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오름 평화박물관, 제주의 아픈 역사

이번 가을 제주여행을 다녀오면서 가장 마음이 아팠던 여행지가 있었다면 단연코 뽑을 곳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가마오름에 있는 <평화박물관>이었는데요. 아름다운 섬 제주에 가장 아픔이 많이 묻어있는 곳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곳에는 많이 알려져야 할 역사의 아픔이 있는 땅굴이 있는데요.

제주여행을 가기 전 우연찮게도 어떤 보도 프로그램에서 제주의 아픈 역사가 담겨진 내용들이 방송되고 있었습니다. 일본이 태평양 전/쟁을 염두에 두고 제주를 전초 기지로 삼았던 역사와 그로 인해서 생긴 땅굴들에 대한 내용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보도 프로그램을 보면서 사실 이번 여행에 이곳을 간다는 것을 생각지도 못했는데, 우연이 필연이 되는 것일까요? 그런 우연으로 본 프로그램의 내용을 조금 더 상사하게 알 수 있는 '가마오름 평화박물관'을 간 것은 뭔가 조금 더 제주를 깊이 알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은 아닌가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아픔이 서린 곳이니 만큼 많은 사람들이 와서 잔혹한 역사의 아픔을 깊게 새겼으면 좋겠지만 보통 여행지에서 조금 물러나 있는 곳이니 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그래도 뜻 깊은 것은 전국 학교 수학여행지 코스에 들어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느껴지더군요.

우리의 청소년과 어린 아이들이 민족의 아픈 역사를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을 생각했을 때 어설프게 아는 진실보다는 충격이기는 하지만 최대한 사실을 소상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의미에서 '가마오름 평화박물관'은 교육의 장으로 충분한 가치를 지닌 곳으로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생들도 사실 놀고 싶은 마음이야 있겠지만 그 학생들이 이곳에 들어서며 느꼈던 첫 마음과, 떠날 때 느끼는 마음은 분명히 다르리라 봅니다.

실제로 가마오름 평화박물관에서는 아주 많은 학교 학생들의 흔적들이 남아 있기도 했습니다. 제대로 알지 못했던 민족의 아픈 상처들을 제대로 알았기 때문에 그들은 가르쳐 주지 않아도 표현을 하는 모습들이 눈에 띄었던 거죠.

모두 표현은 못하지만 그래도 주어들은 것들을 조금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1166 번지를 네비게이션으로 찍고 가면 '가마오름 평화박물관'이 나옵니다. 도착하니 평화의 비둘기 로고가 선명히 새겨진 평화박물관이 보였는데요. 이곳은 일본군이 주둔했던 지하요새가 잔뜩 있었습니다.


가마오름을 오르기 전 바로 옆에는 이렇게 평화롭게 메밀꽃이 활짝 피어 있더군요.


가마오름 지하요새를 보기 전 가마오름 정상에 올랐는데요. 이곳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더군요. 33곳의 땅굴이 존재하는 이유들이 되는 것들을 들으니 정말 놀라웠습니다. 이곳은 제주 전역을 볼 수 있는 곳이랍니다. 다른 곳에서는 산들이 가려서 보이지 않아도 이곳에는 모든 곳을 볼 수가 있다고 합니다.


위 사진은 평화박물관 내에 일본군이 만들어 놓은 땅굴인데요. 그들의 요새이기도 했지요. 그런데 보시면 알겠지만 정말 땅굴 하나 정말 너무 심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단순 땅굴이 아닌 요새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했더군요.

총 길이가 약 2000m, 출입구만 33곳이며 17개의 통로가 하나로 이어져 있습니다. 이중 '가마오름 땅굴'은 총연장 약 2천m 중 3백여m인데요. 이곳에는 10평 남짓한 방과 사령관실, 숙소, 회의실, 의무실 등으로 추정되는 다양한 공간이 있었습니다.


