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골목식당. 호의가 계속되니 그게 권리인 줄 아는 상인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8. 3. 4. 07:00
상권을 살리고자 기획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백종원 개인의 영광이나 명예를 위한 프로그램이 아닌 어려운 상인을 위한. 그리고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 기획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백종원이 상인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잘못된 운영에 대한 가르침 정도다.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알려주고 그것을 고쳐 원만한 가게 운영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으로, 직접적으로 레시피를 가르쳐 주지는 않는다.
순환이 안 되는 메뉴는 과감하게 없애고, 그 식당이 잘하는 것을 중점적으로 키워 운영케 하고, 좀 더 특색 있는 음식을 만들어 팔게 하는 정도가 백종원이 하는 일이다.
해당 상권을 살리려면 한 식당만 살려서는 되지 않는 일. 여러 식당을 살리려 솔루션을 제공할 만한 식당을 뽑아 가르침을 주는 데 때로는 그게 쉽지 않은 모습도 보이고 있다.
출연 자체가 싫어 출연 및 솔루션 받기를 거절하고, 여러 상황이 그렇게 녹록하지만 않다.
자신이 만드는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큰 집도 있고, 운영해 온 환경이나 방식을 어디 내놓기 부끄러워하는 식당도 있다. 그런 모습은 시청자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고, 작은 부딪힘은 있어도 이해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번 충무로 ‘필스트리트’ 식당 중 한 곳은 솔루션 제공을 위해 찾은 백종원의 분통을 터트리게 했다.
방송에선 억지로 참고 참아 화를 누른 백종원이 ‘실수를 했다’, ‘그 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뭔가 많이 오해하시는 것 같은데’ 정도로 해당 식당 주인에게 한마디 했지만, 솔루션 제공은 거절하고 백종원의 레시피만 받겠다는 식당 주인의 말에 다수의 시청자는 분노를 표했다.
시청자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방송된 다음날도 여전히 검색어 상위를 점령하고 있다.
역대 예능 프로그램에서 시청자가 가장 심각히 분노를 표한 방송이 이번 방송이라 보면 될 정도. ‘물에 빠진 사람을 살려주니, 입고 있는 옷과 지갑을 내놓으라’는 식의 적반하장 반응을 보였기 때문에 분노를 표하는 것.
해당 식당 주인은 백종원이 제시하는 솔루션 받기를 거절했다. 거절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한 약속은 지키지 않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찾아온 백종원에 레시피만 내놓고 가라는 식의 반응을 보여서 시청자의 분노 폭발을 유도했다.
더욱이 황당한 건 개념 없음이 여러 부분에서 보였다는 점이다.
특히, 국수 원가 계산에서 1인분 면발 가격을 750원으로 잡는 부분은 황당함이 컸다. 정량화를 못하는 인심 덕에 원가가 올라가는 부분을 다른 손님에게 부과한 다는 점이 황당했다.
국수를 끓이며 더 나온 음식을 권하는 것이야 인심으로 볼 수 있으나, 안 먹어 버리는 국수와 더 나온 음식에 대한 손해까지 국수 원가에 올린 부분은 방송에서 지적을 하지 않았어도 어이없게 보인 장면이다.
남창희나 고재근의 연어 포케(덮밥)는 백종원이 어느 정도 레시피 개발에 도움을 준 건 사실이지만, 그건 그들이 식당 개업을 한다는 의미보다는 주변 식당 활성화를 위한 들러리 역할이기에 알려준 부분이다. 그런데 논란의 식당 주인은 그 덮밥 레시피가 탐이 났던지 그 레시피를 알려 달라며 떼를 썼다.
필스트리트 식당을 활성화시키려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필스트리트’ 편에 차오루와 돈스파이크를 투입했다. 역시나 이전 방송 남창희와 고재근의 역할을 기대하며 출연시킨 것.
그들 역시 도움을 주고자 굴라쉬와 슈니첼을 내놓았고, 그들의 메뉴는 평소 자신 있는 요리를 백종원에게 보이고 합격해 장사를 시작한 것이다. 백종원이 해당 레시피를 알려주고 장사를 하게 한 것이 아니다.
논란의 식당 주인이 백종원을 황당하게 한 것 중 평소 멸치국수를 좋아하지 않는데 만든다는 말은 시청자도 놀란 부분이다. 백종원 말대로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국수를 팔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으로 했다는 부분이 황당하게 한 것이다.
백종원은 여러 가게를 움직여야 시너지가 난다는 것을 알고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뿐이다. 반드시 그 식당에 도움을 줄 의무는 없다. 그런데 마치 의무인 양. 받는 것이 권리인 양 했기 때문에 백종원뿐만 아니라 시청자가 분노한 것이다.
이전에도 쓰이던 말이지만, 영화 <부당거래> 명대사 중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라는 유승범의 대사가 생각나는 방송.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방송한 용기에 박수를 쳐주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고, 실수로 해당 식당을 가기 전에 알았다는 점이 다행일 정도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앞으로 그런 식당이 나온다면 솔루션 주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 방송 또한 그런 부분은 제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 이상은 보고 싶지 않은 게 시청자의 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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