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자란 말은 이들에겐 쓸모없는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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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한 해를 결산하는 연예대상에는 크고 작은 이슈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 연말 시상식에는 1인자의 역할을 하는 주인공들을 무색케 하는 연기파 연기자들의 대활약이 펼쳐졌다.

그 주인공들은 바로 극중이나 예능에서 2인자라고 불리었던 사람들이 그 주인공이다. 사실 1인자 2인자의 구분은 배역 차이일 뿐이라는 말을 이들은 연기로 보여주고 실력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우선 필자가 뽑은 4명의 연기자들은 '고현정', '김소연', '김남길', '박명수'를 말하고 싶다. 박명수가 무슨 연기자에요? 그는 배우는 아닐지라도 연기자로 불려야 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 첫 번째, 선덕여왕 미실역의 고현정 ::
고현정은 지난 한 해 MBC 월, 화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너무도 압도적인 연기로 어떤 주인공 보다 빛이 나는 활약을 펼쳤다. 고현정은 오랜 기간 빛을 보지 못했던 배우였다. 잘 나가던 시절이 있으면, 그에 못지않게 떨어지는 해가 있다고, 고현정은 재벌가에 시집을 가며 배우 생활을 접어야만 했다.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는 뜻에서 접은 배우였지만 그녀에게는 펼치고 싶은 세계가 있었으니 바로 그것이 연기였다. 그녀의 인생사를 남이 모두 알기는 절대 힘든 일이다. 하지만 그녀의 이혼 후 겪은 힘들었던 상황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정도다. 고현정은 이혼 후 2005년 드라마 <봄날>을 통해서 다시 연기 시동을 건다. 그 후 <여우야 뭐하니>, <히트> 등을 매년 선 보이지만 다시 최고의 위치로 오르는 것은 너무도 힘들었다.

그러던 그녀에게 <선덕여왕>의 미실역이 찾아온 것이다. 연기에 대한 열정과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운이 없기도 하고, 대진운도 좋지 못한 시기에 그녀는 상은 생각해 보지 못할 정도로 간신히 버텨왔다. 그러다 선덕여왕을 만나고 그녀의 인생은 확 바뀐다. 선덕여왕에서 주인공 선덕여왕이 아닌 2인자의 역할 미실역을 맡아서 그녀는 획기적인 연기로 2009년을 최고의 해로 만들었다.


:: 두 번째, 아이리스 선화역의 김소연 ::
김소연은 아이리스를 통해서 다시 한 번 도약하는 한 해 마무리를 했다. 2인자의 설움을 받는 것 같던 시상식 풍격으로 인해 김소연은 아이리스 방송 때보다도 더 큰 인기를 그 다음날부터 받기 시작했다. <아이리스>에서도 지명도에서 김태희에게 밀려야만 하는 슬픔이 있었지만 그것은 시상식까지도 이어졌다.

다시 김소연을 볼 수 있었던 것은 드라마 <식객>에서 정갈한 역할로 나온 이후 다시 김소연에 대한 좋은 이미지의 소비가 이루어졌다. 그런데 그 후 그녀에게 최고의 드라마가 된 것은 <아이리스>가 되었다. 극중에서 김선화란 이름으로 북한 공작원 역할로 나와서 상대적으로 김태희에 비해서 좋지 못한 연기 할당을 받으면서 서러움을 받지만, 그에 굴하지 않고 작은 연기, 작은 출연 분량에도 뛰어난 연기를 보여줘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만들었다.

김소연을 가장 좋게 하는 이미지는 바로 구박 떼기 취급을 받은 연말 연기대상 이었다. 이날 김소연은 가장 바쁜 역할을 할 수밖에 없었다. 시상식 진행하랴~ 수상하랴~ 소개하랴~ 온통 그녀를 하녀 취급하는 KBS의 진행에 화가 날 정도였다. 거기에 쐐기를 박은 것은 그녀의 인기상 수상 때 빨리 수상소감을 전하고 끝내라는 싸인이 있고 난 후 그녀가 보여준 최고의 하이라이트 '속사포 소감'은 장안에 화제가 된다.

그녀의 서러운 수상소감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연민과 그녀의 연기에 대한 보상이 적었음을 질타하는 응원으로 돌아왔다. 실제 상은 김태희가 최우수상을 타고, 인기 최우수상은 김소연이 탄 셈이다. 김소연의 특징은 자신이 다급한 상황에 몰리면 말이 빨라지는 버릇이 있고,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시상식 전에도 해피투게더 출연을 했을 때에도 자신이 보여주기 껄끄러운 것을 처음 요구했을 때 한사코 거부를 하며 '아니에요 × 4'를 빠르게 반복해 말 할 정도로 속사포로 하는 일이 있었다.

