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이 영화 어디에 그렇게 빠질 수밖에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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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1일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베를린> 언론시사회. 영화가 끝나자 너 나 할 것 없이 앞다투어 영화를 칭찬하는 이들로 북적거렸다. 단순히 ‘영화 잘 만들었네!’ 라는 소감을 말하기보다는 2편이 나올 것 같다는! 아니 꼭 만들어 달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이 영화는 벌써 성공을 점치게 한다.

류승완 감독 작품이라면 아직 정서상 영화 팬들에게 있어서 광적인 팬덤을 몰고 올 정도는 아닌 것이 현재 정서다. 이미 여러 작품을 통해서 팬을 거느린 그지만, 그렇다고 마니아가 생길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 영화 <베를린>은 개봉 전에 이미 후속편에 대한 요구가 생길 정도로 반응은 뜨겁다.

개봉도 30일로 앞당겨졌다. 그런 이유에는 무엇보다 이 작품이 작품성으로나 흥미 유발 면이나 모든 곳에서 만족스러운 작품이라는데 있다.


흥미 유발
이 영화에는 4명의 난다 긴다 하는 스타들이 포진돼 있다. 한석규와 하정우. ‘와~~!!’라고 할 수 있는 엄청난 작품들의 흥행 배우다. 그들이 하는 작품은 일단 관객들에게 안전한 작품이라는 선택의 믿음성을 준다.

두 배우의 공통점이라면 영화배우로서 무게감이 엄청나다는 점일 게다. 이들이 하는 영화는 작품 하나를 본다는 느낌보다 배우와 함께한다는 신뢰감을 무한하게 준다. 요즘 말로 ‘빵! 터뜨리는 작품’보다는 이들은 믿고 보는 배우임에 그들의 영화는 늘 영화 팬들의 설렘을 갖게 한다.

이 영화에서 한석규는 <쉬리>에서의 국정원 요원 타이틀을 이어받아 또다시 능력 있는 요원 정진수로 최고의 활약을 보인다. 남쪽 요원으로 북쪽 요원 표종성 역 하정우와의 호흡도 기가 막히게 찰떡궁합의 모습을 보인다.

한석규의 능숙하고 친근한 이미지, 때로는 차갑고 때로는 부드러운 그의 이미지는 관객들의 마음을 고무줄처럼 당겼다 놓기를 반복하며 최고의 몰입도를 선사한다. 웃기기까지 하다. 욕도 구수하다.


하정우. 참 남자다운 이름이 된 그다. 하정우는 이 영화에서 북측 고스트 요원으로 지문 기록 하나 없는 능력 있는 요원이다. 조금만 몸을 써도 거칠어 보이는 그의 남자다운 이미지는 그저 그런 이미지들의 배우 액션감과는 차원이 다른 모습이다. 그렇다고 진짜 그가 북측요원 정도의 우수한 액션 실력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보는 관객으로서는 그것이 진짜처럼 느껴지게 한다. 빠진다! 그것도 확실히!

또한, 이 영화 <베를린>에는 연속 영화 히트를 시킬 것이 확실한 전지현이 등장한다. 그녀의 기대와는 달리 액션씬이 없지만, 그녀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표현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표현이 된다. 그녀 개인적으로 아쉬운 면도 있고, 그 모습이 관객에게도 아쉬움일 테지만, 한 작품을 크게 놓고 봤을 때 그녀의 배역에 대한 희생은 작품을 흥미롭게 만드는데 조력을 한 결과이기에 그녀의 가치도 상당하다는 점을 알게 된다.

북한의 최고 권력자나 다름없는 동종호의 아들 동명수 역 류승범은 류승완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다. 친형제니 오죽 잘 표현이 되겠는가! 누구보다 잘 아니 그 캐릭터에 맞는 배역을 줬을 것은 당연지사.


