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 음악쇼, 독자적 성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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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 예능으로 방송된 설 특집 <음악쇼>는 5명의 싱어송라이터가 참여해 고품격 음악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기존 예능 프로그램을 짜깁기 한 수준으로 보였다는 것은 아쉬움이 아닐 수 없다.

전체적으로 기획의도는 좋았던 <음악쇼>임에는 분명하다. 음악을 만들기 위해 세상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이야기를 해 본다는 것을 뭐라 할 사람은 없을 듯하나, 프로그램의 명확한 컨셉이 드러나지 않게 ‘세상 이야기’에만 무게가 기우는 것은 아쉬움이 들 수밖에 없다.

또한, 이 프로그램은 기존 프로그램을 모두 하나로 뭉쳐놓았다는 느낌을 씻을 수도 없었다.

<라디오스타>와 <썰전>을 합쳐 놓은 듯한 익숙한 구성에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연상하는 장면들이 등장한 것은 시청자에게는 좋지 않은 선입견을 줄 수 있는 면이었다.


시청자가 그들을 보며 느끼는 익숙함과 선입견은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고, 인력 구성이 어디서 본듯한 느낌이 있으면 짜깁기란 선입견을 더욱 떨쳐버리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윤종신과 유세윤이 같은 앵글에 잡히는 것 하나만으로도 <라디오스타>를 연상할 수 있고, 고품격 라디오 방송이라는 컨셉도 겹친다. 익숙한 세트의 모습도 쉽사리 <라디오스타>의 그림자를 지울 수 없다.

라디오 방송 스튜디오의 모습은 음악적 특성을 반영한 모습이라고 이해하려 해도 나누는 대화의 주제까지 같은 것은 특화된 컨셉이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 세상 이야기를 다루며 그에 맞는 음악을 선정한다는 아이디어는 <라디오스타>에서 개인의 사연에 맞춘 곡 선정 기획과 궤를 같이한다.

설 특집 <음악쇼>는 MC들이 각기 다른 주제의 이야기를 내놓고 토론을 펼치며 그가 가지고 나온 선정곡과 주제가 잘 맞아떨어지는지를 가리며 작은 대결을 펼친다. 그러며 그 사연에 맞는 음악도 시청자는 들어볼 수 있다. 허나 이 또한 ‘라스’와 다르다고 말할 수 없다.

특화된 서비스라 하여 ‘여동’ 컨셉을 넣었지만, 그게 그리 유용하지 않은 아이디어였기에 억지춘양으로 보인 것도 어쩔 수 없다.

세상에 대한 이슈를 털어본다는 것은 <썰전>을 보는 듯하다. 한 주간의 이슈를 털어본다는 의미의 <썰전>과 근래 세상에서 다뤄지는 이야기를 다루는 <음악쇼>가 그렇다고 그리 다른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음악이라는 특성을 지나치게 배제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한 것이 <음악쇼>다.


차라리 특성화된 <음악쇼>를 만들려 했다면 음악적 장르를 깊이 판다던지, 아니면 어떤 곡을 집중적이고 다각화된 시선으로 분석해 보는 것도 방법일 텐데 웃겨야 한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쓸데없는 요소가 앞서 배치돼 몰입을 방해했다.

어찌 보면 <음악쇼>는 다루는 이야기와 음악이 거꾸로 된 듯한 느낌도 든다. 음악을 앞에 배치하고, 그 음악에서 다뤄야 할 이야기를 뒤에서 다루는 편이 좋았을 것이다. 또 그 음악을 다루며 유사한 음악을 다루는 편이 오히려 음악인이 나누는 패턴이었을 텐데 엉뚱하게 세상 이야기가 전면에 배치되니 말이 삼천포로 빠지는 듯한 느낌은 기획의 함정처럼 보인 게 사실이다.

세상 이야기로 다룬 ‘사이버 불링’, ‘TV에 화내는 사람들’, ‘이별복수’, ‘렌탈리즘’, ‘소치올림픽 김연아’ 등의 이야기가 음악을 이야기하기 위해 전면에 배치됐지만, 이 배치가 타 예능과 유사하다고 느끼게 된 지점이다.

공개형 음악 라디오쇼로 표현될 <음악쇼>는 단체 MC가 진행하는 <유희열의 스케치북> 같아 보이기도 한 것은 사연의 주인공을 뽑아 들려주는 컨셉이 이미 해당 프로그램에서 본 것이기 때문이다.

<음악쇼>가 독자적 성격을 가지려면 ‘음악’이 최전방에 나서야 하고, 음악을 어떻게 여러 이야기 주제와 이어갈 것인가를 고민할 때 독자적 성격도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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