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굴욕? 대종상 배우 공격 섣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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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가 제47회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의 축하무대를 장식했으나, 객석의 썰렁한 반응에 굴욕이라는 표현으로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1부의 축하무대에서 자신들의 히트곡인 'oh'와 신곡 '훗'을 선보였지만, 대종상에 참석한 많은 배우들의 반응이 썰렁하기 그지없었기 때문에 굴욕이라는 단어로 그녀들은 상처를 입게 되었다.

그러나 상처를 입었다고 생각한다면 굳이 어떻게 달리 생각하라고 말은 못하겠지만, 배우들의 입장도 돌려놓고 생각해보면 억울하기 짝이 없을 이번 굴욕 논란이란 것쯤은 알아야 할 듯하다. 만약 이번 논란으로 번진 굴욕무대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넘어갔다면 좋았을 것을 한두 사람들의 아쉬운 입방아들이 생기고 부터 더 커진 것은 서로에게 득이 없는 일 이었다.

소녀시대의 굴욕적인 무대를 만든 것은 어쩌면 그러한 분위기를 굳이 끄집어내어 표현한 아트스트들과 일부 대중일 수 있다. 이번 같은 경우 '이석훈'과 '싸이' 그리고 '더네임'이라는 가수들이 자신의 영역의 아티스트들의 무대에 호응이 없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뭐 그럴 수도 있다. 가수라는 분야를 같이 하는 사람들로서 후배 가수들이 배우들의 잔치인 자리에 참여해서 축하를 해 주고 박수 하나 못 받아 온 것은 뭔가 자신의 일이 아니어도 화가 날 수도 있는 이야기다.

그들의 말들도 옳지만, 돌려놓고 보면 배우들의 입장도 충분히 알아줘야 할 듯하다. 배우들은 대중문화에서 오픈이 되었기 보다는 닫혀있는 예술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다. 간단히 생각해서 걸그룹을 포함한 아이돌 스타들.. 더 나아가 대중가수들은 아주 조그만 무대든 큰 무대이던 오픈이 되어 사람들과 직접적인 소통을 하는 분야의 예술이다.

배우는 그러나 그렇지 못하다. 아주 젊은층의 배우들이야 모르지만 어느 정도 나이가 든 배우들이라면 솔직히 대중문화에서 열려있는 공연들을 통한 것들은 알고 싶어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젊은층이라고 해도 자신들이 좋아하는 가수들은 몇 팀이 안 된다. 말 그대로 듣고 싶은 가수들의 음악을 들을 뿐이다. 배우들의 연기가 행해지는 곳은 작고 큰 세트들과 왠지 최대한 오픈이 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다.

영화 하나 찍기 위해서 시골에 들어가 오랜 기간을 살다시피 하는 경우도 있고, 왔다 갔다 한다지만 그들은 일반적인 대중문화를 누릴 수 없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은둔형 스타가 되고 싶지 않아도 될 수밖에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런데 그들이 일반 대중문화에서 그것도 어리고 젊은층들 중에서도 일부가 듣는 음악에 모두 호응을 할 수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일 지도 모른다. 아니 그럴 것이다.


그런데 이런 배우들의 잔칫집에서 축하무대를 선 가수의 무대를 축하해 주지 않았다고 같은 분야의 가수들이 배우들을 공격하고 그들의 잔칫상의 그릇 크기를 재는 것은 뭔가 이해를 하지만, 동시에 이해를 못 할 상황이 된다.

그 중에 SG워너비의 이석훈은 '박수치는 거 어렵나?! 웃는 거 어려워?! 음악이 나오는데 어떻게 몸이 가만히 있을 수 있어?! 너무들하네!!!' 라는 말을 하며 대종상 영화제에서 소녀시대의 무대에 반응을 안 한 배우들에게 아쉬움을 표현해 냈다.

그 마음이야 이해는 한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의 감정에서 생긴 안타까움 밖에 안 되며, 그 마음을 배우들에게 바란다는 것도 우습기 그지없다. 마음이야 충분히 이해를 하고도 남지만 그가 말한 것은 오로지 자신의 마음이다. 박수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배우들이 그 자리의 특성상, 그리고 자신들의 마음 준비상 잊을 수도 있는 문제며, 굳이 그런 무대가 익숙하지 않다면 박수를 못 칠 수 있는 상황도 있다.

무조건 박수가 나오는 무대가 세상에 어디있겠나! 같은 무대라도 가수의 실력의 편차로 박수가 절로 나오는 경우가 있고, 억지로 형식상 박수 한두 번 치고 마는 경우도 있다. 영 아니라고 생각이 되거나 감흥이 없으면 박수란 나오기 힘든 것이다. 그렇다면 가수들은 재미없는 영화를 보고도 박수를 쳐 줄 수 있는가?

