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식당, 포방터 돈가스집 연돈 제주 이전. 사람이 제일 잔인했기에
- [토크] 방송, 문화, 연예
- 2019. 12. 19. 16:31
사람이 가장 따뜻한 마음을 가질 수 있지만, 돌아서면 가장 악한 존재라는 걸 보여준 것이 ‘골목식당’ 포방터 돈가스집 돈카의 제주 연돈 이전 과정의 이야기다.
전날부터 기다려 오롯이 좋아하는 돈가스 하나 맛보는 것으로 감사함을 표현하고. 이전 사실에 마음 아파하며 다독이고 선물까지 하는 우리 이웃의 모습은 따스한 마음 그 자체였다.
아쉬운 마음에 안 가면 안 되겠느냐는 말은 포방터 마지막 장사 첫 손님이 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돈카를 찾은. 그리고 찾고 싶었던 손님과 예비 손님들의 바람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마음 아픈 것을 넘어. 가슴 찢어지는 고통을 이겨내야만 하는 돈카 사장님들의 사연을 본 이상, 그러한 마음을 접어야 한다는 사실도 시청자는 알았을 것이다.
더 잘 되기만을 바라는 마음. 그것만이라도 이루어지길 바람에 돈카 사장 내외의 제주 이전에 다수의 시청자는 응원하는 마음이었다.
포방터 돈가스집이 제주 이전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방송에서 백종원이 밝히고, 또 방송 과정에서 보였듯 단순한 문제만이 아니었다.
그간 대중이 알고 있는 외피적 문제가 아닌, 수많은 갈등과 압력. 그리고 폭력이 있었음을 짐작케 한 장면들은 많았다.
백종원이 분노한 하나의 이유 중 ‘백종원이 책임져 줄 것 같으냐’라는 회유와 겁박 시도가 아무것도 아닌 이유일 정도면. 돈가스집 사장 내외에게 가해진 폭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어 시청자의 마음에선 더한 분노가 치밀어 오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중재 역할을 해야 하는 기관들이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는 상황에선 더 버틸 여력이 없었을 것은 분명한 일.
여러 상권이나 지자체에서 도움을 주겠다고 했지만, 독립적 공간이 아닌 기존 상권에서 입힐 피해 또한 상상 이상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었기에 사장 내외는 쉽게 결정을 못할 만했다.
‘어디나 같은 모습’일 거란 자조적 포기.
과한 예측이 아니란 건 대한민국 사람이면 다 알 수 있을 정도로 우리 주변은 그리 착한 사람만이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포기하는 것을 말릴 수 없는 입장이 시청자이기도 했다.
멱살 잡히고. 상욕 얻어먹고. 거기다 손님에게 직접 가해지는 언어폭력이 극에 달한 상황. 제작진도 함부로 발설할 수 없는 숨겨진 이야기들. 장사를 계속해야 하는 ‘골목식당’ 출연 식당과 비슷한 폭력의 경험을 당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을 위해서도 방송은 드라이하게 편집될 수밖에 없었다.
어떠했을 것이다!라는 예상은 시청자와 대중이 할 수 있겠지만, 방송이 내보낼 수 있는 건 최대한 참고 간다는 정도의 표현밖에 없다.
그리고 말이 나온 ‘백종원이 책임져 줄 것 같으냐’의 반응에는 백종원이 책임져 주는 모습으로 끝맺어 해피엔딩이 됐지만. 그 속에 숨겨진 과정은 결코 해피하지 않아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다.
화가 나는 건 그 모든 곳에 사람이 문제의 근원이었다는 점이 드러나서다. 대기를 하며 무질서한 모습을 보이고. 대기 중 담배 냄새와 소음을 낸 것도 사람. 돈가스집 사장 내외에게 시비를 거는 것도 사람. 보호하고 상생해야 했지만 협조적이지 않았던 것도 사람. 회유와 협박 및 압박을 한 것도 사람. 루머를 퍼트려 괴롭게 했던 온오프라인의 사람들. 총체적 난국의 사람이 있었기에 이전은 당연했다.
피해를 본 주민들에겐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것 또한 당연하다. 하지만 피해를 입었다고 보복했던 사람이 있고. 방송에 출연하지 않아 손님이 없다고 보복한 상인도 있었을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 중 하나다.
그저 고마움 하나로 자기 잘 살 수 있는 길이 있음에도 1년을 꼬박 약속을 지켜가며. 그 약속 때문에 참고 견뎌낸 인고의 세월을 알기에, 그를 향한 도움은 과할 정도여도 충분히 해줄 수 있는 것이라 시청자는 생각하는 중이다.
사람이 야속하지만, 그 야속한 사람을 제외한 따스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방송. 포방터 돈가스집 돈카. 이젠 연돈 사장 내외의 제주 이전 이야기는 따스한 사람의 성공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다수의 마음일 것이다.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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