그러나 동명수 역 류승범의 이미지는 비열한 캐릭터의 최고 악역 이미지를 다 표현하기에는 아주 약간의 아쉬움은 있어 보인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시선이지만, 류승완 감독의 말처럼 총을 지나치게 좋아해서 영화도 약간 오버스러운 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1mm의 아쉬움이라 할 수 있다.

류승범이 악역을 계속하고 싶다고 한다면 약간은 힘을 빼고 하는 악역이 작품을 잘 살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하지만 예민할 정도로 신경을 안 쓴다면 좋게 보이니 걱정은 마시라!

이 영화 <베를린>은 흥미 유발 면에서 역시나 최고는 긴장감의 소재다. 남한과 북한의 역사적인 대립관계. 통일되지 않은 나라의 비극을 소재로 한 주제는 팽팽한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한다.

베를린이란 장소의 선택이 탁월한 것은 아직도 긴장감이 풀리지 않은 냉전의 땅이어서 더욱 몰입할 수밖에 없다.


사실적인 영상
<베를린> 영화를 보는 재미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류승완 감독 고유의 장점인 액션 씬을 오롯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액션 씬을 잘 표현할 감독이 한국에는 그렇게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이 영화 <베를린>의 영상 중 액션 씬에 빠지게 된 것은 절제되었다는 면 때문이다. 과거 류승완의 작품에는 그만이 할 수밖에 없는 엄청난 액션 씬이 존재했다. 다소 과할 정도의 비중 액션 씬은 작품의 스토리가 무엇인가? 를 생각하게 하는데, 이 작품에선 있을 법한 선에서 딱 멈추어 선다.

격투 씬이나 폭발 씬. 배우의 영화 속 액션 씬은 충분히 이해될 만한 선에서 멈추어 선다는 것이 몰입감을 꺾지 않는다. 기존 과한 액션 씬은 마치 불사불멸의 캐릭터, 현존하지 않는 무식함의 캐릭터였다면, 이 영화는 그 선을 잘 지킨다.

또한, 영화의 배경이 되는 베를린과 라트비아 수도 리가의 장면 장면들은 영화에 푹 빠져들게 하는 아름다운 영상들로 가득하다. 억지로 끼워 맞춘 것 같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묻어난다.

시리즈물로서의 가능성
벌써 한국형 첩보물이란 소리를 들을 정도로 이 영화는 성공적인 관객의 평을 듣는다. 한국형 <본>이라고 한다. 그러나 <본>은 <본>일 뿐. <베를린>은 그 나름의 시리즈물로서의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우선 말할 내용이 굉장하다. 탈 냉전시대인 현시대에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남한과 북한의 대립. 국제적으로 위협이 되는 나라 북한. 통일이 돼도 세계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통일되지 않은 두 나라.


통일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세력의 존재 가능성의 농후함. 그와는 별개로 통일 같은 것은 애초에 관심도 없는 북한의 고집스러움은 시대의 변화에도 여전한 긴장감을 준다. 항상 주변 국가에 위협이 되고, 대립이 되지 말아야 할 대한민국을 도발할 가능성은 늘 팽팽한 긴장감을 갖게 한다.

이 모든 상황은 영화로서 표현될 만한 요소로 무척 다양한 주제거리다. 한쪽에서 표현할 때 아군과 적군. 즉 선과 악의 대립이 명확하다는 것과 그간 쌓여왔던 대립 속의 이야기들은 다양하다. 그런데 이 영화 <베를린>은 그런 면들을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씬에 던져 넣은 표종성의 당당한 북한 최고의 권력자를 향한 도발 가능성은 이 영화의 끝을 시작으로 만들어 넣었다.

끝나지 않은 이야기. 관객은 그 끝나지 않은 이야기에 더욱 큰 호기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한국 영화로서 시리즈물에 대한 간절함을 준 <베를린>은 개봉과 함께 관객들의 마음마저 애타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인 평점을 준다면 별 다섯 개에, 네 개(상당히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마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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