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여행지, 배다리 골목 벽화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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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천역에 내려 중앙시장을 지나니 굴다리가 하나 나온다. 이곳에는 사진을 좋아하는 이들이 많이 찾는 소소한 명소가 있다. 중앙시장 건너편 헌책방 거리로 들어서 오른쪽 골목으로 발길을 옮기면 배다리 벽화거리가 펼쳐진다.

이곳이 그렇다고 삼청동 카페골목처럼 활성화 되고, 대형화된 것은 아니지만 마을 속 하나하나의 벽화를 찾고, 그 벽화와 어우러지는 재미는 또 하나의 숨바꼭질을 연상시키며 잔 재미를 준다. 국철 1호선과 맛닿은 동인천역역 주변 사진 찍을 곳을 찾는 여행자라면 한 번 들러봄직 한 곳이기도 하다. 헌책방 거리 초입에서 오른쪽 골목을 따라 가다 보면 이미 유명해질 만큼 유명한 스페이스 빔도 있고, 서서히 펼쳐지는 벽화들에 시선이 간다.

무엇보다 이곳을 찾게 되면 그 주변 여행지들과 맛닿아 있어서 돌아볼 곳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헌책방 거리를 볼 수도 있으며, 달동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도 연결이 되어 있고, 조금 걷다보면 송현시장까지 돌아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배다리 골목 벽화거리를 거닐면 옛 문화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 곳곳에 있다. 40년이 넘는 역사 속의 배다리 골목과 헌책방의 고서적 냄새를 맡다 보면 주변 곳곳이 사진 찍을 곳으로 넘쳐난다.


고서적을 찾으러 오는 사람. 막걸리를 마시러 오는 사람. 사진을 찍으러 오는 사람. 순수 여행을 위한 발걸음까지 그 이유들도 다양한 거리의 행인들이 마침 헤매이고 있었다.

특히나 사진을 좋아하는 여행객이라면 컨셉이 있는 풍경을 찍기 위해서라도 한 번 쯤 방문할 이곳은 아름아름 유명해진 상태다. 그러나 들려오는 소리로 이곳이 오래 보존되기는 어렵다는 소문은 약간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위치상 '배다리 골목'은 동인천역과 도원역 사이에 있지만, 찾으려 한다면 용이하게 찾는 곳이기도 하다.

간단히 '배다리'의 뜻을 살펴보면 배를 댈 수 있는 다리가 놓여 있던 곳이라고 하여 '배다리'라고 했다. 현재가 21세기의 시작이지만 19세기 말까지 화수동 괭이부리에서 수문통을 걸쳐오는 커다란 개울이 있었는데, 밀물 때가 되면 바닷물이 들어왔기에 경인철도가 생기기 전까지는 이곳이 배를 대어 놓을 수 있는 곳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모두 복개가 되었기에 그 광경을 볼 수는 없다.

헌책방 거리 오른쪽 골목을 조금 걸어오다 보면 우각로 스페이스 빔이라는 조형물이 눈에 보인다. 양조장을 개조해서 만든 스페이스 빔 앞에는 깡통로봇이 있기도 하다. 그곳을 지나 유명한 막걸리 집을 지나면 벽화들이 하나씩 눈에 띈다.


첫 번째 눈에 띈 벽화는 '배다리 에코파~ㅋ'라는 앙증맞은 고양이 벽화가 눈에 띈다. '퍼포먼스 반지하'가 진행한 공공미술 프로젝트지만 현재 예술가 뿐만 아니라.. 주민들까지 함께 하고 있다니 참 좋은 인상을 받는다.

금이 간 벽 밑에는 화단처럼 생긴 꽃들이 있고, 눈이 동그란 고양이가 마치 고양이 마을이라고 하는 듯 맑은 눈동자를 뜨고 있다.


햇살을 마주보고 찍은 카메라 렌즈에는 플레어가 생기지만 또 그 분위기도 일품이었다.


그냥 방치해 놓았으면 흉물스러울 벽이지만, 앙증맞은 벽화 하나로 인해서 이곳은 카메라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는 담이 되었다.


고양이 담벼락이 있기에 고양이를 구경할 거라 생각을 했지만, 바로 옆을 돌아보니 예쁜 강아지가 8:2 가르마를 하고 지나는 여행객을 반하게 한다.


배다리 에코파크라는 벽화 그려진 담장 밑 거리를 따라 겉다 보니 또 하나의 벽화가 눈에 띈다. 맨질맨질한 벽이 모양도 별로 없었던 곳에 벽화 하나가 들어서며 이곳은 눈을 즐겁게 한다. 토담도 아닌 것이 토담인 듯 어깨를 단단히 하며 예쁜 그림을 자랑한다.


시야 왼쪽으로는 다 쓰러져 가는 건물이 누더기를 입고 앙상함을 가리고 있고, 오른쪽에는 그곳을 감싸는 하늘빛의 집 벽이 대조가 된다. 아직도 양철지붕이 남아 있는 것을 보고 조금 놀라움을 갖기도 했다.


