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최광식 문화재청장과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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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나그네의 문화가 산책으로 이번에는 '최광식' 문화재청장을 마주할 수 있었다. 소문대로 기골이 장대하고 인품 또한 훌륭하다는 말이 허언이 아님을 인터뷰가 끝나고 나서 더욱 크게 느낄 수 있었다.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으로 많은 일을 해 낸 이후, 옮긴 문화재청에서 느낀 이야기가 적지 않음을 느끼게 해 준 그였다.

최광식 문화재청장은 2003년 중국이 고구려와 발해를 중국 역사로 편입시키려 하는 '동북공정' 사태가 불거졌을 때 그 누구보다도 앞에서 대책을 모색했던 인물이다. 그 당시 고구려 역사왜곡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그는, 그런 말도 안 되는 왜곡을 하려는 중국 측에게 한 마디로 상황을 정리하는 기지를 발휘하기도 한다. "고구려 시조인 동명왕 제사를 지내본 적 있느냐" 이 질문에 중국 측은 뭐라 대꾸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 당시 생긴 별명이 을지문덕일 정도로 기계는 대단했다고 한다.

물론 지금까지도 중국은 호시탐탐 주변국의 역사를 자신들의 역사로 만들기 위해 노략질을 하는 민족이기에, 지금 이 시간에도 뒤에 숨어서 계략을 꾸미겠지만.. 이런 역사와 전통에 능한 이가 앞에 서서 끊임없이 막아주려는 모습은 듬직함을 아니 느낄 수가 없다.

<동궐도에 대해 세세하게 알려주고 있는 최광식 문화재청장>

그는 중앙박물관장을 맡았던 시절에도 많은 일을 치렀다. G20 서울 정상회담 업무만찬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치러 대단한 호응을 얻고, 프랑스 외규장각 도서 반환 실무에 투입 돼 일정 이상의 결과를 이끌어 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문화재청장이 되자마자 그는 여러 현안을 해결하라는 임무를 받고 불철주야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일본 궁내청 소재 조선왕실의궤 반환 문제나 광화문 현판 재제작, 숭례문 복원 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라는 임무에 투입이 된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자신이 할 일이 많음을 인식하고 차차 진행해야 할 중요한 업무들을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광식 문화재청장을 만난 것은 경복궁역에 있는 국립고궁박물관에 있는 사무실에서였고, 인터뷰가 무르익을 때 쯤 옮긴 것은 주변 음식점이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좀 더 깊이있게 들을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시절과 현 문화재청장으로 겪고 있는 여러 이야기를 한 곳에서 들을 수 있는 중요한 자리이기도 했다. 그리고 진행되고 있는 역사 속 일련의 이야기들은 흥미를 자극했다. 이제 그의 이야기 속으로 떠나보기로 한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대해 일반적으로 모르는 야사가 있다면..
처음엔 중앙박물관을 종합박물관으로 만들려 했다. 1972년 생각했던 것에서 이름을 바꾸게 되는데, 그 이유에는 당시 '이후락' 정보부장의 활약이 있었다. 그가 평양을 당시 갔다 오게 되는데 평양에는 '조선중앙역사박물관'이라는 박물관이 서 있었다. 아니 이곳이 중앙이라고 한다면 우리나라는 뭔가! 라는 생각에 돌아와서 대통령과 의견을 나눈 후 바꾸게 된다.

당시 방문으로 '명동 국립극장' 또한 북한의 '만수대 국립극장'에서 피바다공연을 보게 된 이후 국립극장을 남산으로 옮겨, 이름을 '국립중앙극장'으로 명하게 된다. 당시 남북대결구도가 형성이 된 이유에서도 이런 문제들이 예민했던 것으로 보인다.

중앙청사가 정부종합청사로 가고, 중앙청사에 있던 곳에 박물관이 오고하는 식이었다. 그곳은 또 민속박물관이 되는 시스템이었다. 그러고 보면 박물관이 하나 옮겨질 때마다 새로운 박물관이 등장하는 일들이 있어왔다. 궁중유물전시관이 결국 이곳으로 옮겨 오며, 이름을 '고궁박물관'으로 만들게 되는 과정을 거쳐 왔다.

경복궁 소재의 고궁박물관에서 현재 창덕궁전을 하고 있는데..
올 해는 창덕궁전을 하고 있다. 내년에는 경복궁전을 계획하고 있다. 고궁박물관이기에 궁을 하나씩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하는 것이다. 특별전은 동궐도 16첩을 볼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다.


문화재청장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작년 1월 동경에 갔었다. 고려불화를 빌리러 간 방문길이었는데, 그곳에서 동경박물관 관장하고 식사를 할 기회가 생겼다. 박물관 관장끼리의 만남의 주요 레퍼토리는 거의 정해져 있다. 그것은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의 숫자다. 그리고 하나 더 생각하면 그에 따라 매출액이 될 것이다. 당시 동경박물관 관람객 숫자가 200만 정도였는데, 우리에게 물어보더라. 자기 딴에는 우리보다 못하겠지 싶어서 물어본 질문이었는데.. 우리는 그때 270만 정도가 박물관을 찾았다. 이야기를 했더니 깜짝 놀라더라.

사실 동경박물관은 아시아에서 최고로 인정해주는 박물관이다. 그곳은 일본 문화재뿐만 아니라 중국, 동남아시아, 폴리네시아 등 이집트 문화까지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많은 숫자의 문화재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방문객 수가 많으니 기가 죽더라.

그런데 큰 일 아니던가. 내가 부탁을 하러왔는데 기가죽어 버렸으니.. 그래서 상황을 좀 둘러댄다고 '우리는 학생들이 거의 다 인 것 같다고' 했더니 오히려 흙빛 얼굴이 되더라. 문제는 동경박물관에 학생들이 찾지 않는다는 문제였는데, 내가 그 부분을 꼬집은 결과가 된 것 이었다.

