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길은 웃음주고, 명수는 감동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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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무한도전)가 지난주에 이어서 그 두 번째 시간인 '의좋은 형제' 특집을 이어나갔다. 이번 주는 반반으로 나뉘어 진행이 되었는데 전반부는 '의좋은 형제', 후반부는 '의상한 형제'로 나뉘어 방송이 되었다.

이번 방송은 어떤 것이 자연스러운 웃음을 만들어 내는지를 아주 잘 표현한 방송으로 남을 듯하다. 동화 속의 주인공들이 되어 자신을 아껴주거나 고마운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의좋은 형제' 코너에서는 서로 정을 담은 쌀을 배달하기 바빴고, '의상한 형제'에서는 서로의 집 앞에 쓰레기봉투를 투하하려는 물리고 물리는 작전들이 시작이 되었다.

모든 컷이 재미없는 부분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감동과 재미, 훈훈함을 느낀 무도가 되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필자는 '길'과 '박명수'의 모습을 말하려 한다. 길은 그 동안 의외성 멤버로 들어오며 갖은 욕들을 다 먹고 살았다. 하지만 시간이 점차 지날수록 완벽하게 무도에 적응하며 그 예능감을 최고로 펼치고 있다. 작년 한 해에도 예능감 가장 살아있는 예능 신인으로 길을 뽑기에 무리가 없을 것이다.

:: 길의 재미있는 활약 ::
길은 이번 주 자신에게 올 것이라고 언질을 준 친구 형돈이 다른 사람에게 쌀을 가져다 준 것을 알고, 분노의 표시를 하는 장면에서 큰 웃음을 주었다. 황소가 긴 숨을 내 쉬듯 연신 '푹~ 푹~'하며 숨을 고를 때에는 정말 너무도 웃겼다. 그러며 분노가 끓어오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자신에게 쌀이 배달이 되지 않은 모습을 보고 몸을 벽에 퉁퉁~ 부딪칠 땐 귀엽기 까지 했다.

길은 복수심에 불타며 형돈의 집을 찾아가 다시 자신이 준 쌀을 회수하려 하지만 눈치를 챈 형돈의 등장으로 다시 회수는 못하지만, 형돈에게 뜻밖의 선물인 정형돈 이용권 5회를 얻어내며 소기의 성과를 이뤘다. 그 과정에서 두 친구의 모습이 또 한 번 웃음을 빵~ 터지게 만들어 줬다.

:: 명수의 감동적인 모습 ::
박명수는 정형돈이 자신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데, 마음이 먹먹해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박명수는 평소에 보이는 모습이 진짜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데 매우 좋은 방송이 되었다. 정준하에게 지워지지 않는 충격을 준 장본인으로서 지금까지도 미안해하며 항상 미안하다고 하는 모습과, 자신이 그로 인해 너무 미안했다며 정준하를 향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의외로 정준하의 쌀독에 자신이 가지고 온 것만 있는 것이 아닌 것을 확인하고는 다른 사람이 못 받았겠다며 걱정하는 모습은 동생들을 은근히 챙기고 사랑하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었다.

또한 정준하에게 영상메시지를 전할 때에도 '그간 너 많이 약 올리고 많이 힘들게 했지~ 무시하는 컨셉으로 갔지만 내가 누굴 무시할 입장이 아니야~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정말 미안했어~'라는 말은 진심어린 마음이 가득해 보였다.


:: 김태호PD의 기획력 ::
'의좋은 형제'에서 '의상한 형제'로 순간에 바뀌는 기획을 하는 것은 정말 놀라울 수밖에 없다. 의미하는 단어로만 본다면 뭔 재미일까? 생각을 할 지 모르지만 이 방송을 본 사람이라면 하이라이트 몇 분 만에 만감이 뒤집히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의좋은 형제'로 훈훈했던 모습들은 '의상한 형제'에서 완벽히 바뀌게 된다. 그러면서 정해진 시간 안에 지난 한 해 동안 제일 밉거나, 고쳐지기 바라는 모습이 있는 멤버 집 앞에 쓰레기봉투를 투척하는 미션을 하며 극과 극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게 만들었다. 이는 의미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연말을 훈훈하게 화합으로 만드는 것도 덕목이요, 연초는 한 해 수확을 위한 씨를 뿌리는 입장에서 경쟁을 위한 발판으로 다시 무한 경쟁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함일 것이다. 또한 그 속에서 멤버들 간의 정을 잊지 말자는 그런 애틋함까지 묻어나와 정말 좋게 보일 수밖에 없다. 프로그램 '무도(무한도전)'안에 가정을 이루고, 그 가정의 일원으로 서로를 위하고, 때로는 많은 사람들에게 의미하나 던져 줄 준비 되어 있는 사람들로 만들려는 그런 의도가 눈에 보인다.