산등성이를 타고 빙글 빙글 코스를 타고 내려오다 보니 아직 복원이 안 된 땅굴의 입구가 보이더군요. 이 땅굴이 말 그대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 형태니 놀랍기만 합니다.



복원이 끝난 입구를 통해서 들어가 봅니다. 나무 목재를 이용해서 3백 40여m를 복원해서 안전하게 관람을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더군요. 조명 시설도 그렇고 일본군이 요새로 삼았던 땅굴의 내부를 자세히 볼 수 있었습니다. 통로도 과학적으로 설계를 해서 습함도 없게 공기가 잘 통하게 만들어져 있었다고 합니다. 곡괭이 자국도 아직 남아 있는 부분이 있네요.


당시에 이렇게 홈을 내어 조명으로 썼던 흔적의 물품을 재현해 놓은 것인데요. 유자 기름 등으로 불을 밝히며 고된 노역을 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들어가 보니 땅굴을 복원해 놓은 곳도 있었고, 없던 곳도 있었는데요. 아직 덜 복원해 놓은 곳은 들어갈 수 없더군요. 복원된 곳을 보니 간부들이 회의하는 공간도 보이네요.



힘든 노역을 하던 주민들과 끌려가서 고통을 참아야 했던 모습들이 재현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복원된 땅굴 입구의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복원이 된 것도 한 사람의 정성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니 더욱 소중해 보입니다.


화승총. 1500년대에 쓰이던 것인데요. 임진왜란 때부터 사용했으며 광복군들이 사용했던 것과 같은 것으로 보이는 총기입니다. 일제의 침탈은 역사를 가리지 않고 이루어졌죠.

<일본도>

<지휘도>

<일본군 검도 용품>

<탄약함>

가마오름 요새로 쓰인 땅굴을 보고 내려오게 되면 '평화박물관'을 볼 수 있는데요. 이곳 안에는 역사적으로 소중한 많은 자료들이 있었습니다. 위에 몇 개만 보여드리는 것은 한계입니다. 이곳에 보유하고 있는 가치 있는 자료들은 엄청난 양의 역사자료가 있었습니다.

1926년부터 1943년 사이에 당시 일본 정보국이 발간한 주보 2백7권을 비롯해, 국어독본 등 교과서 태평양전/쟁 등과 관련한 일본과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뉴스가 실린 일본판 신문 등 전시책자만 5백여 권 이상 확보되어 전시가 되고 있었답니다. 일본군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첩, 화승총, 군복, 각반, 철보, 수통 등 군수품과 생활용품 수백점이 전시가 되어 있었지요.


관장 이영근님 이신데요. 정말 놀라운 사실을 나중에 차를 타고 나오면서 알게 되었는데요. 아는 제주 이웃블로그에게 들었던 사실 입니다만 이영근 관장은 현재 이곳을 운영하기 힘들 정도로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운영을 하는 운영비를 대기 위해서 관광버스를 운전하면서 근근이 이어나간다고 해서 정말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지자체인 제주 보다는 개인인 한 사람이 일일이 그 역사적인 자료들과 이 큰 시설을 운영한다는 것은 정말 놀랄 수밖에 없는 사실이었지요. 왜 자신들의 역사적 아픔이 서린 유물들을 보호하지 않은 채, 내버려 두는지 이 부분에서는 약간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제주시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이 되는데도 아직 방치한 채 두고 보는 것은 아주 화가 나는 일이지요.

그나마 문화재청이 2009년부터 일부 지원금을 주고 있다고는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지원금이기에 정말 안타까움이 컸습니다. 박물관이라는 것이 신경에 신경을 써야 유물도 잘 보관이 되는데요. 제가 목격을 한 것 중에는 아쉽게도 약간 그 유물조차도 손실되는 것들이 보이더군요.


