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L 코리아 9, 초심 찾으니 좋지 아니한가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SNL 코리아 9’의 초심 찾기’ 노력은 인정해줄 만했다. 바뀐 방송 환경 탓에 모든 것을 제대로 복구하지 못함을 스스로 인정하고, 설명하는 과정까지 보였으니 그 노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법.

<SNL 코리아 9>에서는 정치 풍자가 사라진 지 오래였다. 간혹 시청자의 바람이라며 시도한 적은 있어도 본격적으로 풍자를 한 일은 근래 없었다. 그간 보였던 풍자는 ‘하나마나’한 수준의 정치풍자였고, 실질적으로 풍자라고 하는 것이 멋쩍을 정도였기에 풍자는 사라졌었다고 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김민교가 시즌8을 마치기 전 보였던 최순실 모습과 유세윤이 보인 정유라의 모습 패러디 정도는 있었지만, 그 모습은 메시지 없는 풍자. 아니 패러디 정도였다.

하지만 같은 최순실 패러디를 해도 메시지를 담은 풍자가 <SNL 코리아 9>에서 시도됐다. 그것도 드라마의 한 장면으로 등장시킨 것은 풍자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어 반가움을 줬다.

시작은 이정미 재판관의 박근혜 탄핵 선고 장면을 패러디 했고, 촛불집회와 태극기 집회를 풍자하며 최종 통합의 메시지를 담아 낸 것도 눈에 띄었다.

SBS에서 히트 친 드라마 <피고인>을 패러디하며 그 안에 최순실 코드를 넣을 거란 건 시청자가 생각지 못한 부분. 전 시즌에선 있는 모습 그대로를 따라 하는 수준이었다면, 이번 시즌에선 죄수복을 입은 최순실이 징역형을 사는 모습을 보여줘 시원함을 선사했다.


정상훈은 지성이 맡은 배역으로 분해 연기를 펼쳤고, 최순실의 대역으로 나온 김민교의 멱살을 잡으며 ‘우리나라 내놔’라며 구체적인 말을 해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명확하게 했다.

<SNL 코리아>에서 가장 인기 있고 퀄리티 높았던 ‘여의도 텔레토비’는 방송 환경에 맞춰 폐기를 했고, 대신 CJ에서 성공시킨 <프로듀스101> 버전에 맞춰 정치권 풍자를 해 시원한 웃음을 줬다.

그들이 선보인 풍자는 과거 ‘여의도 텔레토비’만큼이나 직설적인 메시지를 담았다.

재수생 이미지와 특공대 이미지를 자랑하는 문재인을 문재수로, 대연정을 제안해 비판받는 안희정을 안연정으로, 안철수의 별명으로 일부에서 쓰이는 안찰스를 사용했으며, 새누리당의 레드 코드와 막말 이미지를 붙여 레드 준표, 바른정당으로 독립한 유승민을 유목민으로, 이재명을 이잼으로 표현해 웃음을 줬다. <프로듀스101>의 코드에 맞춰 성격을 유지하면서 하는 풍자는 일품이었다.


이는 과거 ‘여의도 텔레토비’ 수준과 맞먹는 수준. 신랄하고 직선적으로 풍자를 한 ‘여의도 텔레토비’와 달리, 정치권 풍자는 인기를 끌고 있는 예능인 ‘미운우리새끼’를 패러디한 ‘미운우리프로듀스101’ 코너에 녹여 내 웃음을 줬다.

또한, 신동엽과 김준현은 화제가 되고 있는 시사 이야깃거리를 풀어놓으며, 비교적 상세한 현실 풍자를 하고 있어 반가움을 줬다.

피의자 박근혜를 구속할지의 여부를 두고 고민만 하는 검찰의 현 문제를 보여주고, 차기 대통령은 국민을 행복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내는 것도 잊지 않아 박수를 받은 건 초심을 찾은 것으로 보여 응원할 수밖에 없는 부분.


화제가 되고 있는 프로그램이나 코너 패러디를 하며 시사적인 메시지를 함의하고자 노력한 부분은 노력이 가상하며, 그 노력이 실제 꽤 퀄리티가 높았다는 점에서 초심 찾기는 성공했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박근혜가 내려가니 세월호가 올라왔고, 박근혜가 내려 가니 풍자가 살아 나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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