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 집 나간 개그맨 특집. 이 먹먹한 기분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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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전체 분위기상 웃음이 떠나지 않던 <해피투게더>였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이 끝난 후 느껴지는 감정은 안타깝고 먹먹한 기분이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웃으면서도 그 안에 짠한 기분이 드는 것은 시청자뿐만이 아니었으리라.

방송 내내 그런 묘한 느낌은 떠나질 않았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들과 말은 웃음으로 가득했지만, 왠지 눈물을 머금고 웃고 있는 듯한 그들을 보고 있자니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눈물이 날 것 같은 느낌은 도저히 지울 수가 없었다.

그들 또한 잘 숨긴다고 숨겼지만 숨기지 못하는 마음도 여러 군데서 드러난 방송이었다. <해피투게더>에는 6년 만에 KBS 예능 프로그램에 아주 잠시 돌아온 4인방 ‘박준형, 정종철, 윤성호, 권진영’이 나와 앉아 있었고, 그들은 활동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현실에 좌절한 모습을 숨기지 못했다.

자기네들 스스로 겸허한 마음으로 그 당시 건방졌다고 표현을 했지만, 일터를 넓히고 싶은 마음이야 누군들 없었겠는가! 잘못 생각할 수 있고, 도전하는 입장에서 제자리에 머물지 않으려는 그들은 또 다른 방송사에서 도전하고 쓴맛을 보기도 하며 시간을 보내왔다.


그러나 정작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 생겨 다시 친정 KBS에 돌아오고 싶었지만, 돌아올 수 없는 현실은 막막함이었을 것이다. 자신이 잘못해서 출연을 못한 이유도 있을 테고, 그렇게 둥지를 박차고 나간 그들이 미웠던 KBS는 그들을 그 이후 불러 무대에 세우질 않았다.

돌아오지 못하는 그들은 자신들에게 기회를 주는 무대를 찾아 활동할 수밖에 없고, 그런 기회를 주는 것은 케이블 tvN의 <코미디 빅리그> 정도. 그래서 그들은 지금도 그곳에서 활동한다. 유세윤이나 장동민, 유상무, 안영미, 강유미도 마찬가지.

하지만 그들은 괘씸죄가 있어서인지 이번 <개그콘서트: 코미디 40주년 특집> 캐스팅에 제외됐다. KBS 출신인 그들이 방송사와 역사를 함께했으면서도 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멤버 공연에서 빠졌다는 것 자체가 내심 불만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다행하게도 <해피투게더>에 출연한 그들은 감격에 겨워함에도 그 너머로 씁쓸함은 지우지는 못한 듯했다. 최대한 숨기려 했지만, 유재석도 그 분위기를 눈치채고 중간중간 먹먹해하는 듯한 느낌을 다 숨기지 못했다.


결국, 녹화를 마치기 직전 유재석은 그런 후배들의 안타까움 모습에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개콘에서 이분들과 함께 어우러져서 코너도 함께 하고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라며 마음을 드러낼 때는 억지로 눈물을 참는 모습들이 비칠 정도였다.

편파 캐스팅이 없었다고 밝히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무대에 설 수 없는 그들의 모습은 묘하게도 때를 같이하며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정종철의 말 “재밌게 웃고 가려 했는데, 입이 잘 안 떨어집니다.”란 그의 말 속에 숨긴 먹먹함에 힘을 주고 싶은 선배 유재석과 박미선은 꾸준히 분위기를 띄우고자 애를 쓰는 모습이었다. 그런 마음이 박명수가 없지는 않을 테지만, 분위기와 안 맞게 중간중간 투정부리고 버럭거리는 등의 모습은 그리 좋은 모습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박준형, 정종철과 누구보다 친하다 하는 박성호가 ‘도움받은 친구에게 힘이 되고 싶었다는 마음’도 마음을 짠하게 하는 장면이 됐다. 그들은 서로 보듬으려는 모습을 여러 번 보였지만, 그들을 다 품지 못하는 KBS에 시청자들은 못내 아쉬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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