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킥, 박하선 표정에 빵! PD의 심리묘사에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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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드라마가 시즌제로 가기도 어렵지만, 그것이 성공하는 기반은 더욱 더 황량한 것이 드라마 판일 것이다. 자고로 지나는 세월 속에 대중들의 공통적인 관심사를 캐치해 내는 것은 영원한 과제이며, 그 과제를 캐치해 제법 잘 소화해 내는 것은 하늘에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운 것이 현실의 혹독함으로 존재한다.

시즌제의 특징이라면 성격이 비슷하여 매번 같은 것을 본다는 착각을 얻는 데서 식상함을 느끼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시청자의 입장에서 원작의 향수를 잊기 싫은 것이 있다면 바로 김병욱의 드라마에 숨어있는 세밀한 심리묘사의 맛일 게다.

이제 70회가 넘어서 73회로 접어든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은 역시나 김병욱의 세밀한 연출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연인들이 가지는 심리묘사에 있어서 탁월한 실력을 보여준다는데 매력이 있다. 이 부분은 감히 누가 따라 할 수 없는 독보적인 영역의 그 무엇인 것처럼 그의 연출에서 더욱 돋보이는 면을 보여준다.

김병욱의 ‘하이킥’이라는 작품 안에서 유독 돋보이는 장면은, 바로 ‘연인’이라는 관계와… 그 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연민’, ‘동정’이라는 부분을 묘사할 때 한층 돋보임을 느끼게 된다.

그의 작품인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도 역시 이 부분은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부분이며, 시청자들은 이 장면에서 입을 다물 수 없는 감동을 느끼게 된다. 박하선이 고영욱과 연결되는 연결점, 그들 사이를 비좁고 들어가고 싶은 한 남자의 심리, 또 다른 사람과의 연결 가능성까지 열어 놓은 것은 단순한 관계를 넘어서는 관계도의 안정감이며 변수다.


찌질하고 사회의 루저라고 칭하는 고영욱의 입장이라고 하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 그런 모습을 하지 않은 사람은 또 그렇게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널리고 널린 것이 이 사회다. 겉으로는 고상한 척 하는 사람일 지라도 속을 파놓고 보면 또 영락없는 속물 근성에 찌질함은 고루 갖춘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반화된 모습이기도 하다.

고영욱이 찌질함의 극을 보여주었지만, 그 찌질한 루저 계급은 너무나도 일반화된 이 시대의 인간 군상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래서 대중들은 고영욱의 역할을 보면서 나는 아닌 척,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서라도 그런 모습을 거부하는 모습은 당연한 거부감처럼 보인다.

그래서 고영욱 보다는 뭔가 한 계급 높아 보이는 서지석(극중 윤지석)을 향한 애정을 보이게 된다. 그가 잘났다기 보다는, 과장되었지만.. 이 시대 너무도 일반적인 모습과는 뭔가 다른 고매함을 갖춘 것 같은 선생님이라는 계급에 대한 선망. 그리고 지위의 안정성에서 역시나 아껴 주고픈 박하선 같은 수수한 일반적인 여성이 윤지석이 이루어 놓은 선생이라는 계급과 어울리길 은근히 바라는 것이 대중의 모습이 아닐까. 김병욱은 그런 사회적인 대중들의 심리를 꿰뚫고 서서히 이 드라마 안에 자신의 생각들을 녹여내고 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시트콤이고 철학적인 접근을 사뭇 진지하게 할 수 없는 부분이 있으니 역시나 유머러스한 연출을 바라보는 것도 방법은 방법이다. 이 드라마에는 의외의 시트콤 복병이 숨어 있었으니 그 이름은 ‘박하선’이다. 그간 박하선의 숨은 매력이 있었다면 바로 ‘네~~!!??’라고 하며 대답을 할 때 어안이 벙벙한 모습이 매력이었다. 그러나 좀처럼 표현이 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드디어 그녀의 매력인 기함을 하는 모습이 정면에 부각이 되는 기회가 주어졌다. 그리고 너무나 훌륭하게 그 모습을 재연해 냈다. 박하선의 엉뚱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그 어이없는 표정을 연결한 것은 다름아닌 연인들의 모습... 연인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 담긴 하나의 심리가 담겨있어 흥미로웠다.

