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 규현의 무례함 vs 유남규의 자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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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무례함과 자랑질 중에 보기 좋은 것은 무엇일까? 사실 이 둘의 성격은 좋아한다는 개념이 있을 수 없는 것일 게다. 자랑질도 적당히 하면 들을 만하고, 분위기를 띄우는데 있어서 더 없이 좋은 명품 분위기 띄우기 도구가 되는데.. 그것을 조절하지 못하고 진짜 잘난 자랑질을 주야장천 하게 되면 미움을 받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항상 우리 주변에 한 명씩은 꼭 있는 자랑질 인품의 주인공들은 찾기도 쉽다. 이런 일은 시시때때 장소를 가리지 않고 목격을 할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동네 아줌마들 수다풀이 장소에는 늘상 보이는 장면이니만큼 희귀한 장면도 아닌 것이 자랑질이다.

자랑질의 종류에는 영역을 가리지 않는다. 키가 커도 자랑질, 공부를 잘 해도 자랑질, 운동을 잘 해도 자랑질, 시험을 잘 봐도 자랑질, 좋은 학교 갔다고 자랑질, 여자 친구 예쁘다고 자랑질, 돈 많다고 자랑질, 연예인 친구 있다고 자랑질, 차 있다고 자랑질, 스마트폰 몇 개 있다고 자랑질, 카메라 좋은 것 있다고 자랑질.. 따져보면 자랑 못하는 것이 없는 것이 이 세상 살이 일 것이다.

이번 <라디오스타>에는 ‘자랑질’이 주제가 된 회였다. 어떤 것이 제대로 된 자랑질인지, 어떤 것이 팔불출 같은 자랑질인지를 영락없이 보여주는 자리가 되기도 했다. 이미 위에서 예로 든 운동을 잘 한다고 해서 생기는 자랑질이 <라디오스타>의 주요 레퍼토리가 되었다. 그러한 이유에는 전직 운동 선수들이 게스트로 나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세 명의 운동 선수는 ‘양준혁’, ‘우지원’, ‘유남규’가 주인공이었고, 이들은 스포츠 영역에서 굳이 자랑질을 하지 않아도 누구라도 알 만한 전적을 가지고 있다. 그래도 혹시 모르는 시청자와 그 너머 대중들에게 소개를 해 달라고 하자 서로 배틀을 벌이면서 이야기를 한다.


아니 좀 더 사실적으로 이야기 하자만, 둘은 적당히 이야기를 하고.. 한 명은 좀 더 좋은 아이템의 자랑질을 하려 말을 끊어가면서 자랑하는 못 된 습관을 보여준 것이 차이점이라 해야 할 것이다. 양준혁과 우지원이 세운 국내 기록들을 이야기 하는 과정들이 있고, 꼭 그 말 끝에 끼어들어 자신의 기록이 더 대단하다는 듯 외쳐대는 유남규의 말은 보는 이들에게 짜증을 불러오는 계기로 자리잡는다.

말이란 것이 아주 근소한 차이에서 너무나도 큰 차이의 뜻으로 변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말일 진데, 유남규는 말 하는 법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전형적인 면을 보여줬다. 굳이 자랑질이라고 해도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그 시간에 잘만 맞추어 이야기하면 누구에게 미움을 당할 일은 없다.

하지만 유남규는 왜 더 미움을 받을 수 있는 요소를 갖추었는가를 따져보면, 기다리지 못하고 말을 잘라내며 자신이 더 잘난 부분을 이야기하며 상대방을 기죽게 만드는 버릇 때문에 미움을 사게 된다.

상대가 어느 곳에서 어떤 환경에서 세운 기록이라고 할 지라도 소중한 타이틀일 진데, 굳이 어떤 기록을 이야기 하면.. 그것보다 더 잘난 것을 좀 대보라 무안을 주는 부분에서 미움을 살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된다.

양준혁은 한국에서 세울 수 있는 모든 기록을 다 세운 선수였다. 은퇴하기 전 개인이 세울 수 있는 9개 부문에서 모두 최고의 기록을 세운 것에도… 우지원이 세운 3점 슛 개인부문 1위라는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유남규는 국내 기록 가지고 뭘 그리 자랑하느냐는 식으로 말을 자르며 국제 경기 기록을 이야기 해 보라 하며 먼저 이야기를 한 사람에게 무안을 주게 된다.


그런 의도가 명확히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해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입장을 생각한다면 쉽사리 할 수 있는 행동은 아니었다. 조금이라도 자신의 페이스에서 벗어나 다른 선수들의 잘난 모습이 보이면 영락없이 끼어들어 ‘자신은 언제 이야기 하냐’는 식으로 페이스를 끌어오려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불쾌감을 남기는 장면으로 남는다. 

하지만 또 말리는 사람의 입장이 공손치 못한 경우도 있다. 제 아무리 얄미운 모습을 보인다고 하여 분위기를 정리해야 하는 진행자가 호통을 치는 경우는 또 무슨 경우일까! 사실 <라디오스타>는 그간 날 선 독설과 직언들이 공존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어느 때에 쓰여야 할지 아는 베테랑 진행자들의 독설과 직언들이 들어있을 때 묘한 웃음을 가져다 주었다.

그런데 이번 <라디오스타>에서는 슈퍼주니어의 조규현이 진행자로서 보기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잘난 자랑질을 하는 유남규의 말을 막아서면서 ‘아! 좀 들어주세요’라며 제지를 하는 모습은 제 딴에는 분위기를 탄 것이었을지 모르지만, 듣는 이들은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유남규가 자신의 자랑을 하는 과정이었던, 중학교 시절 국가대표로 뽑힌 이야기를 할 때에도.. 규현은 “굉장히 교만하신 데요”라며 분위기와는 맞지 않는 말을 하여 분위기를 급랭 시킨다.

초대 게스트가 무리하게 다른 이의 기록들을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잘라내며 자신의 자랑을 할 때라고 하더라도, 좋게 이야기를 정리할 수 있음에도 어린 진행자가 나이 든 게스트에게 함부로 말하듯 하는 모습은 그리 썩 좋지 않은 기분을 가져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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