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민폐명수, 진심 시청자의 화를 돋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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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이 부족함은 노력으로 이길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눈치가 부족하면 어디 가서 동냥질도 하지 못한다. <무한도전>의 영원한 민폐 캐릭터 박명수는 이 중 ‘눈치가 없는 캐릭터’다. 아니 그저 캐릭터였으면 좋으련만. 박명수는 캐릭터를 어떨 때 써야 하는지의 판단을 하지 못하는 그 눈치까지 없어 보인다.

박명수는 <무한도전: 다 함께 던져 윷>의 벌칙으로 나온 미션 중 ‘La Song’ 패러디 복장을 하고 기습으로 시민들의 빨래를 손빨래해주는 미션을 수행하며 민폐의 최고봉 단계를 친히 보였다. 역대 어떤 예능에서도 볼 수 없는 ‘진심 시청자를 화나게 할 민폐’를 보였다는 점은 무능력해서보다 눈치가 없어 더 비난받을 만하다.

그들이 받은 ‘다 함께 던져 윷 특집’ 벌칙의 중요한 점이었다면 시민들이 ‘모르게’ 빨래를 빼돌려 한다는 점이었고, 시민들에게 노출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서 조용히 미션이 진행됐어야 했다.

그래서 가짜 세탁기를 만들고, 뒤로 뺄 수 있는 비밀 문을 만들었으며, 모니터링 장비를 잔뜩 세팅한 것이다. 어설프지만, 직접 기계음을 만들기 위해 음성변조 스피커폰을 쓰기도 했다. 이는 시민이 몰라야 한다는 기본 조건이기에 공을 들여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어떠했는가? 박명수는 마치 다 들리라는 식의 행동과 고음의 언성을 끊임없이 보였다. 짜증은 기본이요. 유재석의 ‘조용히 해’라는 말은 들은 채 만 채 상관 않고 계속해서 언성을 높였다.

“빨리해 빨리~ 10분밖에 없어”를 평소 <무한도전>에서 하는 버럭의 음성 데시벨로 한 것은 조금만 눈치 있는 이라면 누구라도 눈치챌 정도였다. 마치 판을 엎자는 식의 행동이 박명수의 행동이었다.

이 상황은 애초 계획한 상황을 수포로 날릴 만한 일이었다. 몰래 해야 하는 미션을 ‘나 여기 있네’ 식으로 알리고, 이것이 몰래카메라라고 스스로 알리는 것이 과연 몰래카메라로써의 의미가 있는가를 생각지 않을 수 없게 했다.

‘몰래카메라’라는 상황은 시민뿐만 아니라 같이 연기해야 하는 입장을 배려해야 한다. 최대한 연출된 상황을 들키지 말아야 하는 것은 함께하는 동료의 의무이기도 하다. 하지만 박명수는 동료는 아랑곳하지 않고 상황을 알리는 행동을 보였다.

박명수가 만약 그 장면에서 조금 웃기고자 했다면, 차라리 슬랩스틱을 하는 편이 나았다. 그는 들키지 않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웃음이었을 테니. 그러나 그는 모든 상황을 수포로 날릴 수 있는 행동을 해 비난을 면키 어렵다.

그의 의도는 자신이 개그맨이고 코미디언이니 상황을 웃기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나친 욕심이었다. 그저 자신만 웃기고 싶어하는 모습만 보였을 뿐이다. 그러니 프로그램 기획 성격은 생각지 않고, 이기적 행동을 한 것이다. 하지만 그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 정작 그는 모를 것이다. ‘난 그저 웃기고 싶어 한 행동’일 뿐이라고 자기합리화만 할 것이다.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했더라도 그건 그에 해당하는 상황에서만 용납된다. 박명수가 한 행동은 적어도 ‘몰래’ 라는 말이 들어가는 상황에서는 하지 말았어야 할 기본 중의 기본 행동이었다.

프로그램에서 뭔가를 해야 살아남겠다는 조바심에서 한 행동이라고 이해를 해 주고 싶지만, 9년차인 프로의 입장에 선 이가 기본 중의 기본도 모르는 행동을 하는 것을 시청자가 용납하고 이해하긴 어려운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무한도전>이 기획한 ‘시민들의 빨래를 직접 손빨래해주기’는 사실 외국에서 무척이나 자주 애용되는 ‘몰래카메라’ 식의 진행기법으로, 일부 시청자가 말하는 ‘남의 빨래 빼돌리기’는 아니다. 반드시 자신이 속인 사실을 알리는 기법이기에 이를 두고 비난할 이유는 하등 없다.

허나 그런 기획을 수포로 날리는 행동을 계속해서 보인 박명수는 도를 지나쳐 비난을 면키 어렵다. 몇 년 째 <무한도전>에서 가장 쓸모없는 캐릭터는 박명수가 유일하다. 길은 초반 비난을 많이 받았지만, 그는 현재 교묘하게 틀리는 ‘헛소리 개그’로 틈새시장을 뚫어 웃음을 주고 있다. 박명수는 잘하면 한 회 특집이 될 수 있는 벌칙 미션을 혼자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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