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 결방, 정신 못 차린 편성

앞뒤 빼고 ‘아직도 MBC가 정신 못 차렸다’고 한다면 다소 거친 말로 들릴까? 하지만 이 말은 MBC의 현 상황에 비춰 할 수 있는 이야기다. 정신 못 차렸다고 하는 것은,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만의 이야기가 아님은 MBC를 지켜본 이라면 충분히 알 것이다.

먼저 <나 혼자 산다>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26일 방송 예정이었던 <나 혼자 산다>는 갑작스레 편성이 바뀌어 결방됐다. 싸이의 특집 콘서트 <해프닝>을 보여주기 위함이 그 이유다.

사정을 모르는 이라면 싸이의 콘서트 <해프닝>을 보여준다는 것에 다른 큰 의미를 두지 않고, 그저 좋을 수밖에 없다. 못 본이라면 더욱.

이 콘서트는 이미 Mnet을 통해서 실시간 생방송 됐던 콘서트로 싸이가 <젠틀맨>을 발표하면서 보인 콘서트다. 그런데 정규 프로그램 편성된 것을 결방시키면서까지 보여준다는 것은, 기 형성된 <나 혼자 산다> 프로그램의 시청자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결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실제 프로그램 게시판과 여타 수많은 여론 형성의 게시판에는 항의 글이 무척이나 많은 것이 현 상황.


시청자가 이렇게 항의를 하는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다. 처음 발표되는 콘서트도 아닌 것을 꼭 그 시간에 편성했어야 하냐는 것이다. 미리 시간을 두고 공지를 했다면 그래도 적은 항의가 있었을 테지만 갑작스레 발표된 콘서트 방송은 충분히 어이없음을 느낄 만했다.

물론 싸이의 <해프닝> 콘서트 방송을 못 본 이들이나 대중은 콘서트 방송 보여 주는 게 뭐가 잘못됐는가? 라고 물을 수 있다. 딱 그것만을 가지고 묻는다면 말이다.

그런데 MBC가 이렇게 보이는 방송들의 문제는 장기적으로 <나 혼자 산다>라는 프로그램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금요일 가장 시청률이 높을 시간에, 가장 핫한 관심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 편성을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한다는 것은 신뢰도에 금이 가는 결과를 준다.

<나 혼자 산다>가 정규 프로그램이 아닌 파일럿이었을 때라면, 이런 갑작스러운 대체 편성은 큰 문제 삼기란 어렵다.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했다는 것은 그때부터 책임을 다한다는 소리이고, 시청자와의 약속이 되는 것이다. 헌데 약속을 어겼다. 그렇다면 문제의 요소가 생긴 것.

더욱 큰 문제는 MBC가 약 2~3년간 끝없는 추락을 거듭한 이후 간신히 반등하는 분위기에서 이렇게 신뢰를 저버리는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한도전> 빼고 그 어떤 프로그램도 제대로 시청자의 마음을 얻지 못했던 MBC가, 이제 막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로 올라서더니 <나 혼자 산다>까지 호평을 받고 있는 상황에 그 좋은 이미지에 금이 가게 하는 것은 그래서 어수룩한 일로 받아들여진다.


MBC가 싸이 콘서트를 편성한 것은 조금이라도 더 많은 시청자를 잡아보려는 계산일 수 있으나, 그 뒤에 자리한 속내는 그렇게 건전하지만은 않다. 한 회 제작비를 아끼고, 콘서트를 보여줌으로써 생기는 부차적인 수익은 시청자가 반길만한 이유는 아니다.

MBC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공중파가 지나치게 상업적이라는 데 있다. <나는 가수다>가 성공하고 보인 수많은 콘서트와 프로그램 포맷 수출 등으로 얻은 수익은 무척이나 크다. 그러나 실상 가수들에게 돌아간 수익은 많지 않으며, 하기 싫어도 공연에 차출되어야만 하는 상황은 가려진 아픔으로 존재했다.

<나는 가수다>를 예로 들어 상업성의 이야기를 한 것은 MBC가 건전한 운용의 묘를 안 보였다는 것 때문이기도 하다. 프로그램이 성장하는 과정이 건전치 못한 상황은 장기적으로 성공을 거두기보다는 단기적으로 흥했을 뿐. 2~3년간 수없이 쓰러져간 프로그램들은 현재 MBC의 정체성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나 혼자 산다>의 결방에서 보인 MBC의 일방적인 편성 변경의 문제는 단순히 시청자를 위한 행동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다. 매번 신뢰를 저버리는 일을 벌이는 방송사에 믿음을 쉽게 둘 수 없는 이유로 그간 어려웠던 방송사가 바로 MBC다. 헌데 또다시 약속을 어긴다.

싸이도 중요하고 그의 콘서트를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시청자들이 다시 MBC에 관심을 두고 발길을 돌리려는 찰나에 벌이는 이런 행동은 믿음 하나를 져버린 것이다. 그래서 정신을 못 차렸다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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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3)

  • 2013.04.27 07:47

    진짜 본질은 모르고 ..
    그때그때의 반짝 인기만 이용하려는 심리처럼 보이는군요 ..

    • 2013.04.28 06:34 신고

      공영방송이 상업적으로 변한 부작용이죠.
      이걸 터치해 줘야 하는 것들이 놀고 먹어서 생긴 부작용
      이기도 하고요^^;;

  • 2014.05.05 00:56

    세월호때문에마음은아프지만그래도진짜사나이는보여줘야하는거아닌가생각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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