동경박물관장이 그러며 한 마디 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청소년이 오는 박물관이 미래가 있는 박물관이다" 이 말은 나라의 미래인 학생들이 찾아서 역사를 아는 것이 중요함을 이야기 한 것은 아닌가 생각이 된다. 실제로 그것이 옳은 이야기이기에 말이다. 지났지만 재밌는 이야깃거리가 아닌가 한다.

고려불화전이 아무래도 인상이 깊었는데, 어떤 생각이신가..
고려불화 섬세하고 화려하다. 선풍적인 인기였다. 칼럼을 통해서도 많이 소개가 되어 더욱 뿌듯했다. 한 영자신문의 기자는 '왜 이제 했냐고' 따지기까지 하더라. 영어로 우리 문화를 소개하는 그런 사람이었는데, 자기가 고려불화전을 하기 이전 썼던 이야기에서 소박함이 자랑이라 했던 우리문화의 특성이 이것을 보고는 깨졌다는 것을 이야기하더라. 이토록 아름답고 섬세한 우리 문화가 있는데, 소박하다고 했으니 얼마나 잘못 소개한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더라. 그래서 우리의 문화는 하나로 정의해서 이야기하기가 힘들다.

고려불화전을 한 국립중앙박물관에 대한 반응은 어땠나..
오바마 대통령이나 반기문 사무총장. 여러 정상들에게 박물관에 대한 인상을 물어봤다. 그러니 두 가지 반응을 보이더라. 하나는 한국이 이토록 독특한 곳이었는지 몰랐다는 반응이었다. 그때까지 세계 정상들은 한국이 중국이나 일본 문화의 아류인 것처럼 느끼던 때가 아니었나 생각을 해 보게 된다. 그런데 전통문화가 이렇게 뿌리 깊게 자리해 있으니 놀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한국에 이렇게 훌륭한 박물관이 있을 줄 몰랐다는 반응이었다. 신흥부국 정도로 알았는데 역시나 역사와 전통이 깊게 자리해 있는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되니 놀라는 분위기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앙박물관을 보고 '어메이징, 그레이트, 판타스틱'이라는 세 마디로 아름다움을 표했다. 세계를 많이 돌아다니면서도 한국의 문화가 독특해서 연신 놀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문화재청장으로 우리에게 할 말이 있다면..
파워블로거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가 생각한다. 유구한 역사와 문화 전통을 알리는데 중요한 역할자가 되어야 한다. 기존의 미디어에서 해왔던 역할을 좀 더 세분화해서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파워블로거 아니겠는가.

문화재청장이 되고 많이 바빠졌을 텐데..
물론 많이 바빠졌다. 거의 일주일에 한 번씩 국회를 간다. 각종 행사도 많고, 중앙박물관 때와는 또 다른 많은 일들이 산재해 있다. 지방 박물관 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든 문화재 관련된 곳이면 가야하니 그만큼 많아진 것을 실제 느끼고 있다. 유적은 각지에 산재해 있으니 당연한 것은 아닌가 한다.

일단 50주년 행사를 잘하려고 노력한다. 우리의 문화를 대중에게 전하고, 정보화 하고, 세계화 하는 것이 꿈이고 해야 할 일이다. 우리 문화유산, 전통유산을 대중화, 정보화, 국제화 하는 것이 중요한 때다. 노력하겠다.

경복궁 복원이 끝나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경복궁은 2030년 까지 75% 복원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 이상은 복원이 힘들다. 이유는 당시 생활공간으로서의 궁을 관람용으로 다 복원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국립고궁박물관 관장 정종수(좌), 문화재청장 최광식(중앙), 문화재청 대변인 신용환(우)>

짧게 이루어진 인터뷰 만남이었지만, 매우 인상 깊은 만남이었다. 실무를 담당하는 그들의 노력이 있어서 조금은 안심이 되는 듯하다. 앞으로 계속 진행이 될 문화재 보호와 복원, 찾아오는 작업들이 그의 손에 이루어질 생각을 하니 기대가 된다. 짧은 인터뷰를 마치며 사진 한 장도 남긴다. 열정가 최광식 문화재청장을 만나볼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국립고궁박물관 창덕궁 특별전>

이하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창덕궁 : 아름다운 덕을 펼치다> 특별전의 모습을 담아왔습니다.

<국보 제249호 16첩 '동궐도'>

<궁 해설사로 나선 정종수 고궁박물관 관장>


역사의 창덕궁 모습을 세세히 찾아볼 수 있다. 당시 연회 모습도 볼 수 있는 특별전.


정종수 고궁박물관장은 열성으로 창덕궁 특별전에 대해서 말을 해 인상 깊었다. 고궁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8월 28일 까지 열리는 <창덕궁 특별전>을 챙겨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한다. 이 전시회는 국내 최초의 문화유산 기획전이기에 특별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창덕궁의 아름다운 역사와 그 의미를 찾아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창덕궁은 조선왕조 법궁이자 서궐에 해당하는 경복궁과 대비되어 동궐이라 불리웠다. 특히 이 전시회는 국보 제 249호 '동궐도'를 볼 수 있으니 좋을 것이다. 조감도 형식이라고 하는데 부감법을 이용해 그려졌다. 순조 28~30년에 그린 것이라 알려졌다. 얼마 남지 않은 시일이니 아이들 데리고, 또는 연인끼리 손 붙잡고 다녀와도 좋을 곳이라 생각되는 전시회였다.


이번 방문으로 문화재를 위해 노력하는 열정 가득한 최광식 문화재청장을 만나볼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 다시 한 번 만나게 되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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