:: 창피함을 보며 느끼는 자연스러운 웃음 ::
정말 칭찬할 것은 바로 자연스러운 웃음을 만들 줄 아는 기획력이다. 무도는 최대한 자연스러운 웃음을 만들려 한다. 그것은 상대를 무리하게 제압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며, 한 사람을 의도적으로 내려치는 시스템 또한 아니다.

이번 '의좋은 형제'에서 보여진 자신 안의 감정을 보여라~ 라는 미션은 참으로 우수한 진행이다. 사람들은 아무리 감사한 일이 있더라도 그 마음을 표현하는데 매우 인색하다. 박명수 또한 마음속으로는 누구보다도 멤버들을 사랑하고, 누구에게도 욕을 먹이고 싶지 않으며,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이는 정준하 또한 그렇다. 정준하도 바보 연기를 해야 하고, 때로는 정말 철이 없는 컨셉을 연기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지만 속으로 진정 자신의 모습이 아닌 것을 이번 방송에서 다른 방향으로 표현한 것이다.

배려 할 줄 모르는 평소 모습과는 달리, 쌀을 전할 때 자신이 받은 쌀이 많다고 못 받은 멤버를 줘야겠다고 허락을 받고 실어다 주는 모습은 정말 따스해 보이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멤버들은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담은 쌀을 날라주고, 영상메시지로 그간의 고마움을 최대한 정성스럽고 진지하게 표현했다. 바로 이 과정에서 평소에는 절대 입이 간지럽고, 손발이 오글거려 못 하던 말을 집어넣어 감정을 전하게 된다. 바로 이런 마음이 이 사회에 많은 현상이기도 하다. 감사하지만~! 사랑하지만~! 보고 싶지만~! 전하고 싶지만~!.. 입이 안 떨어지고, 마음이 쉽게 표현이 안 되고, 손발이 오글거려 못하던 것을 전했다.



여기서 반전이 생긴다. 자연스러움을 위한 엿보기로 그들이 전하고 난 이후의 반응을 살피는 부분이 최고의 하이라이트 부분이 되었다. 모든 멤버들은 자신의 솔직한 감정들을 전하고 난 이후에 자신의 오글거리는 말들을 생각하며 쉬이~ 서로 만나는 자리에 서길 주저한다. 하지만 만날 사람이니 만나야 하는데 막상 보자니 자신이 한 말이 생각이 나고 쑥스러워서 얼굴이 화끈거리고, 몸은 쪼그라들게 된다. 서로 그런 모습을 보고, 또 자신이 창피한 상대방을 봤을 때 반응하는 모습을 보는 그 자체가 최고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며 웃음을 주는 부분이었을 것이다. 그 자연스러움에 감탄을 하며 웃을 수밖에 없던 장면이었다.

:: 2010년에도 레전드 되자~! ::
이 말은 박명수가 화이팅 구호처럼 멤버들에게 이야기를 했던 멘트였다. 무한도전은 이미 레전드 그 자체다. 예능 역사상 가장 아이디어가 많고, 수 없는 도전정신이 있는 프로그램이다. 보통 다른 프로그램은 한 가지 포맷으로 몇 년을 우려먹는데 비해, 무도는 매주~ 그 포맷이 바뀐다. 1년 앞을 보고 제작하는 프로그램이 아쉽게도 한국에 없는 상태에서 무도가 그 역할을 해 주는 것은 기특하기 이를 때 없는 것이다.

그렇게 많은 컨셉의 변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인기를 모으는 데는 그런 도전정신과 자연스러운 웃음이 있어서 이 프로그램이 레전드로 가는 것이다. 시청률이 20%니 40%니, 하는 말이 무도에 필요한 단어가 아님은 바로 이런 성격이 있기 때문에 쓰면 안 되는 단어라 생각이 든다. 스타나 보자고 보는 프로그램, 가십 거리나 보자고 하는 프로그램들과는 차원이 다른 프로그램이기에 떠도는 시청률를 가지고 프로그램의 재미 척도를 재는 것은 우매한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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