바로 시상식에서 그녀가 인기상을 받고 빨리 소감을 말하라는 그 말에 준비해왔던 말을 못 할 것 같기에 시간 안에 모두 말하려 자연스레 빨리 말을 한 것이다. 이런 '속사포 소감'은 보는 이에게 즐거움과 동정을 주며 인기상은 그저 방송사에서 잘못 준 정도의 상으로 덮을 정도로 시청자에게 진정 최우수상을 받았다. 바로 연기력 또한 재평가가 되며 김태희는 상을 받고도 씁쓸해야 했다. 김소연의 활약은 정말 멋진 한 해였다.


:: 세 번째, 선덕여왕의 비담 김남길 ::
그가 보여준 비담은 때로는 똘끼 가득한 인물로 인기 최고봉을 달리고, 때로는 진정한 순정파 사랑으로 여심을 홀리며 많은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김남길은 <선덕여왕> 출연 전 많은 작품에서 활약을 했지만 유명해지지 못했다. 그나마 필모그래피에서 많은 사람이 알게 된 <미인도>가 있지만 그를 모르는 사람들은 은근히 많았었다.

김남길은 작지만 여러 작품에서 얼굴을 비췄었다. 영화 핸드폰, 하류인생, 강철중 : 공공의 적 1-1, 후회하지 않아, 모던보이에서 활약을 했다. 그렇게 이름이 없던 김남길이 <선덕여왕>의 비담역에 캐스팅이 되며 과연 그가 언제부터 등장할지는 많은 사람에게 궁금증의 대상이 되었다.

비담역을 김남길이 하지 않았다면 결코 비담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캐릭이 안 되었을 것이다. 김남길 바로 그였기에 비담역이 엄청난 인물로 그려진 것이다. 똑같이 출연을 한 엄태웅은 사극에서 그저 그런 연기자라는 꼬리표를 달게 되었지만, 김남길은 사극에서 완벽함을 그려내는 인물로 인증이 된 셈이다. 영화 미인도에서도 현대물 영상이 아닌 곳에서 그의 연기는 빛이 났다. 앞으로 그의 앞날이 매우 밝아 보인다.

시상식 때에도 그가 받은 상은 엄태웅이 받은 상과 바뀌었다고 할 정도로 실력은 비담이 훨씬 안정된 연기를 보여줬다. 나중에는 무리한 늘리기로 캐릭터 성격이 이상해 졌지만 그가 보여준 똘끼 가득한 비담은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 그 자체였다.

:: 네 번째, 무도 & 해피투게더 2인자 박명수 ::
박명수는 지난 한 해 최우수상을 김구라에게 넘겨주며 아쉽게 보냈어야 했다. 하지만 박명수의 노력과 열정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시상식이 끝난 후에도 아쉬움을 표했다. 대상은 못 되지만 그가 최우수상감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 만 한 것이었다.

박명수는 자신 단독으로는 1인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끗이 인정하고, 그를 더욱 더 알아 봐주는 유재석과 함께 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무도와 해피투게더에서 유재석과 콤비처럼 붙어다지면서 그의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 결코 자신이 1인자가 되려 하지 않고 기어코 2인자라는 것을 강조하며, 유재석이 보여줄 수 없는 캐릭터를 스스로 망가지면서 해 준다. 워낙 유재석이 알아서 흐름을 잡아 웃기기는 하지만 유재석이 보여줄 수 없는 그런 부분에서는 박명수 또한 뛰어나다.

절대 앞으로 나서서 1인자처럼 굴지는 않지만 자신이 항상 1인자라고 생각하는 유재석에게는 그의 모든 재능을 내 놓으려 한다. 그것을 유재석은 잘 가공하고 토막을 쳐서 편집을 하며 정리를 해 준다. 바로 이런 점을 박명수는 좋아하는 것이고, 그가 단독으로 움직여서 한 프로그램은 성공하지 못 했던 것조차도 스스로 인정을 하는 그다. 유재석 옆에 있을 때 가장 편하다는 말은 바로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유재석이기에 옆에서 수발하기를 자처한다.

그런 박명수를 싫어하는 사람은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을 보면 자신이 무리하게 움직여서 수명을 줄이는 것보다 자신을 더 잘 알고 띄워주는 것을 선택했고, 그것은 성공을 해서 몇 년간 안정되게 인기를 끌고 있다. 굳이 1인자가 될 필요도 안 느끼지만 사람들은 그를 편하게 대하고 그를 알아봐준다. 박명수가 보여주는 2인자의 컨셉은 무리한 1인자 보다 더 현명한 선택이다. 1인자 부럽지 않은 선택이기에 그가 멋져 보인다. 박명수가 선택한 2인자의 길은 어쩌면 장수를 할 수 있는 매우 현명한 선택일 수도 있다.

:: 마치며.. ::
위에 열거한 배우와 예능인인 연기자들은 앞으로도 미래가 매우 밝아 보이며 2인자 역에서 1인자의 인기를 누리는 사람이 될 것이다. 그들이 진정 지향하는 것은 무리한 1인자이기 보다 2인자 역을 맡는 용기와 안정된 연기가 바로 1인자의 인기를 뛰어 넘는 길이란 것을 무엇보다 잘 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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