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엔블루에 감정적인 크라잉넛, 보긴 안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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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잉넛이 씨엔블루를 상대로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을 강탈해갔다며 4천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를 했다. 이는 2010년 엠넷 ‘엠카운트다운’ 무대에서 씨엔블루가 크라잉넛의 노래 ‘필살 오프사이드’를 부르며 음원을 그대로 사용한 것과 해당 영상을 2010년 8월 일본에서 판매된 ‘씨엔블루 스페셜 DVD’에 포함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씨엔블루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 측은 당시 무대는 엠넷 측이 요청한 것이며, 음원조차 엠넷이 제공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급히 요청된 무대가 무리가 될 것 같아 정중히 사양하려 했지만, 거듭된 요청에 신인 그룹으로 더는 거절하지 못하고 무대에 선 것.

문제는 이 무대의 영상이 KBS미디어와 CJ E&M이 공동 기획한 DVD 형태로 일본에 판매된 것이 이번 고소의 배경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판매가 된 것도 소속사 측은 동의한 사실이 없으며 수익을 정산받은 바도 없다고 말했다.

크라잉넛이 무대와 영상 판매에 대한 부분을 문제 삼아 고소를 하자, 그 무대를 요청한 엠넷 측은 진화에 노력하겠다며 나섰다. 자신들이 요청한 부분을 인정하며 원곡 아티스트와 소송을 당한 측의 원만한 합의를 유도하겠다는 말을 했지만, 크라잉넛 측은 강경한 행동으로 답을 했다.

그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미 방송사로부터 잘못된 방송과 DVD 복제, 배포에 대한 손해 배상금은 받았다”며 방송사는 더 이상 책임질 일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 일이 다소 감정적이라고 보이는 대목이 바로 이 부분에서 나온다. ‘이미 방송사에게는 손해 배상금을 받았다’ 라는 말은 잘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또한, 이번 일에 방송사는 더 이상 책임질 일이 없다는 말들을 그들은 한다. 자신들이 고소한 대상은 방송사가 아닌 씨엔블루와 소속사라는 명확한 사실을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즉, 개인적인 고소 사건을 명확히 한 것이다.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지점은 바로 이 두 일 중의 하나가 해결이 됐음에도, 하나는 인정하지 않겠다는 배치된 주장은 지나치게 한 그룹에 대한 적대적인 감정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무대를 요청한 곳에서 원만한 합의를 원하고 손해배상까지 한 문제는 문제 삼지 않겠다는 주장인데, 무대에 올라 노래를 한 아티스트를 법적 처벌 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과연 형평성에서 옳은 일인가는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씨엔블루는 데뷔와 함께 <외톨이야>라는 곡으로 인디밴드 와이낫의 파랑새를 표절했다는 혐의로 법적 소송전을 벌인 바 있다. 그러나 표절이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다. 당시 음악을 하는 이들은 비슷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곡은 파랑새와 비슷할 수도 있었지만, 그 곡보다는 제이슨 므라즈의 ‘Geek in the Pink’와 비슷한 곡이었다.

이번 크라잉넛의 씨엔블루 고소는 외부적인 시선으로 봤을 때 오롯이 자신들과 관련된 문제로 보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이전 인디밴드 동료가 당했다 주장하는 것에 대한 자기권리 찾기의 일환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시선에서의 고소라면 과한 것도 사실.

지나치게 개인적인 사안으로 일을 확대해 고소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명분은 명확하나, 그 명분이 완전해 보이지 않는 것은 같은 일을 분리해 한쪽에만 공격성을 드러내는 부분이 객관적이지 못하게 보이는 것이다.


이 일에 있어서 가장 답답한 것은 왜 인디밴드와 상업밴드를 구분하느냐는 것이기도 하다. 인디 씬의 음악 세계를 아무렇지 않게 침범해 손해를 끼치는 것은 분명 문제일 수 있으나, 상대가 억울한 면이 있음에도 그 부분을 원만히 해결하지 않고 씨엔블루가 상업밴드라는 이유만으로 더한 공격성을 띠는 것은 그리 좋게 보이지 않는다.

단지 그들이 아이돌 밴드여서일까? 만약 인디밴드 중 이와 똑같은 상황에서 자신들의 음원을 방송사 측에서 AR로 받아 노래한 것을 자신도 모르게 DVD 영상으로 팔았다면 지금처럼 그들은 인디 동료를 고소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면 왠지 자기 권리 찾기란 대명분은 사라질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다.

씨엔블루가 아이돌 밴드로 실력이 없어서일까? 하지만 아이돌 밴드 중에 이들처럼 발전성이 좋은 팀도 또 없다. 데뷔이래 지속해서 발전하는 그룹밴드로서 음악적인 다양성 면에서 씨엔블루가 넓혀가는 바운더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외국에서까지 이들의 음악을 선호하는 것은 반길 일이다.

아직 어리고 정통 밴드가 보여주는 무게감 있는 무대는 보여주지 못하는 씨엔블루지만, 그들은 열정적으로 밴드의 열기를 잇고 있다. 오히려 씨엔블루가 보여주는 변종의 밴드 분위기는 음악적 다양성에서 응원받아 마땅해 보인다.

이번 사안은 적대적인 문제 해결법으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법적으로 옳고 그름을 따져서 흠집 내 좋을 일은 또 뭔가! 인디밴드만 자신의 동료라 생각지 말고 상업밴드라도 밴드의 계보를 다양하게 이어가는 후배에 대해 응원을 해 줄 때다. 잘못된 거야 훈계할 수도 있다지만, 지금 보이고 있는 문제처리 방식은 서로에게 상처만 될 뿐이다. 무엇보다 자신을 향한 음악 팬들의 일부 지지를 빼앗길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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