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 이계인 닭개그. 익숙하며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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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철없는 남자들 특집>은 닭개그 선봉장 이계인과 헛소리 신예 딘딘의 한판 배틀의 장이었다. 이계인은 닭을 사랑하는 마음이 특별해 말하는 한 마디 한 마디가 웃음을 줬으며, 딘딘은 세상 무서울 것 없는 파릇함으로 엉겨 붙었다가 스트레이트 한방에 나가떨어지는 모습으로 웃음판을 만들었다.

이계인의 개그 코드는 ‘닭’이라는 생명체를 대하는 진지함에 있었다. 그는 주위 사람들에게도 인정이 넘치는 모습을 보이는 인물. 늘 정이 넘쳐나 주고 또 주는 그의 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그래서 그럴까 자신이 키우는 닭의 개체수는 늘 30마리 선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늘어나는 닭을 처리하기 전, 꼭 인증샷을 찍어 놓는 과정을 거치며, 잡은 닭은 아는 이웃들과 함께 먹거나 친분 있는 이들에게 준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웃음을 주는 것은 인증샷을 찍는 행동이 기이하게 여겨지기 때문. 그 독특한 철학과 습관 때문에 이제는 닭조차 자신을 해하러 오는 것을 알 정도라는 점에서 웃음이 날 수밖에 없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면 자신을 잡으러 오는지 안다는 그의 닭들. 웃자고 벌인 농담 섞인 말은 어느새 <라디오스타>를 웃음판으로 만들어 놓는 역할을 하게 된다. 유정현이 ‘그렇다면 번개 치는 날은 닭이 잠도 제대로 못 자겠다’는 농담은 엉뚱하지만, 이계인의 개그코드와 어울리며 한판 웃음으로 승화되고, 그에 신이 난 이계인은 다시 받아 저녁에 가로등 불 켜지면 자신들(닭) 잡으러 오는 것으로 착각해 밤새 운다는 말은 폭소케 한 장면이다.

이계인이 베푸는 인정의 손이 크다고 느껴지는 것은 붕어 에피소드에서도 드러난다. 배우 길용우가 부탁해 처음 가져간 붕어. 붕어를 건네며 본 그의 동생에 반해, 부탁하지 않아도 계속해서 가져다줬다는 옛 기억은 절로 웃음 나게 한 장면.

게다가 MBC 연못에 붕어 몇 마리 넣어달라는 말에, 연못 하나 가득 채웠다는 그의 특급 인정은 듣는 이를 포복절도케 한 에피소드다. 그의 특급 인정에 너무 많아 물이 흙탕물이 된다며 다시 가져가라 면박을 한 이와의 장면이 연상돼 절로 웃음이 날 수밖에 없었다.

신나서 설명하는 이계인에게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말을 끊으면 들어가는 딘딘의 질문 어택. 그를 여유 있게 바라보며 너는 알 것 없다며 적당히 저지하는 모습은 큰 웃음이 날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물론 이계인이 예의에 벗어나게 한 행동은 없다.



이계인의 이번 닭과 붕어 개그는 사실 이전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비슷한 그림으로 접해왔다. 그럼에도 그의 말이 재미를 준 것은 익숙하지만, 전혀 다르게 들리는 말솜씨 때문이었다.

약간은 허세가 있고, 약간은 허풍도 끼었으며, 또 약간은 연륜에서 묻어나는 둥글둥글하고 능글맞은 장난의 말은 듣는 이를 편하게 하기 충분했다. 딘딘의 허세는 전형적인 중2병 증세와 닮아 웃음을 줬다면, 이계인의 허세는 연륜이 묻어나는 투박함을 볼 수 있었다.

뭐든 하나의 깊이 빠지고 정성을 다하는 그의 성격은 때로는 엉뚱한 면으로 발산되기도 하지만, 그게 악의가 있다기보다는 순수한 면이 과하게 표출되는 면이기에 미워할 수 없다.

나름 정해놓은 선을 지킬 줄 아는 그의 개체수 철학. 닭에게도 예의가 있다며 영정 사진을 찍는 엉뚱함. 뒤끝 있어 보이는 그가 여자와 헤어질 때 쓴 방법은 여러 번 포복절도케 한 에피소드였다. 그의 순수함과 인정은 투박해도 일품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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