그런데 한 가지 우습게도 한국 정부의 지원이 없는 것과는 달리 제주 가마오름 평화박물관은 일본에서 더욱 노리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지원해 주는 것이 아니라 일본에서 팔라고 계속 보챈다는 것이 참으로 답답한 현실입니다. 빼앗기고 나중에 돌려받으며 뭐 하나 내 줘야 하는 한국 뭔가 잘못 되어도 한참 잘못되었죠.

근래 들어서 뉴스를 보니 일본에서 문화재 수백점을 받는다고 하는데, 이것이 다 제대로 보존도 하지 못하고 빼앗긴 유산들이잖아요. 그런데 이곳도 돈에 빼앗기는 일이 있으면 안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일본 공명당에서 꾸준히 팔라고 하는 것 보면 한국은 그 보다 못한가 봅니다. 에휴..;;


이곳을 다녀간 학생들은 한국 학생들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중국, 일본의 학생들도 이곳을 다녀가고 있다고 하지요. 그들은 역사 공부를 하러 와서 우리와 같은 아픔을 느끼곤 한답니다. 그러나 대응하는 자세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다시는 전/쟁이 안 나기 위한 의식을 가져야 하는데, 증오만 쌓이는 경우도 글에 보이더군요.

글쎄요. 평화라는 것이 지켜져야 하는 것은 올바른 교육과 기록이 뒷바침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제대로 된 교육과, 역사적인 기록이 있는 장소와 유물들이 올바르게 남아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정부의 지원과 지자체의 예산이 제대로 이런 역사적 장소에 지원이 되길 바라게 되는 자리였습니다.

사실 글과 사진으로 다 못 전하는 많은 것들이 있었는데요. 이곳에 가셔서 지하 요새로 사용되었던 땅굴과 평화박물관 그리고 자료 영상들을 다 보시게 되면 정말 많은 아픔들이 느껴질 것입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이 이곳이 계속 유지가 되게 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하며 글을 마칩니다.

 이번 가을 제주여행 관련 홈페이지 링크
제주 가마오름 평화박물관 : http://www.peacemuseum.co.kr/

* 여러분들의 추천 한 표는 저에게 큰 힘을 줍니다. 추천쟁이는 센스쟁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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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9)

  • 2010.11.12 06:40

    바람나그네님도 이곳에 다녀오셨군요.
    길이 보전되어서 당시의 참상을 후손들이 보고 잊지 않아야 겠어요.

    • 2010.11.12 19:49 신고

      넵. 저도 다녀왔습니다. ㅎ

      꼭 가봐야 할 곳이더군요. 좋은 기회였어요.

  • 2010.11.12 06:55

    제주가면 들러보고 싶은 곳이네요.
    잘 보고가요.

    • 2010.11.12 19:49 신고

      한 번 쯤은 꼭 봐야 할 곳이 아닌가 생각을 하게 하던 곳이었어요.
      행복한 하루되세요^^

  • 2010.11.12 09:02

    저 저분이야기 티브에서 본적이있답니다..
    저 이일 하시는데 전재산을 다 받치시고 지금도 진행형이라고~~
    그때도 대단한 분이시다 느꼈는데 이리뵈니 반가우네요..
    우리 역사에 관한 일인데 나라에소 보조를 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이 커요~~

    • 2010.11.12 19:50 신고

      정말 대단하신 분이예요. 어떻게 저런 열정을 가지셨는지 말이죠.
      정부에서 예산이 이쪽에 좀 지원이 많이 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 2010.11.12 10:15 신고

    여기 가보고 싶은 곳 중의 하나였는데, 바람님이 가셨군요~!

    • 2010.11.12 19:50 신고

      송쓰님도 머지않아 이곳에 가지 않으실까 생각을 해 봅니다. ㅎ
      워낙 유명하신 송쓰님 ㅎ 행복한 하루되세요^^

  • 이영근
    2012.01.16 10:35

    바람나그네님!
    소감 잘올려 주셔서감사합니다.
    여러분의 관심에 항상 고마운 마음 새겨둠니다.
    전쟁역사 평화박물관장 이영근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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