학교 담장도 예외는 아니다. 초등학교 담장으로 밝은 이미지의 벽화는 매우 잘 어울리는 풍경을 제공한다. 보통의 초등학교 담장이라면 회색 벽돌과 그물을 생각하게 되는데, 이곳은 그림이 함께 하는 모습이어 보는 이로 하여금 밝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곳을 지나는 학생들에게 있어서는 동심 가득함을 느끼게 되는 마술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언덕을 오르다보니 생활 체육 시설이 눈에 보인다. 그러나 이 체육시설조차도 딱딱함은 잊고 밝게 운동하라고, 벽화가 한결 마음을 가볍게 한다. 동네 공원에 요즘 많이 생기는 이런 체육 시설은 딱딱하기 그지없는데, 이곳은 벽화로 그 분위기를 생동감 있게 바꾸어 놓았다.


어릴 적 기억하는 시골 동네 풍경이 벽 안으로 들어가 있다.


옆 골목 안쪽으로 발걸음을 향하니 노을인 듯, 무지개인 듯한 생의 벽이 눈에 가득 들어온다. 해와 달이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떠 있는 모습이 재밌다.


배다리 골목 주변의 집들 벽화가 특이한 것은 바로 생활하는 가구에 있었다는 것이기도 하다. 보통은 공공시설들이나 폐 건물 등이 벽화 판이 되어주기 마련인데.. 이곳은 사람이 사는 거주지에 이렇게 자연스레 표현이 되어 있어 더 뜻이 깊다.

거기에 이런 벽화를 그리고.. 받아들이는 것에 주민들이 함께 한다는 것은 매우 좋은 모습이기도 했다.


창영초등학교 언덕을 내려오니 주차장 하나가 보인다. 거꾸로 뒤에서 찍었지만 반대 쪽에는 사람 무릎 이하 벽화가 있어서 그곳에 서서 갖은 모양의 자세를 하며 사진을 찍어 볼 수 있기도 하다.


오랜 건물은 쓰러질 듯 보이지만 몇 년이 지나도 괜찮을 기세로 자리해 있다. 건물의 모양이 좀 특이한 편이었다. 마치 일본식 건물처럼 보였지만.. 이런 건물들은 여행을 하다보면 간혹 만나는 건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역시 배다리에서 본 건물 모양과 벽화의 어우러짐은 특이하고 좋았다.


창영초등학교 반대쪽 아래에는 풍경이라는 찻 집이 있었는데, 의외로 벽화를 그린 이들이 이곳에 있다는 것에 놀라웠다. 퍼포먼스 반지하 팀 중에 한 아티스트가 이곳에 있었다.


인천 창영초등학교 아래 쪽에는 벽화가 예술이다. 초등학교 컨셉과도 잘 맞는 꼬마 아이가 꽃이 핀 잔디밭 위를 해맑게 노니는 모습이 벽화로 있다.


좀 더 다가서니 확실히 보인다. 한 쪽 벽면에는 거리 벽화 작업물이 보이기도 한다.


코너를 돌아서 골목으로 들어서니 동구 민방위 교육장이라는 것이 보이고.. 그 옆에는 배다리 골목을 대표하는 풍경이 그려져 있다. 아마 옛 모습을 보는 듯 한 생각을 가지게 할 지도 모른다.


멀리 한쪽 벽에 파란 비치의자에 앉아 쉬는 어르신의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의자를 가져다 놓고 앉아서 회포라도 푸는 시늉해보고 싶었지만, 마음만 가지고 짐짓 포기를 한다.

<인천 창영초등학교 담장 벽화. 배다리 골목 안>


학교 담장 사이로 움푹 패인 곳에 옛 모습의 배다리 모습이 보이는 듯했다.


조금 골목을 걷다보니 오른편에 작은 공원이 하나 보이고 그곳에 또 하나의 벽화가 눈에 띄었다. 밭일을 보시는 듯 한 모양의 벽화였다. 스토리보드처럼 구성된 벽이 매우 특이했다.

화분 안에 핀 꽃도 볼 수 있고 보려하면 얼마든지 특이한 것을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배다리 골목이리라.

<인천 창영초등학교 밑 공영주차장 벽화>

<벽화 뿐만 아니라 건물을 특화 시킨 페이팅 예술 사례>

현재는 지역 개발이 중단된 상태여서 남아 있는 거리지만 이곳이 없어진다면 꽤나 마음이 아플 것 같았다. 이런 벽화가 생겨나게 된 것도.. 산업화와 개발 등에 밀려 배다리가 사라질 뻔하고, 그런 위기에 지역 예술가들이 모여서 이곳을 유지하려는 마음이 뭉쳐 생겨난 벽화라고 한다.

결국은 이곳에 벽화가 생겨나고 이를 보러오는 이들이 조금씩 늘어나며 무조건적인 개발도 중단이 되었다는 말은 어쩌면 다행이라고 생각이 될 정도였다. 없애고 보는 개발이 아니라, 유지하며 개발하는 문화가 되어야 함에 이곳은 좋은예가 되리라 생각이 되었다. 사진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배다리 골목 벽화거리'는 좋은 감성을 찾아주는 명소가 되리라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나 더욱 많은 볼 것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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