특히나 그가 말한 것 중에 '음악이 나오는데 어떻게 몸이 가만히 있을 수 있어?' 라는 말은 확실히 자신만의 생각이다. 모든 음악이 어깨가 흔들리고 마음이 동하는 것은 아니다. 그 세대만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이 있고, 음악을 듣는 사람들의 선호도가 다름은 당연한 이치다. 그런데 소녀시대의 음악에 박수도 없고 웃지도 않았다고 해서 그들이 음악을 모르는 사람인가? 아니다.


이석훈의 반응에.. 싸이는 '그런 잔칫집에 나 같은 놈이 한 번 가서 객석 난입 좀 해 드려야 하는 건데'라고 우회적인 비판을 했다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싸이가 잘못 생각한 것이 있다면 바로 자신과 소녀시대를 좋아하는 연령대와 선호도를 가진 대중들의 간극을간과한 것이다. 싸이는 소녀시대를 몰라도 아는 사람이 있다. 물론 소녀시대를 알아도 싸이에 관심 없는 사람은 있다. 그런데 나이를 먹고, 그리고 많은 배우들의 입장에서 노래는 즐기지 않아도 싸이가 어떤 가수라는 것쯤은 미리 알고 있는 상황이다.

객석 난입을 해서 반응이 좋을 것은 소녀시대보다 싸이가 더 많을 것이다. 소녀시대와 자신을 같이 놓고 대종상 잔칫집의 반응을 같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분명 좋아하는 층이 다르기 때문이다.

배우나 감독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런 이야기를 듣고는 한다. 걸그룹 아냐? 모른다. '소녀시대' 모르냐? 태연이나 제시카는 안다. 혹은 유리나 수영은 안다... 정도였다. 노래를 좋아하는가? 노래 모른다.. 요즘 아이돌 아는 사람 있나? 한 둘은 대충 알지만 자세히 모르겠다.. 등의 반응이 만만찮게 많은 것을 느낀다.

그들 중에 노래를 아는 사람도 있긴 하나 그렇다고 대부분이 아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일반 대중들 또한 마찬가지다.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래야 노래는 안다. 듣지를 않는데 어떻게 아는가! 그렇다면 그들이 노래에 반해서 박수를 치는 것은 굳이 바라지 않아도 되는 문제다.

그리고 정말 노래가 좋다면 그들은 나이나 특수성을 떠나 박수를 쳤을 것이다. 몸이 따라 안 움직이는 것은 그들이 함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노래가 좋고, 즐길 수 있는 음악이었다면 그들은 신나게 즐겼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같은 음악분야의 베테랑 작곡가 김형석은 스스로 자성하자는 입장에서 그런 말을 한다. '관객 보고 이래라 저래라 말 마세요. 관객은 맘이 동하면 몸도 움직이고 박수도 치고 웃기도 울기도 합니다. 감동 없는 무대였나 보죠. 괜한 논란 만들지 말고 반성합시다' 라는 말은 뜻 깊은 이야기를 남긴다.

같은 분야의 가수들이 그저 자신들의 영역을 모독했다는 듯 열을 올리는 상황에 대해 자성을 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냉철히 자신들의 음악이 진정한 음악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에 대한 일종의 자아성찰일 것이다. 그런데 김형석의 이런 말에 그저 배우들 편들었다고 뭐라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본 필자는 김형석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할 수밖에 없다.

음악인이 자신이 하는 음악으로 대중이나 관객을 휘어잡지 못한다면 그것은 그만큼 자신의 역량이 안 됨을 보여주는 척도라고 생각을 한다. 가수면 음악으로 승부하고 가창력으로 승부를 해야 한다. 곡이 안 좋으면 묻히는 것은 김형석 같은 작곡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만약 대종상 영화제 배우들이 공통적으로 좋아할 수 있는 대중 가수가 나왔다면 그들은 분명 이번 무대보다는 훨씬 큰 반응을 보였을 수도 있다. 2PM에 대해서 좋은 반응을 보여줬고, 소녀시대에 안 좋은 반응을 줬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잘 생각해 보면 배우들이 2PM에게 좋은 반응을 더 보일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음악이 좋아서기보다는 그저 외모로 예쁜 아이들이 와서 반응을 유도하는 것(꽃 선물)이 좋아서 아주 조금 더 반응을 해 줬을 뿐이라고 생각을 한다.

돌려놓고 배우들의 입장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면 그들이 반응을 보일 수 없었던 것은 그들이 같이 움직여 줄 수 없는 문화코드였기 때문일 것이다. 가수들조차도 영화나 배우에 대한 선호도는 분명 다르고 영화를 보더라도 반응의 수위는 달라질 것이다. 무조건 배우들을 욕하고 대종상 영화제의 분위기를 욕만 할 것도 아님을 느낀다. 가수를 향해서 박수 안 쳐주면 그 사람들은 나쁜 사람인가? 아니다. 다만 아쉬움 정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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