~4%의 시청률이긴 하지만, 심야 예능으로 얻을 수 있는 나쁘지 않은 결과에. <패밀리와 떴다>와 구별되는 여러 지점 때문이라도 <미추리 8-1000>은 좋은 반응을 얻으며, 정규 편성에 대한 여론까지 엎고 있다.
게임이 있다 해도 그것이 게임을 위한 게임이 아닌 추리를 위한 효과적인 장치라면, ‘미추리’는 성공을 한 것이고, ‘패떴’과도 구분돼 비난을 받을 이유는 없다.
‘미추리’를 안 보고 ‘패떴과 같다’는 소리는 할 수 있으나, 봤다면 같다는 말은 하지 못할 것이다.
제대로 된 비평이라면 단서 습득 과정을 더 타이트하게 보여주길 원하거나, 추리 과정의 분량을 늘려 달라는 말은 할 수 있겠으나, 보지도 않은 것 같은 ‘패떴과 같다’는 막연한 악플은 되려 그들 스스로를 욕먹게 하기에 자제를 바랄 뿐이다.
<미추리 8-1000>은 파일럿이 아닌 정규 프로그램이 돼도 좋은 반응을 얻을 만하다. 조금만 더 다듬으면.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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