이 시트콤드라마 관계도에서 연인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관계지만.. 윤계상과 박하선의 관계 속에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연인들과 남녀들 사이에 자리잡는 심리를 엿볼 수 있었다.

보통 여성과 남성이 생각하는 연예관과 이성관은 분명 큰 차이가 있다. 그중 남성의 묘한 심리를 여성은 힘들게 이해를 해야 하는 부분은 바로 자신을 놀려먹는 남성들에 대한 태도에 대한 문제이며, 이 문제는 참 힘든 문제로 받아들여진다. 남성은 여성이 싫어하는 것 같지 않아 하고, 여성은 분명 싫은데 말은 못하겠고! 하는 것이 바로 별로 친하지 않는 남성이 자신에게 장난을 걸어오는 부분이다.

꼭 말을 해야 알아? 라고 생각하지만 남성은 또 그런 부분이 자신에 대한 호감. 아니 싫어하지 않는 정도는 되는 것 같으니 장난을 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여성은 질색이다. 직접 말은 못하지만, 한 다리만 건너면 뒷담화의 공통 주제가 되어 버린다.

그렇다면 남성은 왜 여성이 싫어하는 그런 행동을 보이는 것일까? 시트콤 ‘하이킥’에서 보인 장면이 그를 대신 설명해 주는 장면은 명장면이라 할 수 있다. 남성은 여성이 싫어한다는 것을 그리 심각하게 느끼지 못하면 끝까지 해서 꼭 극악의 사태까지 가야 정신을 차리게 된다.


윤계상은 박하선이 자신 앞에서 넘어지며 보인 굴욕적인 순간을 기억해 두었다가 생각이 날 때마다 기억을 동원하여 장난을 벌인다. 왜? 박하선 선생이 보이는 그 어이없고 당황될 때 의례 나오는 버릇의 표정이 보고 싶어서이다. 한 마디로 재미 있어서~! 또는 귀여워서~!

그러나 죽어도 자신의 굴욕적인 순간을 주위에 들키지 않으려는 박하선 선생은 윤계상의 장난이 나오기 무섭게 ‘김치’와 ‘붕어빵’으로 입을 틀어막는 신공을 보여준다. 매번 그렇게 큰 보복성 결과를 받지만.. 즉 싫은 소리나 행동을 보면서도 계속하는 것은 그녀만이 보여주는 그 말 못 할 매력 때문이다.

여기서 웃기는 것은 여성과 남성이 바라보는 이성관의 차이가 나온다는 것이다. 남성은 여성이 자신의 앞에서 보이는 그런 엉뚱한 매력에 빠진다는 것이고, 여성은 그 모습이 그리 상쾌하지 않기에 잊어주길 바라는 데서 남자에게 이성적으로 어필을 거부하게 된다.

좀 더 예쁜 모습으로 매력이 어필되는 것을 바라는 여성. 그러나 엉뚱한 곳. 파릇한 모습에서 매력을 느끼는 남성의 생각들은 서로 극명한 이성관의 차이가 존재하게 된다. 그래서 그렇게 윤계상은 박하선을 괴롭히게 된다. 나빠서가 아니라 호감의 표현인데, 그 호감을 받아들이는 여성은 질색을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이 시대의 연인과 남성과 여성들 안에서 보이는 심리라는 것이다.

박하선의 당황할 때 표정. 어이없어 할 때 표정은 이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을 빛내주는 명표정이라 해야 할 것이다. 그 표정을 캐치해 내 남녀의 심리를 대입해 세세하게 표현해 낸 김병욱PD의 표현에 놀라움을 금치 못 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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